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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Fight Test/단상 (1)
9/11 이후 밀리터리 게임 미디어에서 소모하고 있는 ‘미국 본토 침공’이라는 외설적 환상에 대해

(과제용으로 제출한 걸 그대로 올립니다. 따라서 오류가 많습니다.)

2001년 9월 11일, 뉴욕에서 터진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향한 테러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정신 체계를 바꾸어놓았다. 9.11 테러는 멕시코 혁명 도중 판초 비야가 이끌었던 멕시코 혁명군의 뉴멕시코 주 침공과 2차 세계 대전 때 있었던 일본의 진주만 침공 이후로 이뤄진 미국 본토가 공격받은 사태라 그 충격은 컸다. 곧 2000년에 갓 집권한 조지 W. 부시가 이끄는 정부 시책들하고 연결되어 국가주의적인 상상력을 발동하기 시작했다. 부시는 이 시류에 힘입어 패트리어트 액트Patriot Act라는 법령을 발휘해 국가 위기 사태에 대해 대비할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국토안보부라는 초법률적인 기관이 만들어졌다. 곧이어 미국은 테러 집단의 배후로 지목된 알 카에다를 없애기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해 전쟁이 일어났고 순식간에 두 나라는 미군의 새로운 장비의 시험대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면 9.11 테러 직후 펜타곤에서 헐리우드 작가들을 데려와 가능한 모든 본토 침공 시나리오를 작성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동시에 9.11과 비슷한 상황의 침공 시나리오를 다뤘던 미국 군사 소설가 톰 클랜시의 [적과 동지]TV 시리즈 [론건맨]의 한 에피소드가이 뒤늦게 주목받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영상 매체의 엔터테인먼트와 스펙타클을 위한 상황 조작을 위해 만들어지며 침공 시나리오가 갑자기 실재할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이 된 것이다. 이런 실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만들어내는 공포는 지금까지 클린턴 시대를 거치면서 행복감에 젖어들었던 미국을 갑작스러운 테러에 허둥대며 괴로워하게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붕괴라는 실재하게 된 위기에 대한 공포와 그에 대한 상상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지젝이 지적했던 것처럼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를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그 와중에 최근 영상 문화에서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컴퓨터 게임업계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바로 밀리터리 게임의 유행의 시작이였다. 물론 이전부터 [윙커맨더][레인보우 식스] 같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유행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게임은 [하프 라이프]라는 게임의 모드로 시작했던 2000[카운터 스트라이크]라는 게임이였는데 초기엔 기술적 문제 때문에 스토리라인 없이 단순히 테러리스트와 경찰특공대 간의 대결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게임계의 판도를 뒤집은 이 게임은 곧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고 곧 미국의 게임회사들인 일렉트로닉 아츠의 [배틀필드] 시리즈와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라는 게임이 2002-2003년에 발매되었다. 허나 이들이 본격적으로 9.11 이후 미국을 상상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2007[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 (이하 [모던 워페어])라는 게임을 내놓으면서 부터였다. 물론 9.11 이후의 국제적인 신경전을 다룬 현대전은 [모던 워페어]가 최초는 아니다. 이미 2005년엔 [배틀필드] 시리즈가 내놓은 [배틀필드 2]는 미국과 중국, 가상의 연합인 중동연합과 싸운다는 설정을, [배틀필드 2142]에선 영국을 주축으로 한 EU와 러시아와 중국과 인도를 주축으로 한 PAC 간의 대립이라는 설정은 내놓은 바가 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톰 클랜시의 이름을 달고 나온 [고스트 리콘] 시리즈도 들 수 있다.

하지만 [배틀필드 2][배틀필드 2142]에서 이 대립은 애매한 상황과 캐릭터와 플롯의 부재로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기에 어떤 영상매체적으로 해석하기엔 미묘한 부분이 있었다. 이런 추상적이고 모호한 묘사는 [모던 워페어] 이전 밀리터리 게임은 테러리스트와 경찰 집단이라는 상황을 다루면서도 모호하게 처리했던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패러다임에 비롯되고 있다는걸 보여주는 예기도 하다. [고스트 리콘] 시리즈 자체는 그렇게 인기 있는 시리즈가 아닌데다 초기작에선 기술적인 문제로 영상적인 연출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결정적으로 [고스트 리콘] 시리즈 초기작의 스토리들은 미국의 붕괴에 대한 공포보다는 9.11 이전 다국적성을 가장한 미국적 패권주의에 가까웠다. 외려 미국 붕괴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톰 클랜시 이름을 단 게임인 [스플린터 셀] 시리즈가 강한 편이다.

