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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201601 도쿄 여행기 3: 후지사와/가마쿠라

1. 에노시마

 사실 이번 도쿄 여행 계획을 짜면서 제일 기대했던 곳은 가마쿠라 지역이였습니다. 도쿄 자체는 유적 같은 볼거리가 많다기 보다는 쇼핑 중심의 도시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핑퐁]과 [바닷마을 다이어리] 성지 순례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들떠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왔습니다.

이른 시간이였는데 의외로 하행 열차에도 사람이 많았습니다.

신주쿠역에서 에노시마-가마쿠라 프리 패스를 끊고 오다큐선을 타러 내려갔습니다.

원래는 로망스카를 타려고 했으나 열차 시간을 보니 그냥 일찍 가는게 낫겠다 싶어서 오다큐 급행을 타고 가기로 결정.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프리 패스는 도쿄-카타세에노시마까지 모든 열차는 공짜고 어차피 로망스카나 급행이나 1시간 정도 걸리니깐 로망스카를 탈 이유가 없겠다 싶더라고요.

도쿄 빠져나오니깐 완죤 남양주st…! 가는 길은 조금 지루하기도 했고 중간에 사가미오노역에서 에노시마선으로 갈아타는것도 번거롭긴 했습니다. 사가미오노역에서 갈아타니깐 확실히 사람이 확 줄더라고요. 평일 낮이니깐 당연한거겠지만. 이때는 몰랐죠… 개고생길이 될 줄은.

여튼 그렇게 지루함을 버티니깐 후지사와역을 지나 가타세 에노시마 역에 도착.아침을 먹지 않고 도착하니깐 배가 고파서 옆 편의점에 가서 닭튀김 도시락을 사와서 근처에 앉아서 먹어치웠습니다. 그리고 에노시마를 향해 출발.

에노시마 주변은 정말 뭐랄까 한적한 해변 소도시더라고요. 사람들 사는데는 해안가에서 좀 들어가야 나오던.

에노시마 가는 길은 그럭저럭 걸을만 했는데 문제는 이때부터 슬슬 발에서 이상 징후가 느껴지더라고요. 하지만 이때까지는 참을만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엄청난게 눈 앞에 있어서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오늘 후지산 보이네. 힘내라고. 스마일.”

날이 맑으면 에노시마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다고 [핑퐁]에서 그런게 기억나서 오늘 날씨 보면서 오늘 볼수 있으려나~ 있었습니다. 근데 정말로 에노시마 가는 도중에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기뻐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습니다.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후지산 사진만 해도 20장 이상 넘어갔던 (… 나중에 일본인들도 오늘 후지산 잘 보인다고 수군수군거리는걸 보면 애니를 제하더라도 현지에서도 꽤나 유명한듯?.

여기서 뭘 먹을까 생각을 하긴 했는데 가격이 좀 창렬한 편이여서 그만두었습니다. 고양이가 많았는데 사람들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더라고요. 

에노시마 자체는 상점가를 한창 걸어들어가야 나오는 관광지…? 인데요, 뭐랄까 이게 참 애매합니다.월미도에서 놀이공원이 빠지고 좀 더 전통적인 볼거리 위주로 꾸며진 곳이라는 느낌입니다. 신사라던가 불당 같은게 많고 월미도보다는 좀 더 사람사는 느낌이 나는 곳도 강합니다. 대체 여기까지 출퇴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뭐 알아서 하겠죠.

에노시마 상점가를 한창 쭉쭉 올라가다가 에노시마 신사가 나왔는데, 여기서부터가 에노시마 관광의 시작입니다.에노시마에도 패스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제가 고른건 에노시마 에스컬레이터 입장관과 섬 내 관광시설들을 볼 수 있는 1000엔짜리 프리패스였습니다.

뽕을 뽑아야 되겠다는 심정으로 골랐다고 할까요. 진짜 기능에 충실한 에스컬레이터여서 아지캉은 정말로 이걸 소재로 노래를 뽑았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에노시마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솔직히 제가 이때부터 발이 맛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탔지 이것도 은근 창렬합니다. 총 세군데가 있는데 좀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없어서결국 계단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다리가 아프거나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고 싶다는 분들 제외하고는 그닥 추천은 안드립니다.

