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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드라이브 [Drive] (2011)



드라이브 (2011)

Drive 
7.9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
출연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브라이언 크랜스턴, 앨버트 브룩스, 오스카 아이삭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100 분 |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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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드라이브]는 아트하우스 액션 영화로 분류되곤 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하겠지만 영화를 보면 알게 된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보통 액션 영화하고 템포나 대사 처리가 완전히 다르다. 영화의 도입부가 영화의 성격을 근사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하는 드라이버의 간단한 설명 후 Kavinsky의 'Nightcall'가 흐르며 LA의 배경으로 침묵으로 찬 도둑들의 탈주전이 이뤄진다. 이상할 정도로 정적인데 이상할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스토리는 또 어떠한가. 정말 간결하기 그지 없는, 그야말로 장르의 '엣센스'만 남아있는 구조다. 여기 과거를 알 수 없는-아주 단편적으로 제시될 뿐이다-운전 잘하는 드라이버가 있다. 그 운전 잘하는 드라이버는 낮에는 스턴트맨으로 밤에는 범죄자들 운전책으로 일한다. 그의 옆집엔 캐리 멀리건의 얼굴을 한 웨이트리스 아이린과 아들이 산다. 어느날 둘이 만나면서 서로 친하게 지내게 된다. 한편 아이린에겐 남편이 있는데 하필이면 출옥후 난감한 문제에 빠진다. 드라이버는 아이린 때문에 그 남편을 도와주려고 하지만 범죄물이 그렇듯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은 이 엣센스에 한 땀 한 땀 느리게 외피를 뒤집어 씌운다. 대부분의 컷 안에서 주인공들은 말하거나 행동하기 보다는 침묵한 채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나 대사 역시 절제되어 있고 80년대 신스팝 열풍을 그리워하는 영화 음악-참고로 영화 음악이 정말 굉장히 좋다-이 그 빈 부분을 치고 들어온다. 거의 오즈 야스지로 영화를 연상시키게 할 정도다. 하지만 잊지 말자. [드라이브]는 여전히 '액션 영화'다. 그렇게 느긋하게 보고 있다가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잔인한 폭력 연출에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할말만 하는 단순함 때문에 이견이 갈릴 수 있겠지만-실제로도 내용에 비해 기교 과잉 아닌가 하는 부분도 있다.-[드라이브]는 이런 강렬한 대조를 통해 드라이버로 대표되는 도시인들의 외로운 심리를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다. 별로 대사를 많이 주고 받지 않지만 우리는 어렵지 않게 드라이버와 아이린의 감정이 진짜라는걸 알고 감정 이입 할 수 있다. 이런 극과 극을 오가는 단순명료한 필치 때문에 영화는 레픈 말대로 동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동차를 탄 기사님과 웨이트리스 공주님의 외로움 끝에 찾아온 플라토닉 러브라고 할 수 있을지도. 그렇기에 마지막에 College & Electric Youth의 'A Real Hero'가 흐르며 아이린과 드라이버가 프레임에서 빠져나갈때는 거의 왕가위 영화에서 맛볼수 있는 지독한 외로움과 하늘하늘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선례야 들 수 있는게 많다. 일단 [드라이브]는 멜빌의 [사무라이](혹은 [한밤의 암살자])에게서 과묵하고 과거를 알 수 없는 주인공과 침묵으로 가득찬 연출, 비정한 느와르를 빌려왔으며, 주인공의 재킷의 전갈은 케네스 앵거의 전위영화 [스콜피온 라이징]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블리트]나 [프렌치 커넥션]같은 고전 미국 범죄/액션 (나아가 서부극) 영화의 과격하면서도 쿨한 히어로들, [영웅본색] 같은 폼 잡으며 남자의 우수를 설파하는 홍콩 느와르, [올드보이]의 장도리, 크로넨버그의 폭력 묘사, 유럽 범죄물.... 예를 들라면 더 들 수 있다. 하지만 레픈은 단순한 인용에 그치지 않고 폭력과 침묵이 근사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시적인 무드로 현대인의 고독을 그려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레픈의 차기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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