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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Go To Fly/만화 (20)
울버린 [Wolverine] (1981)


울버린

저자
크리스 클레어몬트 지음
출판사
시공사(만화) | 2013-04-2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엑스맨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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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클레어몬트와 프랭크 밀러의 [울버린]은 소위 프랭크 밀러의 초기 시절에 나왔던 만화책이다. 울버린 1-4 이슈와 언캐니 액스맨 172-173 이슈를 묶었다고 보면 좋다. 대체적으로 울버린이라는 마블 내 최고 인기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울버린 웨폰 X]와 이 책을 드는 경우가 많고 2013년에 나온 영화 [울버린]도 이 만화책에서 많은걸 빌려왔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것은 [울버린]은 오해와 달리 프랭크 밀러가 혼자서 글 쓰고 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리스 클레어몬트라고 엄연한 글작가가 붙어있다. 하지만 [울버린]을 소개할때 프랭크 밀러의 이름은 반드시 언급되는데, 이는 프랭크 밀러의 작가적 개성이 [울버린] 이후로 크리스 클레어몬트를 압도할 정도가 되었다는걸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울버린]은 프랭크 밀러의 대표작인 [다크 나이트 리턴즈] 이전에 나온 시리즈다.) 물론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클레어몬트가 생각했던 울버린과 밀러가 생각했던 울버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가서 시너지 효과를 보였던 것도 있다. 

울버린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인가라는 점에서 [울버린]과 [울버린 웨폰 X]은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짐승 병기의 운명을 타고났지만 인간이길 포기하지 않는 뮤턴트의 투쟁기다. 다만 개별 요소는 다르다. [울버린 웨폰 X]는 존 카펜터의 [괴물] 같은 한정된 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몬스터 서스펜스/호러물, 프랑켄슈타인 풍의 실패한 창조주, 실내극의 요소를 도입해 극한 상황에 짐승이 되어가지만 인간이길 포기하지 않는 로건이라는 캐릭터의 내적 갈등에 집중했다. [울버린]은 좀 더 울버린이 캐릭터들이나 배경하고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집중한다. 여기엔 사이클롭스나 스톰 같은 엑스맨 멤버들도 등장하고 그 유명한 야시다 마리코도 등장한다.

크리스 클레어몬트와 프랭크 밀러가 끌어오는 배경은 다름 아닌 일본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이 일본은 현실의 일본하고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울버린]이 그려내는 일본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이나 소피아 코폴라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 같이 일본인이 그려낸 일본을 본 외국인들이 그려낸 일본에 가깝다. 그래도 교묘하게  일본 서민들의 삶을 다룬 고전 일본 영화들 속에 자신의 고상한 취향을 은밀하게 섞어놓은 [사랑에 빠진 것처럼]이나 현대 일본 팝 문화가 존재하는 일본의 현실을 그려낸 쪽에 가까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달리, [울버린]은 [퍼시픽 림]처럼 일본 팝 문화가 그려내는 세계를 그대로 현실에 이식하는 쪽에 가깝다.

[울버린]의 일본 문화에 대한 애정은 당시 1980년대라는 특수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당시 일본의 경제적인 발전에 따라 미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관심과 경계심이 커졌다. 사실 예전부터 일본은 서구권에 많이 노출되온 나라기도 했지만 그 문화가 본격적으로 서브컬쳐에 스며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 쿠로사와 아키라가 서구권에서 환대를 받고 쿠로사와의 빠였던 [스타워즈]가 사무라이 이미지를 이용해 제다이라는 희대의 서브컬처 아이콘을 만들면서부터다. [울버린]에서 보여주는 사무라이에 대한 이미지는 [7인의 사무라이]나 [요짐보], [인의 없는 전쟁] 같이 꾸준히 쌓여져 왔던 일본 사무라이 영화나 (소위 인협이라 불리는) 야쿠자 영화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물론 [블레이드 러너]나 [뉴로맨서]에서 볼 수 있었던 '도래한 미래'로 볼 수 있는 일본 도시 조경에 대한 충격도 담겨있다.