에노시마 신사 말고도 신사가 제법 많은데, 대부분 산 중턱에 하나씩 있다보니 에노시마 에스카는 그 신사들을 연결해주는 형식으로 이뤄져있습니다.저야 신토랑 전혀 상관이 없는 순수토종 김치맨이다 보니 참배는 안 하고 멀거니 보고 사진 찍고 왔습니다. 아 그래도 오모쿠지는 뽑아볼걸 그랬나?

그렇게 에노시마 신사 관광을 하고 나서 마지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에노시마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에노시마 관광지 신사 외에는 사무엘 코킹 정원과 시캔들, 연인들의 자물쇠, 이와야라는 동굴이 있는데 어차피 전 프리패스도 있고 뽕을 뽑겠다는 심정으로 연인들의 자물쇠를 제외한 모든 곳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사무엘 코킹 정원은 영국의 무역상 사무엘 코킹이 1862년부터 조성한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한 정원 터인데 총면적 1만㎡ 이상 된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정원 자체는 옛날 영국식 정원을 현대적으로 다듬은 수준이고, 겨울이여서 그런지 튤립 제외하고는 식물은 볼만한게 없던… 특이한게 후지사와 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해외 도시들의 상징물 같은게 있습니다.한국에서는 보령시하고 자매 결연을 맺었다고 하네요.

사무엘 코킹 정원 내에는 시캔들이라고 전망대가 하나 있습니다. 2003년에 세워진 등대 겸 전대인데 여긴 확실히 [핑퐁]에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애니판에서 콩웬거가 하마다 쇼고의 노래 부르는 장면에 짧막하게 등장했던 곳이더라고요. 전 프리패스가 있으니 그냥 들어갔지만 캔들 입장료가 300엔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시캔들은 확실히 전망은 좋습니다. 원래는 2층 실내 전망대에 있다가 가려고 했는데 뽕을 뽑아야 되겠다는 일념으로 3층 야외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니 날도 맑아서 그런지 주변 풍경이 훤하더라고요. 사진 진짜 열심히 찍었습니다. 셀카도 좀 찍었고요.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니 주변에 리얼충 커플, 단체 관광객들 사이에서 뭔가 모양새가 이상했지만… 젠장 리얼충 일본인들 폭발하라지! 여튼 시캔들은 날 좋을땐 한번 들러볼만 합니다.

여튼 사무엘 코킹 정원에서 나와 북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전형적인 관광지 상점가라고 할까, 건물들이 유달리 다닥다닥 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가다가 중간에 에노시마 대사라는 절에 들렀습니다. 후지사와-가마쿠라 여행할땐 절을 좀 많이 들렀는데, 여기도 그 중 하나. 에노시마엔 큰 건물이 잘 없는데 에노시마 대사는 의외로 사이즈가 좀 되는 절이였습니다. 정작 분위기 자체는 대형 절이라기 보다는 동네에 있는 절 느낌? 뭔가 웅장한 느낌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평범하게 와서 절하는 그런 느낌이였습니다.

이와야 동굴까지 가는 길에도 신사가 많더라고요. 용왕을 모시는 신단도 있고, 기본적으로 바닷마을이여서 그런지 바다나 물과 관련된 신사들이 많았습니다. 용왕 신단이 동굴 형태여서 조금 신기헀습니다. 근데 신사 지나고 나서는 길이 가팔라지더라고요. 내려갈땐 그렇게 고생하진 않았는데, 돌아올땐 발이 망가지기 시작해 좀 고생했습니다.

이와야 동굴은 한마디로 실망스러웠습니다. 뭐 관광지 동굴에 기대를 한 제 잘못이긴 하지만 뭔가 신비스러운 맛도 없고 전시물도 그냥 그랬고… 불상이나 용 조각물들도 뭔가 매력적이지 않고 걍 동굴에 있다는 느낌. 그냥 뽕을 뽑는다는 심정으로 꾸역꾸역 봤지 별로 추천드리고 싶진 않네요. 섬에서 구석진데 있기도 하고. 다만 해안 풍경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조명 겸용으로 안내소에서 촛불을 주는데 이게 나름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조금 배가 고파서 점심 대용으로 크레페를 사먹었습니다. 일본에서 크레페가 꽤나 인기가 많다고 하기도 하고 궁금해서 샀는데 예상보다 꽤나 먹기 불편해서 (맛있긴 맛있더라고요.) 졸라 추한 모습을 보이며 먹고 말았습니다.

