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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201601 도쿄 여행기 4: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다시 시부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근처 드럭스토어가 열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발은 그래도 많이 낫긴 했는데 여전히 걷기 불편하더라고요. 신발이 이상하게 불편했습니다. 사이즈는 평소 신던거랑 비슷한데 뭔가 안 맞고 꽉 조이는 느낌? 그래서 드럭스토어에서 MP님이 추천한 휴족시간을 사와서 붙이고 쿠단시타 역으로 출발.

1.무도관/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

쿠단시타역을 간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 때문이였습니다. 마침 주변에 무도관도 있고 제일 가고 싶었던 코이시카와 코라쿠엔하고도 가까워서였습니다. 그래서 무도관에서 잠시 기웃기웃거렸습니다.

무도관을 나와서 본 목적지인 치도리가후지 묘원으로 가던 도중 문제의 야스쿠니 신사가 건너편에 나타났습니다. 그때 든 생각이 저기 왜 이렇게 을씨년스럽지? 였습니다. 자기 딴에는 입구부터 나무를 심는 등 도심 속 녹지처럼 꾸민것 같은데 뭔가 알 수 없이 어두운 기운이 죽죽 묻어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헤메다가 다른쪽 출입구도 발견했는데, 그쪽도 뭔가 탁 트이거나 아기자기한 느낌이 없이 뭔가 답답한 느낌이였습니다. 진짜로 보여야할게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 뭐 메이지 신궁도 좀 들어가야 신궁이 나타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쪽은 뭔갈 은폐한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유달리 야스쿠니 신사는… 예. 좀 그럤습니다.

김치맨 특유의 반일 DNA의 척수반사이라고 하기엔 뭔가 본능적으로 답답하고 음습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분명 사람이 많은 대로임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게 싶었습니다.

들어가서 그 음습함의 정체를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한국인 폭탄 테러 건도 있고 해서그냥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으로 향했습니다.

반대로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은… 참 소박하더라고요. 명색이 국립 현충원 비슷한 지위라는데 이렇게 소박해도 되는거야? 싶을 정도로. 크기 자체도 야스쿠니의 1/4 정도 되고 입구도 탁 트여 있는 느낌. 적어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습니다. 반대로 방문객만 제외하면 정말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것 같은 그런 느낌마저도 들었고요.

이틀 전에 릿쿄 대학교 와타나베 타이헤이가 생각나서 헌화나 할까 생각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전사자 유족들이 주최하는 추도회가 있어서 그냥 돌아나왔습니다. 그때 거기 있지도 않았고 일어난 후에 태어난 가이진 (혹은 “칸코쿠진”)이 끼어봤자 좋을게 뭐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2. 코이시카와 코라쿠엔/도쿄 돔

쿠단시타에서 도자이선을 타고 이이다바시에서 내렸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코이시카와 코라쿠엔을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가 출구를 잘 못 고르는 바람에…. 이건 나중 얘기로.

코이시카와 코라쿠엔은 도쿄돔 옆에 붙어있는 전통정원입니다. 당연히 도쿄돔 근처로 가야 했는데… 걷는 길이가 은근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간신히 도착했는데…

'뒷문은 안 씁니다. 정문으로 돌아오세요.'

야!()8@$#*&#*

그래서 한바퀴 삥 돌아오니 드디어 절 반겨주더라고요. 흑흑… 표 값 지불하고 들어갔습니다. 안내원 아주머니 제 일본어를 듣더니 영어로 대답해주더라고요. 그래 내 일본어 딕션 구린거 다 알아. (체념

사실 제가 코이시카와 코라쿠엔을 간 이유는 엑스맨을 덕질을 실시간으로 할때 [울버린의 죽음]에서 워낙 정원을 (와패니즘식으로) 멋들어지게 묘사해서였습니다. 정말 저렇게 멋진 정원인가? 궁금해져서 ‘도쿄 갈때 코이시카와 코라쿠엔은 꼭 가봐야지’라고 다짐했더랍니다.

