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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아쉬운 절충적 잠입 액션 게임


스플린터 셀은 전통적으로 잠입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컨빅션 이전의 스플린터 셀은 빡빡한 난이도, 오로지 잠입 위주, 무쌍 금지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모 리뷰의 말을 빌리자면, 이 시리즈는 "세계에 얼마 안 되는 잠입액션 프랜차이즈"로 톰 클랜시라는 네임과 더불어 코어한 팬층을 모았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초심자가 손대기 힘든 작품으로 손꼽혀왔다. (나 역시 이 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어떤 게임인지는 알고 있다.) [스플린터 셀: 컨빅션]은 다르다. 거의 다 완성했다가 밥상 뒤집기를 시전했다는 소식처럼 이번 작품은 변화를 골몰한 작품이다. 

컨빅션의 특징은 '선택의 다양함'이다. 게임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잠입만 고집하고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신이 잠입을 해서 아무도 사살하지 않고 몰래 지나가던가, 아니면 면전에서 있는 족족 쏴죽여 진행해도 상관 없다. 그렇다해도 코어 게이머들의 걱정과 비난과 달리, 컨빅션에서 잠입은 여전히 중요한 게임이다. 다만 '들키지 않는 걸' 목표로 했던 전작들과 달리, 컨빅션은 '들키면 곤란하겠지만 그래도 진행가능'이라는 상황을 열여젖혔을 뿐이다.

선택의 다양성이라는 모토는 게임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목표 지정 후 처형과 그림자라는 요소를 꼽을 수 있다. 맨손 격투로 적을 쓰러트리면 얻을 수 있는 일종의 보상인 전자는 컨빅션의 변화를 상징하고 있다. 적을 건드리지 않고 진행해야 했던 기존 시리즈에서는 상상도 못 할 요소다. (물론 제약은 있어서, 한꺼번에 4명을 처리하기는 좀 힘들다.) 반면 후자는 전통적인 시리즈의 요소, 잠입를 상징하고 있다. 여전히 샘 피셔는 들키면 안 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그림자는 그 점에서 중요한 잠입 장소로 자리한다.

이 둘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호보완적이다. 어둠 속에서 숨어있다가 적 하나를 맨손 격투로 처치한 뒤, 눈앞에서 다른 적들을 처형하거나, 전면전을 벌이다가 어둠 속에 숨어들어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컨빅션은 스피디하면서도 화끈하다. 하지만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다. 한마디로 컨빅션은 성공한 '절충적'인 잠입 액션 게임이다.

하지만 밥상 뒤집기의 폐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스플린터 셀: 컨빅션]은 전반적으로 밀도가 낮다. 이야기나 스테이지 구성이나.

우선 이야기가 의외로 소품이다. 물론 미국 대통령이 생사 문제가 달린 중대사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이게 엄청난 스케일로 확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녔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은 배경은 철저히 워싱턴 DC와 그 주변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작 중 시간도 하루 정도다. 빈번한 과거 회상도 한 몫한다. 전작들이 블록버스터였다면, 컨빅션은 대통령 암살 음모를 다룬 실내(여기서 실내는 미국 동북부)극이다.

이 점 때문일지는 몰라도, 이야기가 흥미롭지만 전반적인 박력이 부족하다. 충격적인 반전과 회상, 떡밥을 던지며 도입부은 괜찮았다. 허나 본 궤도에 들어서면 조금 아쉽다. 본작의 최종보스인 톰 리드는 너무 자동운항으로 음모를 진행하고, 좋은 악당이 가질법한 카리스마나 매력도 부족하다. 3류까지는 아니더라도 양산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중요한 악당이 한 명 더 있긴 하지만, 그가 뭘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비굴함과 오만함을 모두 보여주는 조무래기 악당 안톤 코빈은 꽤 괜찮았다.) 그 때문인지 흥미진진하게 플레이하고도 '좀 더...'라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바로 친숙함이다. 물론 7년째 진행된 시리즈여서 샘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자리잡혀졌다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본작의 간소함이 가장 큰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인물들의 드라마가 굉장히 농후해졌다. 샘과 그림/빅터/사라의 관계, 샘의 과거, 엔딩 등은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친숙한 느낌을 준다. 심지어 진행하다 보면 샘의 약한/다정한/무너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아마 샘이 누군가를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은 시리즈 헤비 유저들도 처음 봤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는 시즌 3이 예고된 미드 시즌 2를 보는 것 같다. 전에 있었던 드라마가 계속 이어지고, 후속작을 이어가는 떡밥이 은근히 깔리면서 끝나는 느낌이 그렇다. 만약 이 게임부터 잡으려면 위키에서 기본적인 설정을 읽고 시작하는게 좋을 것이다.