아침보다 사람들이 꽤나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분들 걷다가 깔끔 우아와 거리가 먼, 아니메 뱃지를 꿴 가방을 둘러멘 파오후 동양인 청년이 어떻게든 깔끔하게 먹으려고 생크림과 시럽하고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봤을겁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그리고 이때부터 발이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겐 남아있는 일정이 있었기에 발을 학대하면서 겨우겨우 에노시마 신사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사람이 많더라고요. 중국인 관광객도 보고 떼쓰는 애를 혼내는 일본인 가족도 보고 그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해서 에노시마 신사 위쪽 계단을 올라가봤는데 딱히 볼건 없었습니다. 그 신사 주변에 있는 약수대 정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짤깍짤깍 사진을 찍고 에노시마를 떠났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에노시마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와야는 말할것도 없고 뭔가 대단한 구경거리는 없었다라고 할까요.

동굴처럼 꾸며진 용왕 신단은 꽤 흥밋거리였지만 큰 볼거리는 아니였고 그 유명한 에노시마 에스카도 정말 기능에 충실해서 밋밋한데다 가격도 창렬하고… [핑퐁] 성지 순례가 아니라면 올라가는 길에 있는 신사 + 사무엘 코킹 정원과 시캔들 + 에노시마 대사만 가셔도 충분할듯 합니다.

리얼충이라면 연인의 언덕 가셔서 폭발하시는것도. (후비적)

2. 후지사와 시

에노시마를 나와서 후지사와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페코가 낙하한 다리를 지나서 그 유명한 쇼난 해안공원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오래간만에 바닷가에 오니깐 좋더라고요.

제일 먼저 간 곳은 카타세 해변공원이였습니다만 도착해보니 반겨주는건 드릴 소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도 공사중이였던 것입니다… 낙담했지만 이때부터 발이 완전히 맛이 가서 신발 벗고 주저 앉아서 발 마사지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겨울인데도 은근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서핑하러 온 사람도 있었고… 여름 되면 왠지 장난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다른 쪽에 있는 카타세 해변가도 가봤습니다만… 여긴 사람이 의외로 없더라고요. 사진 열심히 찍고 천천히 앉으면서 아픈 발을 쉬게 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서프를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도 서퍼가 등장했는데, 여기 파도가 서프타기 좋나 봅니다.

문제는 아픈 발 때문에 이 이후 부터는 계획이 다 어그러져버렸습니다. 흑흑…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약국을 찾아다니면서 결국 포기하고 에노시마역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에노시마 역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어서 고생한건 덤. 결국 그렇게 고생해서 에노시마 전철역까지 와서 별로 감흥은 없…은 아니고 그래도 고작해야 남양주시보다 인구가 1/4인데도 전철이 다니는걸 보니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사실 츠루오카 하치만궁이 있는 가마쿠라로 먼저 갈까 아니면 후지사와 쪽 핑퐁 성지순례를 할까 고민하다가 핑퐁 성지 순례를 결정했습니다.

에노시마 전철은 한마디로 동네 전철인데, 한국에서는 이런 식의 소규모 전철을 보기 힘드니깐 특이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전철을 가마쿠라 여행하면서 꽤나 자주 이용한 편이여서 뽕은 제대로 뽑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발이 너무 아파서 경치 구경은 잘 못하고 ‘아 빨리 파스 사야지’ 이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능.

그래서 스와 신사 가는 길에 처에 약국이 있나 찾아봤는데 다행히 약국이 하나 있더라고요. 어설픈 일본어를 동원해 파스를 사들고 발에 붙였습니다. 참고로 일본어로 파스는 싯푸シップ라고 합니다. 막상 발에 파스를 붙여도 영 시원치않고 걷는것도 꽤나 힘들어서 꽤나 죽을 맛이였습니다. 여튼 그렇게 스와 신사를 향해 출발.

참고로 스와 신사는 다름이 아니라 핑퐁의 ‘히어로 등장’의 배경이 되었던 곳입니다.

