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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딥 엔드 [Deep End] (1970)



딥 엔드

Deep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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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예르지 스콜리모브스키
출연
존 뮐러 브라운, 제인 아셔, 에두아도 린커스, 버트 쿡, 에리카 바케르나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독일, 영국 | 88 분 | -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딥 엔드]를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말로 딱 집어 설명하기 힘들지만 독특한 방법으로 관객의 대뇌피질을 자극하는 영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학교를 막 졸업한 마이크는 런던 교외의 수영장을 겸한 목욕탕에서 일하게 되고 거기서 아름다운 연상의 여인이자 동료 수잔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수잔은 이미 다른 남자들과 즐거운 관계를 보내는 사이. 수잔을 향한 마이크의 집착은 점점 강해진다.


장르로 보자면 [딥 엔드]는 성장 영화로 소개되곤 한다. 일단 '사회에 갓 나온 미숙한 청소년'이라는 제재가 등장하니깐 맞는 말이긴 하다. 영화는 곳곳에 마이크라는 캐릭터가 여러모로 미숙한 캐릭터라는 단서들을 이리저리 배치한다. 노회한 연상의 여인들에게 휘둘린다는 점이라던가 다이빙대에 대한 공포, 부모님에 대한 모욕을 치욕스럽게 생각한다는 점이 그렇다. 정석적인 성장물이라면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성장해가는 마이크를 보여주겠지만 [딥 엔드]의 마이크가 겪는 사건들은 묘하게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고 괴팍한 유머로 가득차 있다. 결정적으로 이런 사건들은 '성장 제의'하고 거리가 멀다. 여기서부터 [딥 엔드]는 슬슬 이상한 방향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바로 '성장하는 소년의 이상심리물'로 말이다.


작중 마이크의 심리는 단순하기 그지 없다. '아~ 수잔이 너무 좋다!!! 한 번 섹스하고 싶다!!'라고 해도 크게 상관없을 정도다. 문제는 수잔은 마이크를 성적 매력이 있는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이크에게 임신 공익 광고 포스터로 장난치는 장면이 그 예다. 수잔은 마이크를 젖살 빠진 꼬맹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벌써 남자들과 자유분방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설정들은 마이크가 중심으로 돌아가는 극 특성상 제법 편협해지거나 위험할수 있는 묘사인데 다행히 영화는 수잔의 캐릭터를 살려내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이크가 격는 박탈감과 찌질스러우면서도 순진하다 할 수 있는 수잔을 향한 집착은 눈덩이처럼 서서히 커지기 시작해 스크린을 채우기 시작하는데 스콜리모프스키는 살짝 놀리듯이 그 눈덩이를 다룬다. [펀치 드렁크 러브]의 배리가 그랬듯이 마이크가 겪는 사건들은 다소 과장되고 (무척 영국적인) 초현실적인 유머로 표출된다. 그렇게 커지는 와중에 마이크는 '흔들리는 런던'으로 대표되던 60년대 영국의 자유 섹스 문화를 접하게 되지만 그 앞에서도 어찌하지 못하고 빙빙 돌 뿐이다. 


이렇게 겹겹히 쌓여져 만들어진 마이크의 뒤꼬인 심리들은 작은 오디세이아인 홍등가 시퀀스와 거기서 이어지는 지하철 시퀀스에서 극적으로 폭발한다다. 마이크는 매춘을 하지도 나이트클럽에도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저 핫도그만 계속 먹고 여자들에게 속아넘어갈 뿐이다. 그러다 수잔과 닮은 여자 누드 브로마이드를 훔쳐 들고 다니다가 수잔에게 들이대며 발광한다. 하지만 결국 수잔에게 어린애처럼 달래지고 풀이 죽어 수영장에 돌아온 마이크는 누드 브로마이드가 수영장 물 속에서 현실의 여자가 되는 환상을 보지만 남은건 브로마이드 조각 뿐이다.


스콜리모프스키는 이런 마이크의 짜증스럽지만 절박한 심리가 만들어내는 에너지들을 차곡차곡 갈무리했다가 갑작스럽게 마무리한다. 어이없을 정도로 당황스럽지만 강렬한 감정적 파고와 고전적이고 비극적인 아름다움마저 있다. 결국 소년에게 사랑과 성이라는 것은 이성으로 설명 불가능한 미치광이 같은 것이였을까. [딥 엔드]는 로맨스와 성이 갖는 원초적인 광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폴란드 우츠 영화학교 출신으로 시인과 권투선수, 재즈 뮤지션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은 초현실적이고 감각적인 표현들로 영화를 꾸려간다. 배우 액션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장소의 이동이 이뤄지는 컷 처리, 유명한 수영장 환상 장면, 후반부 섹스 장면들(소리를 쏙 빼버리고 단순한 컷 몇 개로 오르가즘과 섹스 당시의 남녀의 반응를 포착한다!)처럼 창의적인 표현들로 빛난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1960년대 영미 팝 문화의 영향 아래에 감각적인 초현실주의의 기운으로 넘실거린다. 이런 초현실주의는 검열의 압박을 피해 망명자로 살아야 했던 이방인 감독의 심리가 담겨있는 걸지도 모른다.


영화의 음악 사용도 독특하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캣 스티븐스의 'But I Might Die Tonight'와 독일 크라우트록 밴드 (실내 장면 대부분을 독일에서 찍었다는 점과 연관있을지도 모른다.) 캔의 'Mother Sky'만을 이용해 영화 음악을 꾸러가는 부분. 스콜리모프스키는 'But I Might Die Tonight'의 다양한 소절들을 각기 다른 장면에 배치하면서 상이한 감정들과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단순히 한 씬의 배경음악으로 끝나지 않고 조금씩 밀려났다가 다시 스크린에 머무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Mother Sky'를 통해 홍등가 시퀀스에 연속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캔의 사이키델릭 그루브를 이용해 마이크의 작은 모험에 초현실적인 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소리와 음악에 대한 이런 스콜리모스키 감독의 접근은 흥미롭기 그지 없다.


[딥 엔드]는 이성적인 분석보다는 그저 영화에 푹 빠져 지내는게 이해에 도움이 되는 영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루하고 따분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괴팍하면서도 풍부한 유머와 톡톡 튀는 대사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은근히 섹시하다. 말로 설명되지 않지만 분명히 우리들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뒤꼬여버린 감정들을 잘라 턱하니 보여주는 괴상하지만 매력적인 영화다.


P.S.1 보통 스콜리모프스키 영화는 이 영화와 [출발], [문라이팅] (간간히 [외침]과 근작 [에센셜 킬링]도)이 자주 언급되곤 한다. [출발]은 프랑스에만 DVD가 나와있는 상태고 [문라이팅]은 한국에 DVD가 나와있는데 절판이라고 한다.

P.S.2 스콜리모프스키는 배우로도 유명한데 가장 최근 출연작이 [어벤저스] (그 슈퍼 히어로물 어벤저스 맞다) 악당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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