그렇다면 왜 하고많은 일본 문화 중에서도 '사무라이'인것인가? 그 점을 지적하기 전에 울버린 캐릭터의 기원이 서부극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걸 알아둬야 할 것이다. DC의 슈퍼맨이나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로 대표되는 미국식 정파 히어로와 달리 울버린은 DC 배트맨과 더불어 다크 히어로로 분류되는 캐릭터다. 이런 현대적인 다크 히어로의 이미지는 보통 서부극의 무법자와 느와르의 탐정에서 비롯되었다는걸 주지해야 할 것이다. 야생엔 무법자가 있다면 도시엔 탐정이 있다고 할까. 이 중 배트맨이 탐정 이미지를 가져갔다면 울버린은 무법자를 가져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울버린의 탄생이 1880년 캐나다 서부 앨버타 주라는걸 생각해보면 그가 서부 개척사 시절에 몸을 담그고 있는 캐릭터라는건 쉽게 알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원은 안락한 집을 떠나 정처없이 세상을 방황한다는 서부극 무법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방랑 클리셰 중 하나로 시작된다. 그렇기에 그가 프로페서 X가 이끄는 엑스맨에 가입한다는 초기 설정은 그가 오랜 방랑 끝에 자신을 받아주는 공동체에 들어서는 익숙한 서부극의 서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최근 전개된 울버린의 죽음 이슈에서 그가 스스로 만든 공동체를 떠나는건 그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어찌보면 두 작가가 울버린에게 일본 사무라이 문화를 붙여준 것은 서부극 화법에서는 그다지 잘 다뤄지지 않았던 (사실 서부극 자체도 산업혁명이 진행된 뒤에 나타난 장르라 이 부분은 "인디언"이 아니면 깊게 다뤄지진 않는다. 단적으로 서부의 무법자들은 '총'을 쓴다.) 울버린의 '야수성'을 보듬어줄 단초를 발견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무사도나 추신구라에서 보여주는 폭력과 그것이 어떤식으로 작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유교의 인의예지에 기반한) 주장들은 분명 매혹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물론 역사책을 들여다보면 일본의 사무라이는 어떤 고상한 전사가 아닌 그냥 먹고 살기에 바빴던 평범한 공무원들이라는게 명백히 드러나지만 (이미 일본 작가와 영화감독들이 탐구한 영역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는 야마나카 사다오의 [인정 종이풍선]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하나], 야마다 요지의 [황혼의 사무라이]가 있다.) 적어도 사무라이 문화가 '이상'으로 삼고 있는 폭력과 절제의 조합은 여러모로 미국의 만화 작가들에겐 '이국적'인 매력으로 다가왔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울버린]은 타자의 문화에 대한 순진한 편견과 이해, 폭력, 시적인 고독을 품은 굉장히 이상한 매력을 지닌 만화가 된다. [울버린]은 로키 산맥에서 사람에게 다쳐 죽어가면서 발광하는 곰을 처치한 뒤 씁쓸해하는 무법자라는 서부극의 영역에서 출발해 일본에서 있었던 짧은 연에서 찾아온 비극적인 정혼 소식에서 비롯된 암투라는 사무라이/야쿠자물의 영역으로 넘어가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와중에 울버린은 폭력과 타자의 문화가 가지고 있는 외부인에 대한 배척 (의외로 이 부분은 작가들은 일본인이 외국인 보고 내뱉는 가이진外人라는 단어를 제법 예리하게 쓰이고 있다.)를 맞닥트리면서 자신의 야수성과 인간다움에 대한 고뇌를 하며 답을 얻는다. 

이 과정 속에서 두 작가들은 미국 히어로와 서부극의 무법자, 일본 사무라이과 닌자, 야쿠자를 한껏 뒤섞으면서 거기서 튀어나오는 혼종을 즐긴다. 사무라이의 명예를 중얼거리며 답답하게 고집 부리면서도 아버지를 처단하는데 동의하는 마리코와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이국적 팜 파탈 닌자 유키오로 대표되는 일본 여자 캐릭터들과 서부극 히어로 울버린이 맺는 [나비부인]적 관계가 그럴것이다. 그들은 현실적이지 않고 지극히 장르적으로 과장 왜곡되어 있지만 동시에 상당한 깊이를 지니고 있는 흥미로운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그런 과장되고 왜곡된 서사와 캐릭터들은 1980년대 미국 만화 특유의 현란한 색감과 장면을 설명하는 독백, 독특한 타이포그래피, 도쿄와 미야기를 오가며 마천루와 일본 성과 정원, 닌자와 사무라이 간의 액션을 단칼에 그려내는 프랭크 밀러 특유의 잉크선 굵은 화풍으로 구체화된다. 한마디로 1980년대 미국 아니면 낳을수 없었던 시각 예술인것이다.