아픈 발 때문에서 썩 유쾌하지 못한 기분이였지만 여튼 후지사와 주택가를 해메고 다니는 기분은 나쁘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스와 신사에 도착했을때 꽤나 놀랐습니다. 진짜 동네 작은 신사 1…. 동시에 마츠모토 타이요나 유아사 마사아키가 얼마나 공간 활용을 잘 했는지 느껴지더라고요.

경사가 가파르긴 해도 못 오르락내리락할 수준은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운동은 잘 될 듯.

그리고 근처에 페코의 특훈이 이뤄지던 계단도 있었습니다. 원랜 시간도 시간이고 올라갈 엄두가 안 났으나, 어차피 고생할것 올라가서 고생해보자고 생각하고 올라갔습니다. 계단이 가파르긴 해도 힘들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역시 이걸 왕복하라고 하면 살은 잘 빠지겠네, 라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벌써 오후가 되가고 있어서 좀 빠르게 움직이고 싶었는데 길 헤매고 발 때문에 결국 느릿느릿하게 움직여 왔던 역으로 돌아갔습니다.


3. 가마쿠라

일단 고쿠라쿠지 역에서 내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바닷마을 다이어리] 때문이였습니다. 그리고 고쿠라쿠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하세 절이라던가 신사 같은 구경거리가 나오기 때문에 천천히 산책하면서 갈 생각이였습니다.

고쿠라쿠지 역 주변은 그야말로 전원주택이 드문드문 있는 동네였습니다. 낯선 동네를 헤매고 다니니깐 묘하긴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고쿠라쿠지에서 슬슬 하세 절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던 도중 절을 발견해서 잠시 들어가서 구경했습니다. 구경이 가능한 절이였음에도 외진 구석에 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적더라고요. 한 두명 나오는 건 보긴 했습니다만… 다리도 쉴 겸 물도 마시고 좀 둘러보다가 나왔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카메라 전지가 다 떨어졌습니다. 전지 소모량이 꽤나 심했던… 결국 울며겨자 먹기로 아이패드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절에서 잠시 쉰 뒤 목적지인 하세 절로 갔는데… 여기도 낭패를 겪어야 했습니다. 일단 들어가자 절 반겨주는건 공사 인부들과 가림막… 예 신비함은 애저녁에 뒤진 상태였습니다. 삽소리랑 곡괭이 소리를 들으며 감상하라니 참… 게다가 시간이 워낙 촉박해서 조금 급하게 돌아봐야 했습니다.

그래도 하세 절 자체는 아예 실패는 아니였습니다. 고즈녁하게 잘 꾸며놓은 절이에요. 일본 전통 정원이라던가 연못가도 그렇지만 (사진 찍지 말래서 못 찍었지만) 안에 있는 불상도 꽤 볼만했고 규모도 그럭저럭이였습니다. 높은 곳에서 보는 가마쿠라 전경도 보너스. 아쉽긴 해도 그래도 평타는 친 정도?

진짜 낭패는 하세 대불이였습니다. 전 정말로 [바닷마을 다이어리] 원작를 재미있게 봤고 거기서 나온 하세 대불이 정말 멋져보여서 엄청 고대하면서 갔습니다. 그래 다리를 혹사하면서 볼 가치는 있을거야라고 하면서 문 앞에서

수리중

아. 여러분들이 이 글 읽고 있을 시점에서는 아마 공사 끝났을거라고 봅니다만 제가 갔을땐 비수기라고 수리를 하는 바람에… 아아… ORZ…

무료로 들어갈수 있게 되었지만 하나도 좋을게 없었고 결국 대충 둘러보고 나가려고 했다가 너무 억울해서 다시 뛰어 들어가 미쳐 못 본 뒷뜰을 구경했는데 경비 아저씨가 웃으시더라고요. 웃지말라고! 난 엄청 고생해서 왔단 말이야! 엉엉…

나오다가 기념품 상점에서 중증 일빠를 위한 사무라이! 할복! 욱일기! 티셔츠 삼종세트를 봐서 기분이 뷁해진건 덤…

너무 속상해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 생가 + [산의 소리] 배경이 되었던 신사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버스를 잘 못 타서 또 생고생 했습니다. 생가 자체는 주택가 깊숙이 있더라고요. 뭐 여긴 원래 못 들어가는 곳이라고 해서 크게 실망은 안 했습니다.

