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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아무르 [Amour] (2012)

2010/07/11 - [Deeper Into Movie/리뷰] - 하얀 리본 [Das Weisse Band - Eine Deutsche Kindergeschichte / The White Ribbon] (2009)




아무르 (2012)

Love 
8.2
감독
미카엘 하네케
출연
장 루이 트렝티냥, 엠마누엘 리바, 이자벨 위페르, 알렉상드르 타로, 윌리엄 쉬멜
정보
드라마 |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 127 분 | 2012-12-19


(누설이 있습니다)


미카엘 하네케의 [아무르]는 여러모로 그를 아는 사람을 당혹시키기에 충분한 영화다. 그가 사랑이라니? 지금까지 그가 만든 영화의 사랑은 비틀려있었다. 끔찍한 진실을 알고도 묵과하는 비틀린 부모의 정 ([하얀 리본]), 서로에게 진력을 내는 중산층 가정 ([히든]), 자신을 짝사랑하는 이에게 비틀린 게임을 제안하는 중년 여성 ([피아니스트])... 혹시 [아무르]도 그런 척 하면서 사랑에 엿먹으라고 외치는 영화 아닐까? 


놀라지 마라. [아무르]의 인물들이 나누는 사랑은 진짜다. 조르주와 안느는 정말로 행복한 부부다. 외동딸 에바의 결혼 생활이 그리 행복해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좋은 황혼을 보낸다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하네케 영화 전작들의 지식인들과 달리 이들은 교양 있으면서도 주변인에게 친절한, 마음 속 깊숙히 선량한 사람들이다. (에바도 비슷하다.) 중간에 조르주와 싸우고 떠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그 정도야 우리네 일상에서 일어날수 있는 상식선이다. 사회적인 문제도 거의 배제되어 있다. [아무르]는 철저히 개인의 영역에서 머무르는 영화다.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안 돼 안느는 반신불수가 되고 조르주는 간호를 하기 시작한다. 병이긴 해도 이 나이대에 일어날수 있는 일이기에 부부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안느는 점점 고통스러워하면서 죽어간다. ([퍼니 게임] 리메이크 이후 다시 하네케랑 작업한) 다리우스 콘지의 카메라는 이러한 과정을 베리만의 실내극 영화들이 그랬듯이 공기 한 올 한 올까지 포착해내고 엠마누엘 리바와 장 루이 트렌티냥은 에고 과시 없이 덤덤하게 그 공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영화의 막판에 이르면, 조르주는 잠시 평온해진 안느를 죽인다.


이 담담하지만 충격적이고 결말 때문에 영화는 다시 익숙한 하네케의 '도덕적인 딜레마'로 돌아오게 된다. 허나 그 의미는 이전과 다르다. 지금까지 하네케 영화의 도덕적 딜레마나 사건들은 관객하고 거리가 있었고 하네케는 인류학자처럼 냉정하게 거리를 두면서 관찰했다. 이 때문에 그는 게르만적인 냉정함을 유지한 영화 감독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하지만 [아무르]의 영역은 관객하고 그리 떨어져있지 않다. 여전히 침착하고 담담하지만 감정이란 요소를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시점으로만 보자면 [아무르]는 사회가 개입된 [히든]이나 [하얀 리본]보다는 [피아니스트]에 가깝다. 별다른 논평도 없이 그 대상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말이다. 하지만 위에도 적었듯이 [아무르]의 사랑은 [피아니스트]때와 달리 비틀리고 차갑지 않기 때문에 [피아니스트]와 다른 시선을 확보하게 된다. 오히려 깊이는 [피아니스트]때보다도 깊어졌다고도 볼 수 있을것이다. [아무르]의 시선은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의 회색 영역을 쑤셔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아무르]는 지금까지 나온 하네케 영화 중에서 받아들이기 쉬운 인물들이 나오지만 여전히 보기 힘든 영화가 됬다. 다른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지극한 사랑과 그 때문에 받는 고통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이 갖는 무게를 어떤 멜로드라마적인 당의정 없이 까발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네케는 개인적이고 인간적이지만-실제로 이 영화는 하네케 개인이 겪은 고통에서 시작한 영화라고 한다-여전히 그답게 냉정함을 잃지 않는 시선을 통해 사랑과 죽음이 인간에게 주는 실존적인 고뇌에 도달하고 있다.


과연 하네케가 앞으로도 [아무르] 같은 영화를 또 만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네케가 부드러워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아무르]는 냉소 없이도 그 아픈 부분을 후벼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이전과 달리 부부는 마지막까지 행복했을게 분명한데도 마음 아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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