[모던 워페어]에 들어서면서 이런 대립 상상은 본격적으로 영상과 몰입의 힘에 입게 된다. 우선 분명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게임 연출 면에서도 수동적으로 감상해야 하는 기존 영화 형식의 컷씬 대신 플레이어가 전장 속에서 직접 조작하면서 쫓아가는 스크립트 형식의 게임 진행을 통해 플레이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전쟁 속에 플레이어들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그런 연출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야기 전개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상대해야 하는 주요한 적들은 미국을 치려고 하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체제 이후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 극우주의자들이다. 이런 설정들은 뒤이어 나온 [배틀필드] 시리즈나 [메달 오브 아너] 뿐만 아니라, 이런 밀리터리 게임을 만드는 큰 기여를 한 톰 클랜시의 게임 시리즈에도 역으로 수입 되었다. 즉슨 [모던 워페어]의 전쟁 묘사와 연출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모던 워페어]에 등장한 전장의 영상적 연출은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이였다. 게이머들이 무기를 가지고 전쟁놀이를 즐기기 위해 특정한 상황만 가정하고 플레이하게 한 모래상자Sandbox’를 만든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패러다임이 실제와 거기서 발생할 가상적 위기와 공포들을 상상하고 거기에 플레이어를 영웅적으로 동참하게 만드는 [모던 워페어]적 체제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런 체제 성립은 지젝이 지적했던 9.11 이후 일어났던 공포에 대한 탈현실화와 동일하게, 전장의 공포와 잔혹함이 탈현실화되어 안전한상품으로써 판매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사실 [모던 워페어]의 이런 실재적인 이미지와 상황 설정은 게임의 본질하고는 거의 무관계한 것이다. 라프 코스터가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에서 내린 게임의 정의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을 위시한 게임은 기본적으로 패턴을 해독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런 해독과 해독 방법을 즐기는 학습이 게임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모던 워페어]의 게임 디자인은 전작 [콜 오브 듀티]1인칭 시점으로 총을 쏴서 적을 없애고 점수를 얻는다는 기본적인 디자인을 발전 계승하는 쪽으로 이뤄졌으며 본질적으로는 게임 플레이 자체는 [하프 라이프]에서 시작된, 스토리를 따라가는 1인칭 시점 슈터 게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영화적 연출이라는 당의정을 벗기고 보면 [모던 워페어][카운터 스트라이크]의 구조는 그리 다르지 않다. 이는 [모던 워페어]로 대표되는 FPS 장르 뿐만이 아니라 영화적 연출로 대표되는 영상적인 스펙타클을 제공하는 타 장르의 게임에도 거의 비슷하게 적용된다.

요컨대 제작진이 의도한 [모던 워페어]의 영상적 스펙타클 연출은, 게임의 본질에 더욱 쉽게 접근하고 몰입할 수 있기 위해 동원된 당의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연출 때문에 (PC를 제외한) 게임용 콘솔쪽 누적 합계만 해도 1335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면서 게임 문외한조차 [콜 오브 듀티]의 이름을 알고 게임을 살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그런 밀리터리 게임에 도입된 영상적 연출이 궁극적으로는 슬라보예 지젝이 지적했던 이미지의 현실적 침입이라는 9.11 테러의 실재적인 문제점과 그것이 가져올 공포마저 소재로 착취하면서 탈현실화해 외설적인 가상의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이 외설적 쾌락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은 수동적인 관람에 그쳤던 기존 전쟁 영화를 지닌 영상 이미지들보다 (3D 폴리곤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성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플레이어/수용자를 그 외설적인 환상에 실재적으로 동참하게 한다는 점에서 훨씬 위협적이다. 이는 단순히 시점상의 문제가 아니며 궁극적으로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전쟁 이미지를 바라보는 플레이어의 위치를 영웅적인 위치에 놓기에 발생하는 문제다. 그렇기에 이런 영화적 연출을 가진 밀리터리 소재 게임의 선구주자로 1인칭 슈팅 게임인 [모던 워페어]를 그 시조로 놓긴 했지만 앞으로 다룰 밀리터리 소재 게임들은 단순히 [콜 오브 듀티]와 그 아류들이 속해있는 1인칭 슈팅 게임 뿐만이 아닌, [스플린터 셀] 같은 3인칭 슈팅 게임과 [비욘드: 투 소울즈] 같은 밀리터리 소재는 차용만 했을 뿐더러 슈터하고는 큰 관계가 없는 장르도 포함할 것이다.

먼저 [모던 워페어]의 게임 구성은 [하프 라이프] 스타일의 내러티브가 깔린 1인칭 시점 슈터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적었지만, 이들과 달리 한 가지 명백하게 달라진 점이 있다. 스펙타클을 바로바로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자유도가 극도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 [모던 워페어]는 특정 지역에서 플레이어가 전진하지 않으면 적을 마구 쏟아내는 AI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플레이어의 심리적으로 자극하는 피가 1인칭 시점 화면 튀는 연출, 폭파음, 총 효과음, 고함 소리가 가세한다. 거기에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캐릭터 대부분은 현대 병기의 최첨단을 달리는 미군과 영국군이기 때문에 몰려나오는 적들은 난이도가 높지 않으면 적당히 피하면서 총을 쏘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플레이어는 궁극적으로 전지전능한 위치에 서서 전진하며 기어나오는 적들을 하나씩 파괴되는 건물과 엄청나게 쏟아지는 현대 병기들의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영상에 담긴 외설적인 쾌락에 빠지게 된다.

