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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o Fly/기타 (2)
피터 새빌과 팩토리 레코드 음반 디자인 분석

(과제용으로 제출한 글을 수정없이 올려서 오류가 있을수 있습니다.)

앨범 커버란 보통 음반 내용물을 보호하고 이 음반이 어떤 뮤지션이 만들었으며 음악의 성격이 어떤지 설명해주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삼는 이미지이다. 즉슨 ‘표현의 매개체’, ‘예술’이라기 보다는 ‘기능의 매개체’, ‘커뮤니케이션’에 가까운 이미지인 것이다. 이 때문에 앨범 커버에 담긴 이미지나 텍스트, 그리고 그 간의 결합 (표현의 매개체)은 보통 그 중요성에 비해 쉽게 간과되거나 무시당해왔다. 1960년대에 나온 비틀즈를 비롯해 옛 가수들의 앨범 커버들은 미학보다는 이 음반이 어떤 곡들을 담고 있는지, 가수가 누군지를 강조하는 텍스트들로 이미지가 가득차 있었다. 블루 노트와 버브, 선구자적인 화가들이 등장하면서 앨범 커버는 정보가 담겨있는 텍스트 뿐만이 아니라 그 정보를 포장하고 있는 이미지, 그리고 그것들의 미적인 조화에 대해 사고하기 시작했는데 1970년대 펑크 록 열풍 속에 세워진 영국 맨체스터의 팩토리 레코드와 거기서 일한 피터 새빌은 앨범 커버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표현의 매개체’의 장점과 아름다움으로 ‘기능의 매개체’에 대한 강박관념을 혁신적으로 뒤집은 디자인들로 앨범 커버 디자인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1970년대 말 섹스 피스톨즈와 펑크 록의 등장으로 영국은 쓰리 코드주의 열풍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출나게 인기를 끈 지역을 꼽으라면 맨체스터를 꼽을 수 있다. 잠시 맨체스터를 설명하자면 19세기 산업혁명 시절 면직물 산업으로 호황을 누렸던 맨체스터는 그러나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1961년까지 쇠퇴기에 빠져들면서 인구가 상당수 줄어들고 말았다. 이런 쇠퇴기에 태어난 노동자 계급 청년들은 대부분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는데 실제로 맨체스터는 리버풀 다음으로 밴드가 많이 결성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도 맨체스터 음악 산업이 가장 발달하게 된 계기라면 팩토리 레코드를 들 수 있다. 무명시절 섹스 피스톨즈의 맨체스터 공연을 보고 펑크 록 뮤지션들을 데뷔시키고 소개하는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토니 윌슨이 팩토리 레코드를 세웠고 첫 공연 포스터 디자인을 맡기기 위해 피터 새빌에게 의뢰하면서 그 유명한 피터 새빌과 팩토리 간의 협업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피터 새빌의 앨범 커버 디자인에 담긴 이미지와 텍스트의 양태는 보통 ‘텍스트의 생략/부재’과 ‘탈기능적’으로 정리될 수 있다. 한마디로 피터 새빌의 미학은 앨범 커버 이미지는 최소주의에 기반한 이미지와 텍스트의 선택과 집중이라 말할 수 있다. 팩토리 레코드를 위해 디자인한 음반 자켓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고 조이 디비전의 첫 앨범 [Unknown Pleasures]가 있다. 저음 베이스와 발작적인 이안 커티스의 음울하고 내려앉는 보컬의 포스트 펑크 록으로 인기를 얻었던 조이 디비전의 첫 앨범인 [Unknown Pleasures] 앨범 커버엔 통상적인 밴드명이나 앨범명이 적혀있지 않다. 그저 검은 배경 뒤에 하얀 선으로 그려진 캠브리지 천문학 대백과사전에 실린 PSR B1919+21이란 이름으로 명명된 초신성의 방출선 스펙트럼 그림이 실려 있을 뿐이다.

이 앨범 커버엔 텍스트는 극단적으로 제거되어 있다. 누가 연주했고 이 앨범 제목이 뭔지는 뒷면을 보지 않으면 알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 앨범을 음반 가게에서 발견한 청취자들은 텍스트가 제거된 순수한 이미지 앞에 압도당해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 후로 이 앨범 커버에 실린 그림 정보를 알고 있거나 찾게 된 청취자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에 담긴 무겁고 처절한 감수성을 적합하게 선정된 이미지라는 걸 알 수 있다. 첨언하자면 초신성은 이름과 달리 수명이 다한 별이 폭발하면서 내뿜는 에너지 현상을 일컫는다. 이 초신성이 만들어내는 스펙트럼 이미지는 개인의 고통 속에서 발악하다가 침잠하는 조이 디비전의 음악 스타일을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이 스펙트럼 그림은 피터 새빌이 그린 것도 아니며, 밴드 멤버가 제안한 것을 피터 새빌이 차용해 배치하고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텍스트의 제거와 이미지의 집중이라는 선택은 온전히 피터 새빌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조이 디비전의 [Unknown Pleasures]는 앨범 커버에서 텍스트를 제거하면서 앨범 커버 이미지에 집중하게 만듬과 동시에 그 이미지를 가지고 음악 텍스트의 공감각적인 형상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피터 새빌과 조이 디비전의 협업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는 두 번째 앨범 [Closer]로 이어지게 된다. 이 앨범 커버 역시 [Unknown Pleasures]처럼 이미지의 차용으로 시작한다. 이 앨범 커버에서 차용한 이미지는 이탈리아 제노아에 있는 스타질리에노 공동 묘지의 아피아니 가족 무덤를 버나드 피에르 울프가 찍은 사진을 썼다. [Closer]는 전작 [Unknown Pleasures]하고는 대조되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배치를 했는데 먼저 [Unknown Pleasures]의 이미지가 흑색에 약간의 흰색을 썼다면 [Closer]는 사진와 텍스트를 제외한 모든 것이 흰색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앨범 제목 조차 없을 정도로 텍스트를 제거했던 [Unknown Pleasures]와 달리, [Closer]는 앨범 제목을 집어넣고 있다.