그리고 생가 뒷쪽에 신고랑 키쿠코가 종종 가서 얘기를 나누던 신사도 체크했습니다. 올라가 사진을 찍을수도 있었지만 시간도 늦었고 여러모로 됐어… 그냥 빨리 도쿄 갈래… 모드가 되서 그냥 돌아나왔습니다.

그렇게 녹초가 되어 나오던 중 꽤 흥미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생가 근처에 지역 라디오 방송국이 있더라고요. 그때 조그마한 건물 1층에 통유리가 깔린 부스에 라디오 DJ들이 앉아서 방송 준비를 하더니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어둑어둑해지는 거리에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걸 듣고 있노라니 절로 묘하긴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진을 찍을까 했지만 결례를 범하는 것 같아서 찍진 않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다른 성지 순례나 관광은 다 날렸습니다. 유이가하마 해변도, 가마쿠라 기타 절도 다 캔슬한 상태. 뭘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에노시마 전철 타고 [핑퐁]의 카타세 고등학교 가본 뒤, 츠루오카 하치만궁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시치리가하마 고등학교 찍을땐 너무 어두워져서 그냥 플래시 빵 터트리고 찍었습니다.

이러니 가마쿠라 시 관광도 뭔가 허겁지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밤 가마쿠라 산책은 나쁘진 않았습니다. 가마쿠라 자체는 공주나 그런 한국 지방에 있는 유서깊은 도시들을 떠오르게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뭔가 현대식 건물에도 유서깊은 역사 유적 특유의 고즈녁함이 묻어나오는 독특한 아우라 같은게 있다고 할까요. 근대화 과정에 생긴 도시라서 시가지 정돈도 잘 되어 있고요. 저녁도 못 먹은 채 츠루오카 하치만 궁까지는 길이 꽤나 길어서 마음 쫄이면서 가야 했던걸 제외하면…

사진 보면 알겠지만 7-8시에도 사람들이 은근 많이 오는 곳입니다.

츠루오카 하치만 궁에 들어섰을때 들었던 생각은 ‘엄청 크다!’라는 생각이였습니다. 의외로 규모가 굉장합니다. 심지어 그 다음에 봤던 카미나리몬이나 아사쿠사보다 크다고 느꼈을 정도. 츠루오카 하치만 궁이 일본 유적 치고 밤늦게까지 열어서 여길 제일 마지막으로 들렀는데, 낮에 봤다면 꽤 굉장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밤에 사람이 없냐면 그것도 아니여서 꽤 많은 사람들이 본당에 참배하고 사진찍고 구경하고 그러더라고요. 마음이 급하고 사진 찍는데 애로사항이 (똑딱이의 비애…) 커서 깎아먹긴 했지만 가마쿠라 시 필수 관광 유적이라는 명성다운 모습을 보이는 곳이였습니다.

도쿄로 돌아갈때도 꽤나 삽질했습니다. 로망스카 타려고 에노덴 타고 카타세에노시마역으로 쩔뚝거리며 돌아갔는데 로망스카 막차는 이미 떠난 상태… 결국 같은 역에서 일반 열차 타고 사가미오노역에서 내린 뒤 급행으로 바꿔타고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왔을때가 9시 정도.

중요한건, 이때까지 전 저녁을 못 먹었답니다. HAHA. 이렇게 된거 숙소 근처 라면집 가려고 했는데 한 군덴 영업종료해버렸고 다른 한군덴 자판기가 고장나서 결국 맥도날드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내일 MP님이 가르켜주신 휴족시간을 반드시 사서 붙이리라는 다짐과 함께 취침.

결론을 말하자면 가마쿠라 여행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에노시마가 차렬한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들었던게 패착이였던게 같습니다. 엄청 돌아다녔는데 건진게 없는 것 같아서 다음에 도쿄 올때 다시 와봐야 될 것 같네요. 어차피 [핑퐁] 성지 순례는 엔간한건 다했고 못 본거 대부분이 가마쿠라 유적들인지라…

실은 가마쿠라 여행이 실패로 돌아간 중대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에노시마 전철이 중앙선만큼이나 드문드문 다니는 전철입니다.게다가 플랫폼이 하나 밖에 없는 역이 많아서 한창을 대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기시간만 30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여러분, 저처럼 너무 우겨넣고 덤벙거리다가 생고생하지 말고 계획 잘 짜가지고 가세요.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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