[울버린]은 그 점에서 당시 동료들과 달리 후발주자로 출발했던 (울버린은 1974년에 나온 캐릭터였고 동료들과 달리 갓 10년째 되던 신생 캐릭터였다.) 울버린이라는 캐릭터의 개성을 확고하게 자리잡게 한 수작이며 이후 [다크 나이트 리턴즈]로 꽃 필 프랭크 밀러의 마초 미학의 단초를 찾아볼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프랭크 밀러의 다른 대표작인 [로닌]과 더불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닌자 슬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일본이 본 서구가 받아들인 일본'라는 이상한 매력이 어디서 기원했는가를 찾아볼수 있는 중요한 단서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마블의 상술 때문에 결말이 클리프행어로 끝나 단권 완결성은 부족해 이후 이어지는 내용은 결국 마블 언리미티드를 끊어서 봐야 한다는 점이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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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니아의 기사 읽는 중


니헤이 츠토무의 만화는 사실 소문만 들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다가 시도니아의 기사가 애니화 되고 여기저기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서 봐야 되겠다는 생각+최근 하던 일이 안 풀린 것에 대한 화풀이로 싸그리 들고와 읽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코스믹 호러물입니다. 세대 우주선를 다룬 SF (하인리히의 [조던의 아이들]이라던가.)에다가 건담 스타일의 메카닉 액션을 끼어넣은듯한 내용입니다. 다만 이 메카닉 액션이 한 대 한 대가 강한게 아니라 고만고만한 스펙의 메카닉이 뭉쳐 악전고투 끝에 밀어붙이는 처절함이 돋보인다고 할까요. 그렇기에 주인공의 먼치킨성이 적절하게 조절되는 감이 있습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날뛰어도 기본적인 화력+a 정도니깐요. 적쪽도 성장을 하고 힘겹게 싸운다는 느낌이 진짜 팍팍 듭니다. 츠무기 나오는 부분에서도 완급 조절이 탁월하다고 할까요.


이야기 자체는 무난하면서도 재미있게 풀려가는 편입니다. 가우나라는 생명에 대한 설정이나 비주얼 같은건 독창적인 부분도 있고 (약간 [솔라리스] 삘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작가가 디테일와 물량 면에서는 독보적이라 하는데 시도니아의 사회상을 묘사한 부분은 진짜 뚝심 하나가 느껴집니다. 감탄하면서 읽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캐릭터들 자체도 하나하나가 은근하면서도 톡톡 튀는 맛이 있다고 할까요. 특히 츠무기가 매우 귀엽습니다.


여튼 만족스러운 만화책이였습니다. 앞으로도 사모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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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션 W 1권 감상



디멘션 W. 1

저자
이와하라 유지 지음
출판사
학산문화사 | 2014-02-20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이와하라 유지의 만화 『디멘션 W』 제1권. 차원간 전자유도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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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보다 가지고 있는 일본 만화책이 별로 없습니다. [지어스] 완결 이후로 모으고 있는것도 별로 없고. 그러다가 갑자기 [디멘션 W]를 사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1화 정도 읽어보고 재미있어서 모으기 시작했다고 할까.


-이와하라 유지의 만화는 예전에 [가시나무왕]을 읽어본게 전부입니다. [가시나무왕]에 대한 제 느낌은 


1. 제목만 듣고 판타지물인줄 알았는데 SF+크리쳐+심리스릴러여서 놀랐다. 

2. 결말이 좀 날아간다. (아뇨 그 부록 결말 얘기하는건 아니고 본 결말 말입니다. 분명 끝맺음한것 같은데 저기서 끝내도 되나 그런 느낌이였습니다. 아무리 다 해결됬다고 해도 너무 경사났네 경사났어~ 아니야....?? 이런 느낌.) 

3. 그림은 쩐다. 