왜 피터 새빌은 [Closer] 앨범 커버에 텍스트인 앨범 제목을 집어넣었을까? 이는 피터 새빌이 차용한 이미지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Closer]에서 차용한 이미지는 공동 묘지의 가족 무덤이다. 전작 [Unknown Pleasures]가 초신성의 스펙트럼이라는 죽음과 비애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었지만 그 이미지가 사전 정보 없이 알 수 없었다면 [Closer]의 공동 묘지와 거기서 애도를 하는 사람을 조각한 조각상을 통해 훨씬 직접적이고 죽음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텍스트인 제목 Closer는 ‘더 가까이, 가까운, 근접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인 텍스트인 앨범 제목과 인용한 이미지를 결합해보면 죽음에 근접한, 이라고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Closer]의 앨범 커버 디자인은 인용한 이미지, 제목과 기타 트랙 리스트, 정보를 담은 텍스트에 쓰인 폰트 이미지와 정렬에서 볼 수 있듯이 [Unknown Pleasures]와 달리 르네상스 이탈리아 미술에 대한 인용이 강한데, 종합적으로 단순한 형식미가 훨씬 강해졌다.

실제로 [Closer]는 [Unknown Pleasures]보다 치밀한 형식미를 지니고 있으며 전작하고는 다른 앨범으로 지적받는다. 연주에서도 [Unknown Pleasures]의 어설픈 전자음을 일신했으며, 밴드의 기량도 한층 성숙해졌긴 하지만 [Closer]는 앨범 후반부로 갈수록 분노와 절망보다는 죽음에 대한 허무, 초월과 달관을 보이는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Twenty Four Hours"를 지나면 장송곡 풍의 대곡 "The Eternal"과 "Decades"은 그런 초월과 달관으로 가득찬 곡으로 유명하다. 보컬인 이안 커티스가 이 앨범을 완성한 뒤 자살을 선택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이 앨범에 죽음 앞에 있는 인간의 심상을 고도로 예술적인 형식미로 담아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피터 새빌은 [Closer] 앨범 커버 작업을 통해 조이 디비전과 이안 커티스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죽음과 초월, 달관의 심상을 텍스트와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강하게 새겨넣고 있다.

피터 새빌은 한국 디자인 잡지와 인터뷰에서 “나는 탈기능주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앨범 커버가 그 좋은 예인데, 앨범 커버의 첫 번째 기능은 내용물의 보호이기 때문에 사실 커버에 있는 그림의 기능성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내일 마돈나 신보가 나온다고 치자. 사람들은 커버가 어떻든 그 앨범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내가 뉴 오더(New Order)-조이 디비전의 후속 밴드-의 앨범을 디자인했을 때, 그들은 심지어 커버에 타이틀이나 자신의 이름마저도 넣지 않길 원했다. 나는 그렇게 나만의 ‘자치(autonomy)’ 디자인을 이미 하고 있었던 것이다.”라면서 팩토리 레코드와 앨범 아트 작업을 탈기능주의적인 디자인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점에서 피터 새빌의 조이 디비전 앨범 커버 작업은 최소한의 이미지와 텍스트로 탈기능주의적인 가능성을 발견한 최초의 작업이며 동시에 그만의 디자인 철학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피터 새빌이 만약 앨범 커버 디자인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면 이미지와 텍스트 각각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의미들을 하나로 결합하는 걸 통해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한 결합으로 아름다움을 일궈내면서도 동시에 앨범 커버 안에 음악에 담겨있는 분위기와 아우라라는 기능을 담아내는데 성공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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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av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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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중 하나입니다. 이 분 작품을 처음 본 게 조이 디비전의 [Unknown Pleasure] 커버였는데, 무척 충격적이였습니다. 아 이렇게도 디자인이 가능하구나라는 느낌이였죠. 그 후 제가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호하게 된 것도 모두 이 분의 영향이 큽니다.

60년대 등장한 힙노시스라는 천재 집단의 활약으로 앨범 표지 디자이너가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 피터 새빌 역시 앨범 표지 디자이너를 예술가로 대접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사람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디자인한 작품들은 모두 대중 음악의 만신전에 올라 갔으깐요. (조이 디비전, 뉴 오더, 스웨이드)

지금도 개인 스튜디오 차리고 열심히 작업하는 중. 마무리로 그가 작업한 작품들 커버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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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Division - [Unknown Pleasure]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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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Division - [Closer]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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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p - [This Is Hardcore] (1998) 존 커린과 공동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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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ie - [Saturnz return] (1998) 하워드 웨이크필드와 공동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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