솔직히 그거 다 뻥카면 어떡하지?! 하면서 들어왔는데, 정원 자체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미 하마리큐 정원을 봤는데도, 나름 매력이 있더라고요. 멀찍이 섬 만들어넣고 이런저런 돌이라던지 건축물 가져다놓은게 하마리큐랑은 다른 느낌으로 멋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네가 그렇게 환장했던 실물 일본식 다리도 보기도 했고요.

근데 ([울버린의 죽음] 이슈 3에 나오는) 문제의 후원은 그런 와패니즘 쩌는 정원은 아닙니다 ㅎㅎ 적당히 왜색이 묻어나게끔 현대적으로 잘 꾸며진 후원이더라고요. 당근빠다로 “아니 저것은 닛폰진의 부시도가 담겨있는 핸드메이드 갑옷…!” 그런 것도 없어요. 그저 와패니즘에 쩐 코쟁이 작가님들의 망상이였던것으로. (실망)

문제는 역시 겨울이여서 나무들이 휑한게 하마리큐나 여기나 다를바가 없더라고요. 심어놓은게 제법 많았는데 왠지 봄 되면 미어터지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여튼 나중에 다시 도쿄 오면 카메라 괜찮은거 하나 데려와서 출사나 해보고 싶습니다.

…근데 나올때 알았는데 코이시카와 코라쿠엔 입구랑 가까운 지하철역이 있었습니다. ㄹㅇ 인생은 고통… 여러분들도 이이다바시로 가지 말고 오에도선 카스가역이나 마루노우치선 코라쿠엔역으로 가세요. 흑흑.


3. 아사쿠사

그렇게 도쿄 간다면 다들 한번씩 가본다는 아사쿠사로 출발. 관광객 엄청 몰린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리자마자 반기는건 형형색색의 관광객 무리였습니다.

때문에 카미나리몬으로 가는 길은 숨막혔습니다. 어휴 왜 이렇게 바글바글한지…. 호객 행위도 장난 아니여서 빨리 앞으로 전진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들어간 센소지라는 절은 뭐… 사이즈 하나는 역대급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밤에 헐레벌떡 본 츠루오카 하치만궁과 달리 멋있다는 느낌은 적더라고요. 사람 바글거리는 수학여행 관광지 1 이런 느낌. 건물 자체도 콘크리트 건물인지라 역사적 가치가 강한 것도 아니고, 주변 자체가 왜색이 졸라 강하게 느껴지는거 제외하면 그냥 마 그렇습니다. 다시 갈 것 같진 않네요.

이때까지 아침도 못 먹고 점심을 못 먹었고 있던지라 쫄쫄 굶고 있어서 결국 주변 상점가에서 라멘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꽤 찾기 힘들어서 열심히 검색을 때려서 먹었는데, 가격이 의외로 세더라고요. 800엔 정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맛은 그럭저럭이였고 덤으로 라무네도 시켜서 마셨습니다. 그리고 아키하바라로 출발.

4. 아키하바라

아키하바라로 이동하는거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돈을 최대한 아낄려고 전철을 몇 번 갈아타는건 좀 불편했습니다. 게다가 내린 곳도 아키하바라 중심이 아니라 미묘하게 외곽인지라… 그래도 그렇게 멀진 않아서 다행이였습니다.

일단은 쇼센 북타워라는 곳에 잠시 들렀다가 곧장 아키하바라로 향했습니다.

먼저 들른 곳은 게이머즈였습니다. 이케부쿠로 애니메이트도 꽤나 큰 사이즈긴 했지만, 아키하바라 게이머즈는…. 알고 보니 건물이 몇 개나 더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제 체력이 바닥났기 때문에 결국 디멘션 W 상설 전시하는 건물쪽으로 향했습니다.

전시 자체는 미라와 엘리 위주로 이뤄져 있는 전시였는데, 문제는 구석에다 밀어놓고 보라는게 좀 많아서 ㅡㅡ 사진 찍기도 불편하고 보기도 불편하더라고요. 게이머즈 큐레이팅 능력이 좀 후진듯. 애니메이트 전시 안 갔다면 좀 후회할 뻔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오늘이 막날이여서 여행 기념품 사야지… 해서 마부치 열쇠고리랑 가챠 뱃지 뽑기로 루저를 뽑았습니다. 근데 루저 배지는 돌아오면서 파손된건 안 자랑.