그림이야 취향이고 폐쇄된 공간에서 그로테스크한 생물들하고 생존투쟁극 벌이는 것도 괜찮았고 가끔 쓸만한 심리 묘사도 나오는데 전반적으로 미숙하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남아 있어서 수작은 못 됬던 그런 느낌입니다. 그래도 재밌긴 했습니다.


-오카무라 텐사이가 DTB 3기 먹튀를 한 뒤 먹고 살길이 없어져 연재를 시작한 [디멘션 W]는 좀 다르다는 느낌? 일단 공간 자체도 좀 탁 트인 곳으로 옮겨져 가시나무왕보다는 훨씬 밝은 느낌입니다.


-1권 자체는 무난하다? 그런 느낌입니다. 소재나 전개 자체는 [가시나무왕]보다 이 쪽이 훨씬 재미있다고 할까... 근데 작가가 [DARKER THAN BLACK] 영향을 많이 받았더라고요. 남녀 콤비 캐릭터, 옴니버스+큰 줄기 형식 구조가 확실히 DTB를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카우보이 비밥]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고. 여튼 초반은 떡밥도 여기저기 배치하고 액션도 적절히 섞어놓고 B급다운 즐거움을 추구하려고 애쓴 것 같더라고요. 떡밥 던지고 회수하는, 구성 면에서는 제법 능숙하게 잘하고 있는지라 많이 발전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 [가시나무왕] 말고는 읽어본게 없어서.... 


-은근히 198-90년대의 SF 액션 만화를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뭐 니헤이 츠토무처럼 딥딥다크한 수준은 아니고 나이토 야스히로처럼 경파하게 액션이 섞인 쪽에 가깝습니다. 심도있는 이야기를 전개할떄도 있지만 대부분 장르 컨벤션...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배경 설정은 확실히 흥미롭고 고도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코일이라는 대체 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그림자를 스릴러의 형태로 보여주는 시도는 높게 살만합니다. 개별 소재는 특이할게 없지만 조합이 괜찮아서 신선해보인다고 할까요. 전반적으로 구식 SF 액션+하드보일드 탐정추리물+테크노 스릴러 이런 느낌. 다만 안드로이드와 코일, 차원 W 간의 연계 과정을 잘 설명해주지 않으면 망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공간감를 묘사하는 부분은 확실히 짬밥이 생겼는지 발군이더라고요. 히로인인 미라가 골목길로 내려가는 장면 같은건 약간 빨간 두건 필도 좀 나서 재미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초반부는 빨간 두건을 비틀어놓았다고 해석할수도 있을 것 같네요. 망토가 고분고분하지 않고 늑대 역의 캐릭터가 악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달라지긴 했지만.


-액션 연출도 깔끔해서 좋습니다. 컷을 뜯어봤을떄 이와하라는 속도감이 느껴지는 스타일의 액션 연출을 선호하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주인공인 쿄마가...



그냥 평범한 악당

좀 곱게 썩어있는 편입니다. 이와하라 유지 남캐들이 동태눈깔에 삼백안이라는건 차치하더라도 명색이 히로인인데 막 넘어트리질 않나, 협박하질 않나, 보쌈하질 않나... 이제는 익숙한 동물계 (마블의 울버린 닮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하드보일드 아저씨 캐인데 이런 식으로 성격이 썩어있는 캐를 제가 좋아해서 (샘 피셔라던지) 호감에 가깝습니다. 음?


캐릭터 자체야 흔하긴 해도 히로인인 미라하고 조합이 제법 재미있습니다. 뭔가 서로 톡톡 쏘아붙이는 그런 느낌의 조합인데 만담 부분에서는 스크루볼 코미디 느낌도 좀 나는 커플입니다. 하지만 쿄마는 그레고리 펙이나 캐리 그랜트가 아니였다. 아냐 로버트 미첨일지도...!


-아 히로인인 미라가 졸랭 귀엽습니다. 꼬리 흔드는 것도 그렇고 친절하면서도 떽떽거리는 말투가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여러모로 작가가 캐릭터 메이킹에 좀 고심을 한 것 같은데 이 부분은 확실히 성공이라 할 수 있을듯 합니다.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저는 재미있게 봤는데, 취향에 안 맞으면 재미없다고 느낄 부분도 있을겁니다. 무엇보다도 작품 자체가 구식 느낌이 강해서..... 여튼 날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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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우드
키스우드.1
카테고리 만화 > SF/판타지
지은이 안성호 (누룩미디어,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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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을 올려놓긴 했지만 네이버 웹툰 연재분 보고 씁니다.