이런 [모던 워페어]가 가지고 있는 일직선적인 영화적 연출속에 담긴 외설적 환상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을 조장한다는 문제는 후속작이 나오면 갈수록 더욱 복잡하게 심화된다. 후속작인 [모던 워페어 2]‘No Russian’ 미션을 보자. 이 미션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한다는 점에서 악명을 떨쳤지만 사실 이 미션은 미국인들을 상대하는 미션은 아니다. 오히려 [모던 워페어 2]의 악역인 러시아 극우주의자와 그들 사이에 잠입한 미국인 CIA 요원이 공항에서 무고한 러시아 민간인을 학살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나가면서 전진하면서 자신들을 향해 공격하는 FSB 알파 팀들과 민간인에게 총을 쏠 수 있는 것 뿐이다. 플레이어는 여기서 무수히 죽어가는 민간인들과 FSB 알파 팀을 학살하는 영상적 이미지의 향연에 빠지게 된다. 전작 [모던 워페어]에서는 전장이라는 현상에 대한 탈현실화를 통한 외설적 환상 생산과 수동적인 섭취 강요는 군인과 전장에 국한 되었다면 [모던 워페어 2]는 직접적인 테러 현장마저 그 탈현실화에 대한 대상으로 삼아버렸다. 이런 연출은 명백히 문제적이였기에 발매 당시에도 무수한 비판을 받았고 제작진들도 스킵하도록 가능하게 했다.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 나온 버전에서는 민간인을 쏠 수 없게 설정해놓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No Russian’의 진정한 문제점은 9.11 테러의 직접적인 트라우마를 건드리지 않고도 충격적인 이미지와 몰입을 제공함과 폭력의 대상과 실행자를 러시아인으로 설정한 뒤 궁극적으로는 타국의 미국 침략이라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 전장의 현실을 착취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방법은 다르지만 소수의 테러리스트들이 다수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시스템에 충격을 유도한다는 점 (이 미션은 서사로 보자면 후일 악역들에게 미국인(=주인공인 CIA 요원)의 테러로 포장되어 러시아가 미국을 침공할 빌미를 주게 된다.)에서 ‘No Russian’의 구도는 9.11 테러하고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다. [모던 워페어2] 제작진은 이 미션에서 9.11 테러가 미국인들에게 안긴 공포를 가져와 그 대상을 타자들을 향해 돌리면서 테러가 가지고 있는 잔혹한 실재를 탈현실화한 뒤 외설적인 환상으로 만든다. 그리고 동시에 이 외설적인 환상은 러시아가 미국의 주권에 대한 위협을 가하고 애국적인 미군과 그 우방의 군인들이 그걸 막는다라는 국수주의적 태도에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문제적이다.

이런 [모던 워페어 2]‘No Russian’처럼 9.11 테러와 타국의 미국 본토 침공이라는 위협을 탈현실화해 외설적인 환상을 만들어 소비를 하는 현상은 곧 단순히 영상적인 연출 이외에도 서사와 캐릭터 만들기에도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모던 워페어] 시리즈의 자극적인 영상 연출에 힘입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또다른 파생 시리즈인 [블랙 옵스 2]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얼핏 보기엔 이 [블랙 옵스 2]는 비슷하게 근미래의 국가 간의 충돌을 다루고 있지만 기존 [모던 워페어] 시리즈에 등장하는 타국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찬 미국을 노리는 적들과 다른,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사연과 원한을 지니니 남미인 캐릭터와 미국을 싫어하는 타국의 대중들이 나온다. 그런 점에서 [블랙 옵스 2]은 일견 전작들에 비해 진보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정작 게임 속에서 그들이 미국을 싫어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는 그렇게 크게 부각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블랙 옵스 2]는 그런 복잡하게 설정한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도 여전히 그들이 왜 분노했는가에 대한 대답을 회피한다는 점에서 결국 미국 침공이라는 외설적인 환상을 위해 동원된 기능적인 캐릭터들과 상황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분노와 원한은 결국 선량하고 나라를 지키려는 애국적인 미군 주인공에게서 "헛소리하는 가여운 늙은이"라는 평을 듣고 다시 실패에 빠지게 된다.