근데 문제는 정작 제일 사고 싶었던 디멘션 W 팬북이 품절된 상태인지라, 결국엔 애니메이트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는 점입니다. 썩을… 결국 애니메이트로 걸으면서 아키하바라를 구경했습니다.

제가 아키하바라 정중앙이 아니라 뒷쪽으로 들어와서인지 아키하바라가 얼마나 큰지 가늠이 잘 안 되었는데, 대로 쪽으로 나와보니 크긴 크더라고요. 덕후덕후한 건물도 많았지만 전기상 비스무리한 것도 꽤나 많았습니다. 저희 아버지 세대에게 아키하바라는 전기상의 거리로 다가왔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건재하다고 할까요.

뭐 그래서 애니메이트는 게이머즈보다는 건물 크기가 좁다는 느낌? 자세히 둘러보지는 않았고 디멘션 W 팬북만 사들고 나왔습니다. 핑퐁 컴플릿 아트웍은 여기에도 없더라고요. 야박한 일본 오타쿠 같으리나고…

그래서 다시 쇼세이 북타워에 가서 바닷마을 다이어리 포토북을 하나 샀습니다. TRPG 관련 서적들도 많았는데 더블 크로스 TRPG나 살걸 그랬나 싶기도 한데 그때 통장 보고 패닉에 빠져서 좀 급하게 되버렸네요. 쩝.

사실 이때 날도 어두워지고 루드라님을 시부야에서 만나기로 약속해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만다라케 들렀는데 만다라케 알고 보니 사진 촬영 금지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은 올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여기에도 찾는 물건도 없어서 후딱 나왔습니다.

5. 다시 시부야

그래서 루드라님하고는 시부야 하치공 상에서 리얼충적으로 조우했습니다. 예상과 달리 제가 아는 분하고 많이 닮아서 꽤 편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다녔던 것 같습니다.

사실 시부야에서는 그냥 앉아서 저녁이나 먹으며 얘기나 나누려고 했는데 사람이 미칠도록 많더라고요. 온 음식점이 꽉꽉 차서 계속 걸어만 다녔습니다. 나중엔 좀 지치더라고요. 발이 엉망인데다 배도 꼬르륵 꼬르륵 거리고…

그래서 어떻게든 사람이 줄어들길 기대하면서 타워 레코드에 들렀습니다. 음반 시장이 불황이더라도 타워 레코드 시부야점은 그 위세가 꿋꿋하기 그지 없더라고요. 여기서는 [바닷마을 다이어리] 사운드트랙을 샀습니다.

결국 그나마 덜 한산한 규동집에서 저녁 먹는걸로 합의를 보고 저녁은 어떻게 해결했는데, 주점은 여전히 사람들로 꽉꽉… 결국 다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디스크 유니온 시부야점에 들렀습니다.

근데 디스크유니온 시부야점은 의외로 건물이 협소하더라고요. 구비해놓은것도 그렇게 많은 것 같진 않고… 루드라님은 아무것도 안 사셨고 전 피시만즈의 [宇宙 日本 世田谷]랑 사디스틱 미카 밴드의 [黑船]을 사들고 나왔습니다.

결국 시부야를 탈출해서 신주쿠 3번가에 탈출했습니다. 더러운 리얼충들! 아 다행히도 신주쿠 3쵸메는 사람이 적더라고요. 불행히도 탈출을 너무 늦게 하는 바람에+내일 출국인지라 루드라님하고는 술을 많이 마시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루드라님이 음악이나 영화에 대해 나름 식견이 있으셔서 오래간만에 관련 이야기를 오프라인으로 나누니깐 참 좋더라고요. 다음에 또 만났으면 싶었습니다. (그리고 [죽은 자의 제국] 시사회때 진짜로 다시 만났다.)

12시 다되서 헤어져 숙소로 돌아와 씻은 뒤, 알람을 켜놓고 잠에 들었습니다. 내일 비행기 놓치면 안 돼!라고 잔뜩 긴장하면서 잤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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