스테이지 디자인도 약간 동어반복적이다. 구성/배치는 괜찮다. 다만 자극적인 무언가가 2% 부족하다. 이지로 플레이했지만, 후반부에 등장하는 소나 고글과 그것을 쓰는 적들은 좀 더 앞당겨 출현시켰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막판에 새로운 도전이 없이 평탄하게 진행되는 것도 아쉬웠다. 기관총을 쏘는 적 (조금 귀찮긴 했지만) 비슷한 장애물이 하나 둘 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불평을 했지만 UBI소프트는 기본적으로 퀄리티 관리를 꽤 잘해서 심각하게 구리거나 그렇진 않다. 오히려 상당한 수준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 정도로도 성공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페르시아의 왕자: 잊혀진 모래]가 그렇듯, 변화를 위한 쇼케이스라는 느낌이 강하다.

덤으로 난 그 씨발놈의 유플레이가 싫다.

P.S.1 트위터에도 적었지만, 톰 클랜시 게임 중에 스플린터 셀 시리즈가 최고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이유는 샘 피셔라는 캐릭터가 무척 강렬하기 때문일것이다. 솔직히 레인보우 식스나 고스트 리콘, 엔드 워를 하면서 캐릭터에게 감정 이입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스토리 위주 잠입액션이라는 게임 구조 자체가 영화적인 서사 구조가 용이한 구조라는 것도 한 몫하리라.


며칠전에 스셀 컨빅션을 끝냈습니다. 그 다음으로 플레이하기 시작한 게임은 [어새신 크리드]입니다.

[어새신 크리드]는 게임 잡지 가메르즈에서 정보를 보고, '오 멋지다. 재미있어 보이네'라고 생각했지만 '낚새신' 별명 이후 아 별론가 보다 까맣게 있고 있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2편이 나왔고, 저희 형이 2편을 사서 하더라고요. 옆에서 보다가 결국 저도 낚여서 (...) 1편을 이번 스팀 할인 행사에서 지르게 됬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스토리 중심으로 짜여진 샌드박스 게임에 잠입 액션을 끼얹어 스타일리시하게 결합한 게임입니다. 미션-스토리-미션 구조, 자유도 있는 플레이, 암살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신속하고 조용한 액션 (물론 무쌍도 할 수 있습니다), 지붕과 벽, 구조물 사이로 뛰어다니는 파쿠르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단순한 배경 이상의 군중'이라는 화두에 대한 고찰이 돋보이는 게임 설계가 가장 눈에 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변 반응이 약간 시끄러운 게임이여서 좀 걱정을 했는데, 정작 해보니 '머야 이 좋같은건!' 이런 부분은 없었습니다. 다만 확실히 뭔가 2% 부족합니다. 독창적인 방식으로 근사하게 지어졌지만 아직 가구는 들어오지 않은 집을 보고 있는듯한 느낌이랄까요? 문제는 거기에 (페이블 급은 아니였지만) 뻥카가 있었다는거죠. (...) 결과는 아시는대로입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집은 보기만해도 만족스럽듯이, 이 게임은 워낙 독자적인 세계와 미를 구축하고 있는데다 장점도 많아서 평가 절하하기엔 아깝습니다. UBI 소프트가 워낙 퀄리티 컨트롤을 잘 해서, 일정한 수준의 성취와 재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황당하긴 하지만 세계관도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알테어라는 캐릭터이 상당히 강렬합니다. 순둥느끼 이탈리아 부잣집 아들 에지오 따운 필요없어! 시리아의 폭풍간지 알테어를 찬양하라!