[모던 워페어 2][블랙 옵스 2]에서 보이고 있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다른 작품으로는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이 있다. 이 게임은 1인칭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3인칭으로 진행되는 미국 첩보원 주인공이 미국의 붕괴를 막기 위해 전 세계를 왔다갔다 하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밀리터리 게임인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는 먼저 미국을 공격하는 세력을 영국계 파키스탄인으로 설정한 뒤, 그에 협력하는 인물들을 미국인이 아닌 타자로 설정한다. 이 중 이란 특수부대 건물에 침투하게 되는 미션이 있는데, 호메이니 혁명 이후에 미 대사관을 특수부대 건물로 쓰고 있는데 미션을 하기 위해 지나가던 특수부대원들이 미국 침공을 시뮬레이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No Russian’과 달리 플레이어의 직접적인 공격에 동참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서사와 영상 연출을 통해 은연중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이란과 이란의 특수부대를 미국=주인공=플레이어의 주적으로 설정하게 하는 서브리미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이 두 게임에 담긴 메시지 속에는 9.11 테러 이후 전세계가 미국을 싫어하며 그렇기에 언젠가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타인에 대한 몰이해가 담긴 히스테리적이고 비이성적인 공포를 영상적인 연출로 자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 비판받을 수 있다.

이런 밀리터리 소재 게임들을 통해 게임이 영화의 영상적 연출를 가능할 수 있게 되면서 발생한 자극적인 영상적 언어와 해독과 학습, 몰입이라는 게임의 특성을 통한 9.11 테러의 충격과 거기서 파생된 미국 붕괴에 대한 두려움을 외설적인 환상으로 재상품화라는 문제는 비단 언급한 사례 말고도 상당하다. 아예 [모던 워페어] 시리즈의 이야기 구조와 진행 방식을 카피하다시피한 2007년 이후 [배틀필드] 시리즈, 북한의 미국 침공이라는 소재로 애국적인 미국인들의 저항을 다룬 [홈프론트], 비슷하게 북한과 미국의 대립이라는 소재를 다룬 [크라이시스], 미국에 반대하고 나아가 추월해 선도국의 지위를 얻기 위해 연구를 하는 가상의 동양적성 국가 (황화론으로 가득찬 시선으로 묘사된)의 계획을 막는 전개가 나오는 [비욘드: 투 소울즈] 등이 그렇다. 하지만 얼핏 이런 밀리터리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연출을 그대로 쓰고 있으면서도 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게임이 하나 있다. 바로 [스펙 옵스 : 더 라인]이라는 게임이다.

[스펙 옵스: 더 라인]은 두바이에 고립된 사람들을 찾아가는 미군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과 1인칭 슈터 게임이라는 점에서 [콜 오브 듀티] 같은 평범한 밀리터리 게임으로 보이지만 설정부터 차별화하고 있다. 우선 주인공들이 상대해야 하는 적들은 옛 전우들이며 게임이 진행될수록 주인공들이 하는 행위는 절대적인 진리나 선한 가치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학살에 가까운 행위로 변해간다. 특히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주인공 일행들이 전선을 넘기 위해 백린탄을 쏟아붓지만 되려 아무런 죄없는 피난민들이 처참하게 학살되는 장면은 ‘No Russian’하고 비슷한 충격을 안겨주지만 그 주체가 주인공 일행이라는 점에서 플레이어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대한 죄책감과 우울함을 안겨주고 있다. 같은 학살과 폭력의 의미라도 전혀 다르게 외설적 환상 그 자체를 비판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 이 때문에 [스펙 옵스: 더 라인]은 플레이어를 전쟁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최악의 학살범으로 만들어버림으로 지금까지의 밀리터리 소재 게임이 무비판적으로 소모했던 외설적인 환상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을 가능케 한다.

물론 [스펙 옵스: 더 라인]이 모든 밀리터리 소재 게임들의 이상향이 되야 된 다는 것도 아니며 궁극적으로는 1인칭 슈팅 게임의 장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점도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스펙 옵스: 더 라인]은 전장과 폭력을 외설적인 환상으로 포장하는 현 게임업계의 안이함을 플레이어의 주도권과 주인공 캐릭터들의 윤리적 모호함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성공적이였으며 향후 대안적이고 비판적인 밀리터리 소재 게임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 분명하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고찰하면서 끝낼까 한다. 현재 E3 등 유명 미국 게임 행사는 미군이 상시 주목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메리카스 아미라는 홍보용 1인칭 슈팅 게임을 개발해 완전 무료로 배포하거나 Pro vs GI joe 같은 행사를 통해 미군이 소유한 병기와 군인들의 실력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이벤트를 펼치며 모병 홍보를 한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은 미군을 비롯한 각 나라 군대들이 밀리터리 게임이 가지고 있는 외설적 환상과 이미지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을 이미 빠르게 눈치채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쓰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현장이라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게임 개발자와 영상 문화 비평가들이 이런 우려스러운 현상에 대해 심도있는 새로운 고찰과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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