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구독하기:SUBSCRIBE TO RSS FEED
즐겨찾기추가:ADD FAVORITE
글쓰기:POST
관리자:ADMINISTRATOR

방만한 아름다움

이상하게 전 80년대에 살지 않았는데도, 신스 팝이나 뉴 로맨틱스가 좋습니다. 그래서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주니어 보이즈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신스 팝/뉴 로맨틱스을 살려냈다고 할까요? 2004년작 [Last Exit]는 비어있는 아름다움이라고 정의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백의 미학을 살린 앨범이였고 2006년작 [So This is Goodbye]는 찰떡같은 리듬과 서늘한 선율이 돋보이는 만인이 인정하는 앨범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2009년에 발표된 [Begone Dull Care]는 어떨까요? 이상할 정도로 과소평가 받고 있습니다. 스핀 50점, 가디언 60점, 올무식 가이드 50점이라면 시큰둥한 점수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에게는 당치도 않은 평들입니다. [Begone Dull Care]는 그들의 예전 앨범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좋은 앨범입니다.

전반적으로 이 앨범의 비트와 사운드는 [Last Exit]의 비어있음과 [So This is Goodbye]의 꽉 짜여짐 사이에 있습니다. 비어있지도 않지만, 딱 달라붙지도 않는다고 할까요? 그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80년대에 대한 향수입니다. 예전부터 휴먼 리그 같은 80년대 일렉트로닉 뮤지션의 영향력이 보이긴 했지만 이번 작은 본격적입니다. 그 중에서 'Bits & Pieces'가 노골적입니다. 8비트 게임 음향을 대폭적으로 차용하고 있거든요. (이거 들으면서 '모 분이 좋아하겠다'라는 생각을 잠시했습니다.)

아마 이 앨범의 과소평가 당한 것에는 이 점에 있을 겁니다. 전작에 비해 덜 달라붙는데다 곡 길이는 길어진 대신, 수록곡 수는 줄어들어졌습니다. 앨범 구성에 덜 신경 썼다는 오해를 받기 충분하죠. 게다가 전형성을 탈피하려는 노력이 보였던 전작과 달리, 전형적인 80년대 신스 팝의 법칙을 따르는 점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전작 [So This is Goodbye]를 기대하고 들으면 실망할 구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Hazel'이나 'Sneak a Picture' 에서 보듯 단순한 소절 하나로 사람을 잡아채는 매력은 여전하고, 다소 헐거워진 리듬과 선율들은 의외로 주니어 보이즈 특유의 도회적 멜랑콜리함과 잘 어울립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방만하게 아름답습니다. 물론 이 앨범이 '창의적이지 않다, 구성이 헐거워졌다' 하면서 매를 들 사람은 여전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앨범이 창의적이여야 할 법도 없고, 전작에 비해 비트와 사운드를 다루는 실력이 후져진 것도 아닙니다. 특유의 필살 멜랑콜리 역시 잘 드러나 있고요. [Begone Dull Care]는 대단한 걸작은 아니더라도 즐길만한 수작입니다.

P.S. 이 앨범 디자인은 다언어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프랑스어더군요. 앨범 제목은 캐나다 애니메이터인 노먼 멕라런의 작품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giantroot:I Have the Metal Gear, You Have the Moon
I Have the Metal Gear, You Have the Moon
분류 전체보기 (1039)
SIGNAL (27)
Long Season (214)
I'm Not There (96)
Fight Test (85)
Deeper Into Movie (128)
Man Next Door (82)
headphone music (374)
Go To Fly (24)
The Secret Life of Words (0)
(untitled) (6)
«   2010/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1.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  07/30
    [영화,액션] 외계인들과의 생활을 다룬..
  2.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  07/29
    [영화,멜로] 액션같은 멜로영화. 감정에..
  3.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  07/29
    [음악] 콜드플레이 - 더 사이언티스트 (C..
  4. 아이♡리스가 만개한 언덕에서 : 어떤 무..  05/15
    사상 최악의 재난? 라스 폰 트리에의 '멜..
  5. 컬쳐몬닷컴  03/21
    순진한 청년의 세파 속에서 살아남기 - [..
  1. 2010/08 (10)
  2. 2010/07 (18)
  3. 2010/06 (15)
  4. 2010/05 (19)
  5. 2010/04 (22)
  6. 2010/0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