할 이야기가 더 있지만 여기로 끊도록 하겠습니다. 제 트위터에 진행 상황 올려놓고 있으니 그 쪽 보셔도 됩니다 (...)

P.S.1 아마 이거 끝나면 2편으로 곧장 넘어갈 것 같군요.
P.S.2 개인적으로 이걸 리메이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발표 시기가 아직 애매하죠. PC판이 감독판이라는데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의 유산들로 빚어진 정파 어드벤처.

사후적으로 보면 [미스트], [가브리엘 나이트 3]와 [그림 판당고], [오미크론] (1990년대 중후반을 전후로) 이후 이야기와 퍼즐로 승부하는 순수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는 주류 게임계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자극적인 게임 디자인을 선보이는가로 승부를 거는, 3D-HD 게임 시대에 이야기와 순수한 두뇌싸움으로 일관하는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를 주류 게임 시장에 내놓는다면, 그건 개그로 오해받기 쉽다. [헤비 레인]과 [앨런 웨이크], [하프 라이프 2]가 웅변하듯이 어드벤처도 급속도로 하이브리드화 되가고 있다.

하지만 [헤비 레인]처럼 헤비한 모션 캡처를 할 수 없는 창조적인 제작자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이 장르에 희망을 가지게 된다. 존 디포 시리즈, 텔테일 게임즈, 연말에 공개될 제인 젠슨의 [그레이 매터]가 그렇고 이번 [머시너리움]도 그렇다. 모든 요소를 제외한, 순수한 퍼즐과 이야기로 이뤄진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는 지금도 가능하다.

이 게임의 제작사는 체코에 있는 아마니타 디자인이다. 샘로스트 시리즈로 등장한 많은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이들은, 샘로스트 후속작으로 이 작품을 내놓았다. 비록 샘로스트 시리즈 1편(=데모)밖에 못했지만, 이 게임은 3D 대세를 거스르는듯한 우아한 2D 그래픽과 독창적인 퍼즐 디자인을 가졌던 걸로 기억한다. 머시너리움은 전작에서 받았던 찬사를 이어가는 작품이다.

게임의 이야기는 어느정도 미스테리/추리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도입부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진 주인공 로봇 조셉은 여러모로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셉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지는데, 이 방식이 무척 독특하다. 모든 이야기와 대사들은 효과적인 무성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됬는데, 보면 절로 웃음과 감탄사가 동시에 나온다. 머시너리움은 언어의 한계라는 스토리 위주의 게임이 가질수 밖에 없는 산을 재치있게 돌파했다. 물론 도시를 파괴하려는 악당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시에 소박한 사랑을 다룬 전반적인 이야기도 잘 다듬어진 편이다.
 
게임의 퍼즐은 적절히 밸런스가 맞춰져 있다. 종종 허들이 높은 퍼즐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초보자라도 좀 고생하면 풀 수 있는 수준이다. 적어도 힌트 없이 사기적으로 던져지는 퍼즐은 없으며, 힌트도 적절한 수준으로 제공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퍼즐은 마지막 아케이드 액션 게임 아니였나 싶다. [머시너리움]의 퍼즐은 전통적인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의 향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성공적으로 살려냈다. 다만 핫스팟 범위가 좁은 것과 중간에 등장하는 오목 AI가 너무 높은 거 아닌가라는 흠 아닌 흠을 지적하고 싶다. 

이 게임의 세계관은 20세기에 많이 기대고 있다. 프리츠 랑이 [메트로폴리스]를 구상하면서 머리와 종이에 잔뜩 담았을법한 스팀 펑크 풍 상상력부터 시작해 고풍스러운 재즈 음악, [로봇]의 카렐 차펙과 얀 쯔반크마이어, 프란츠 카프카가 공격했던 동유럽 특유의 관료주의,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 깁슨 식 사이버펑크 등이 그렇다. 하지만 [머시너리움]은 느긋한 태도로 이 재료들을 가지고 독자적인 세계관을 만들고 있으며, 결과 역시 인용 이상의 것이다. 아기자기하지만, 고풍스러운 매력을 갖추고 있다.

[머시너리움]은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하다. 거의 수공업에 가까운 2D 그래픽은 전반적으로 무채색 톤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밀함과 정교함, 그리고 포스를 뿜어낸다. [Braid]와 더불어 HD 시대의 2D 그래픽의 미덕을 제대로 보여준다. 얀 쯔반크마이어 같은 재인들로 가득한 걸로 유명한 체코 아트 애니메이션의 저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IDM과 재즈를 넘나드는 배경 음악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두 압도적이다.

[머시너리움]이 어드벤처 게임의 대세를 바꾸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헤비 레인]과 달리, 그들의 작품들은 소박한 판매고를 올렸을 뿐이다. 그렇다고 같은 장르의 인디 게임인 [브레이드]처럼 화끈하게 혁신적이지도 않다. 아마니타 디자인이 이 이후로도 초거대 제작사로 성장할 가능성은 더더욱이나 드물어보인다. 어찌보면 [머시너리움]은 그저 스쳐지나가 버리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그런 작품이다. 

하지만 이야기와 세계관을 중시하고 잘 짜여진 퍼즐의 재미를 중시하는 고전적인 2D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의 미덕을 생각해보면 [머시너리움]은 20세기 게임과 작별하기 위해서라도 21세기 게이머들이 꼭 해봐야 하는 게임이다. 특히 당신이 [네버후드], 유럽 아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해봐야 한다.

P.S.1 전반적으로 석원님의 Gigi의 [Maintenant] 해설지를 오마쥬한다는 느낌으로 썼다.
P.S.2 후반부는 어머니하고 같이 즐겼는데, 정말 즐거워하는 어머니를 보며, 앞으로 이런 게임을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된 도리 아닌가.

오오 샘 바우어.

4개월 동안 인터넷 들여다보면서 잉여짓하기 싫어서 '이왕인 김에 못해본 게임이라도 깨자!' 싶은 심정으로 잡게 되었습니다.

톰 클랜시 원작의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잠입 액션으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형이 시리즈 중 더블 에이전트 하다가 접는걸 보고 저도 자연히 할 마음을 접었습니다. 사실 전 액션치거든요. 그나마 몬헌 프론티어와 페왕 시리즈로 감은 잡았지만, 여전히 액션 게임을 잘한다고는 말 못합니다. (...) 빠른 반응을 요하는 잠입 게임하고는 연이 더욱 멀죠.

그런데 이번 컨빅션이 의외로 진입벽이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번에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샘 바우어 간지 때문이라곤 말 못합니다 (...)

컨빅션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아마 '방법의 다양함' 아닐까 싶습니다. 한 마디로 이 게임은 잠입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미션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필드 내의 적들을 무쌍난무를 하면서 싹 다 쓸어버리거나, 적절한 유인을 통해 어둠 속에서 하나씩 차근차근 없애거나, 아예 죽이지 않고 아이템을 쓰거나 잠입하면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네 멋대로 해라!' 이런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정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건 해보시면 압니다.

이런 다양함 때문에 게임의 허들이 좀 낮아졌습니다. 잠입 실패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게임을 진행할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변화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시리즈를 즐겼던 골수 팬들이 분노는 좀 과도한 바가 있습니다. 게임은 여전히 잠입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지들을 많이 남겨놓고 있거든요. 돌파할 여러 방법들을 강구하는 것도 은근히 새로운 재미와 긴장을 부여하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게임이 많이 스피디/스타일리시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클리어 후 리뷰로 대체하겠습니다만,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유비 소프트가 퀄리티 관리를 잘해서인지 아주 구리거나 흠가는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PC판 최적화와 유플레이는 좀...이 아니라 유플레이는 좀 까여야 마땅합니다.) 게임이 짧다는 얘기가 있던데 조루 엔딩만 아니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ㅅㅂ 지금까지 펼쳐놓은 떡밥이 좀 되겠구만...)

참고로 이 게임만 잡으시려면 위키가서 설정 읽고 시작하시는게 좋을겁니다. 시리즈가 시리즈다 보니 인물 관계들이 좀 복잡해요.

P.S.1 이 게임의 10년 뒤를 다루고 있는 게임인 엔드워 설정을 알고 있어서인지, 저한테 덤벼드는 적들을 보면서 '너네들은 다 모가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뭐 모가지 둘째치고 제가 다 쓸어버렸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P.S.2 서포트를 담당하고 있는 안나 그림스티도어 (성을 보면 아시겠지만 아이슬란드 이민자입니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일본판에 왜 쿠사나기 소령님(다나카 아츠코)을 캐스팅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목소리 굵어! 37세인데 저렇게 목소리가 굵다니! 게다가 삭았어! 비요크 누님은 역시 동화 속 요정이였구나! 아흑흑

형이 꼬드겨서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이후 정말 오래간만의 온라인 게임입니다만, 많은 부분에서 절 놀라게 했습니다.

1. 우선 사양이 낮습니다. 노트북에서도 문제없이 돌아갑니다.
2. 맵이 지랄같이 넓습니다.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의 좁은 맵에서 놀다가 여기 오니 좀 적응이 안 되네요.
3. 게임 내 브라우저라는게 있더군요. 조금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웹서핑은 가능한 수준입니다.

기본적인 느낌은 홈월드하고 비슷하더라고요. 망망우주대해를 배경으로 선함을 가지고 진행하는 게임의 기본 방식이나 인터페이스가 그랬습니다. 물론 홈월드와 달리, 알맹이는 전통적인 MMORPG입니다.

그런데 하면서 느낀건데 이 게임을 디자인 할 때 웹 디자인의 감각으로 접근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상들을 접촉하는 감각이 기존 MMORPG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장소를 방문한다기 보다는 어디 사이트를 들른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할까요. 나쁜게 아니라, 접근하는 방식이 좀 다른 것 같아서 신선했습니다.

그 외엔 별로 할말이 없네요. 다만 파고 들 구석이 많아보여서 조금 걱정입니다. 일단 30일은 무료니 그건 다 쓸 수 있도록 해봐야죠.

만약 EVE 온라인에서 TalkingFeelies라는 이름을 보시면 그건 바로 저입니다. :)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28761



정보가 떴을땐 어떻게 3D를 구현할 줄 짐작이 안 갔는데, 내장 카메라와 자이로스코프로 실현시키는군요.
한 방 먹었습니다. 하하하. 3D효과가 모 처 표현대로 상자 속에 아기자기한 3D라는 느낌입니다.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기계인데, 서드 파티 작품 목록 보고 더 기대되고 말았습니다.

- Hideo Kojima'S Metal Gear Solid Snake Eater 3D
- Assassin's Creed Lost Legacy
- Paper Mario
- DJ Hero 3D
- Ninja Gaiden
(위 링크 가면 더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이건 사야해!





좀 시간이 흐른 영상이라지만 정말 센스가...


그리고 나도 바람과 모래를 모아それで ぼくも 風と砂をあつめて (프렐류드)

ArcShock 게임스튜디오의 [샌드 캐슬 프리루드]는 [요절복통 기계]과 [레밍즈]에서 비롯된 퍼즐 게임의 전통에 속해있는 게임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간단합니다. 다양한 기기들을 적절히 배치해 스위치를 열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래와 풍차라는 소재는 이런 정석적인 구조에 새로움을 부여합니다. 모래의 흐름과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퍼즐의 핵심 요소로 내세운 것 자체도 인상적인데, 모래의 질감과 무게, 흩날리는 그 순간을 잘 잡아낸 물리 엔진이 그 인상을 구체화시키고 있습니다. 난이도 역시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적절히 조절되어 있습니다. (다만 간단한 튜토리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게임 길이가 거의 데모 수준으로 짧습니다. 하지만 제목에서부터 프렐류드라고 적혀 있으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할 듯 싶습니다. 체감 만족도도 그렇게 나쁘지 않고요.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곧 나올 본편이 기대됩니다.

P.S.1 제가 몸 담고 있는 피그민의 기획 프로젝트 피그민 에이전시에서 내놓은 결과물입니다. (전 에이전시하고는 관련 없습니다.) 그냥 피그민 리뷰어로써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에이전시 다른 작품인 컷 앤 페이스트도 쓰고 싶었는데 그건 중도에 막혀서 포기 ORZ
P.S.2 음악 좋습니다. 살짝 포스트 락 간지.
P.S.3. 부제는 핫피 엔도의 風をあつめて에서 따왔습니다.

게임 다운로드


혹은 이 게임이 왜 그렇게 화제가 되었는가

(아이폰으로 이식된 버전을 주로 플레이했습니다.)

[식물 대 좀비]는 작년에 [월드 오브 구]와 함께 화제가 되었던 팝캡 제작 캐주얼 인디 게임입니다. 사실 화제가 됬을 당시엔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아이폰으로 이식되어서 한 번 플레이해보게 됬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타워 디펜스 장르입니다. 한 방향에서 몰려오는 적들에게서 다양한 유닛을 이용해 거점을 지켜내는 게임이죠. RTS의 파생 장르에서 시작된 이 게임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최근 2000년대 초중반 부터입니다. [식물 대 좀비]는 그 짧은 역사의 장르를 새로 정의한 걸작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나온 디펜스 물은 중세, SF, 밀리터리의 상상력 안에 갇혀 있었던 경향이 강했습니다. 아무래도 공성전이라는 개념은 일상과는 거리가 머니깐 그럴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게그거처럼 느껴지는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그나마 [Desktop Tower Defense] 정도가 색다른 시도를 했지만, 대단히 혁신적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페글]이라는 독특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핀볼 퍼즐 게임을 만든 팝캡은 [식물 대 좀비]를 단순한 디펜스 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타워 디펜스 장르라는 틀 안에서 해볼수 있는 실험과 인용을 마구 작렬 시켰고, 그 결과는 성공적입니다. 좀비물에 대한 애정, 좀비에 대항해 식물을 이용한다는 기상천외한 설정, 대중 문화의 패러디와 오마쥬, 안개, 수영장, 지붕, 묘지 같은 창의적인 스테이지...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풍부한 유머와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게임 진행도 무척 인상적입니다. 좀비물 왕도답게 좀비들이 전반적으로 느릿느릿 다가오긴 하지만, 엇 하는 순간에 금세 돌파를 하는데다 바리에이션도 다양해 적절하게 난이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식물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너무 난해하게 만들지 않은 전략적 부분도 좋습니다. 각 식물을 획득하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진행이 가능하지만 다양한 식물의 조합과 상점과 돈 개념을 통해 코어하게 파고 들 구석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잡아본 어떤 디펜스 게임은 일일이 전략적 부분을 설정을 해야해서 좀 골치 아프더라고요. [식물 대 좀비]는 캐주얼함과 복잡함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알고 있습니다. 그 외 도전 요소들도 풍부합니다.

모든 혁신적인 창조자/작품이 그렇듯 [식물 대 좀비]는 좋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현시킬 비전과 배짱이 있는 게임입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미묘하며, 중독적이면서도 유쾌합니다. [페글]을 뒤를 이을 팝캡의 대표작이자, 장르를 새로 정의한 걸작으로 칭송받을만 합니다.

아이폰으로 이식된 버전은 기기의 한계상 한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미니 게임을 제외했다는 거죠. 사실 이 게임에서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미니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 미니 게임의 삭제로 미니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게 줄어들었습니다. 꽤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하지만 기기의 특성하고 잘 부합해서 좀 더 직관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이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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