-사실 저도 이 만화를 서핑 중에 발견하고 보게 됬는데, 이 만화 정말 대단합니다. 1화 보기 시작해서 1시간만에 정주행을 해버릴 정도였으니깐요.

-내용을 설명하자면, 세상과 고립되어 식물만을 키우며 살아가던 중년의 정원사 설씨가 사고를 당하고 의식불명 상태에서 나무들의 세계로 인도받아 오게 되고 모험을 하게 된다는게 대략의 줄거리입니다.

-물론 여기저기 영향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무를 주요 상상력의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모노노케 히메를, 폐쇄된 공간에서 엄격한 룰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라는 부분에서는 하이바네 연맹을 떠올렸습니다. 조곤조곤한 톤으로 무거운 주제와 슬픔을 이야기하는 판타지는 이미 판타지 장르에서 익숙한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키스우드는 그 장르의 걸작들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배경이 되는 나무들의 세계는 불필요한 확장이나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정확한 어조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거칠지만 생생한 힘을 가지고 있는 그림체는 그 세계의 미를 제대로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전작 [휘파람 왈츠단]도 괜찮았지만 키스우드의 그림체는 한층 발전했습니다.

-타이트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도 상당한 깊이가 있습니다. 테마라는 측면에서 [키스우드]는 진정한 즐거움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던 [휘파람 왈츠단]에서 더 나아가는데, 바로 속죄와 이해입니다. 사람이 흔히 저지르는 죄와 어리석음, 실수에 대한 속죄, 사람 간의 관계가 가지는 복잡함과 그걸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집착 같은 무거운 이야기들을 치밀한 전개와 존중받을만한 캐릭터들을 통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결말은 정말 시적으로 아름답습니다. 작가 분은 겸손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봤을 뿐이라지만, 이 분의

-비록 연재 내내 그렇게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저도 완결 나서야 겨우 알게 됬으니깐요.) 이 만화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묻혀지기엔 너무 안타까운 작품이라고 할까요. 차기작 나오면 언제든지 사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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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스 11권 감상 / 노리린 1권 잡담
ZEARTH.11(지어스)
카테고리 만화 > SF/판타지
지은이 KITOH MOHIRO (대원씨아이(주), 2010년)
상세보기

-드디어 이 만화도 완결이 났군요. 대략 애니화 되기 살짝 이전부터 모으기 시작했는데, 4년만에 완결이 났습니다.

-완결권은 뭐랄까 가슴을 휑하게 만들더라고요. 치즈와 더불어 정신적으로 가장 극단적인 면모를 보였던 우시로 쥰의 심경 변화와 그 마무리는 참 쓸쓸했습니다. 특히 마무리는 정말 가슴에 뻥뻥 구멍을 뚫어놓더라고요.

-우시로 쥰의 에피소드는 여러모로 작가의 시선이 확장됬다는 걸 보여줍니다. 내용 누설에 민감한 만화여서 뭐라 길게 적기엔 그렇지만, 대략 '폭력을 쓴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막중한 일인가'에 대한 것이라고 적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질문들을 하나로 압축한 에피소드입니다.

-코에무시 편은 후일담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그래도 "신이라는 건 수식이야.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물리법칙이지."라는 대사는 곱씹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키토 모히로의 종교관이라는게 드러난다고 할까요.

-키토 모히로의 철학관은 카뮈적입니다. 부조리에 저항하는 강렬한 삶의 투쟁과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 경의를 표하며, 동시에 서서히 사람의 삶에 대한 감각을 죽여가는 현실에 대한 차디찬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그는 '삶을 당연히 생각하고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 사회는 잘못되었다.'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 와중에 스러저 가는 인간이라는 사물에 대한 덧없는 아름다움과 쓸쓸함이 드러나는 '모노노아와레'가 속속 표출되는데, 삶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과 타자에 대한 이해 (마치 에피소드가 대표적입니다.)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군국주의의 죽음에 대한 찬미와 확실히 선을 긋습니다.

-비록 굉장히 잔인한 설정이지만, 키토 모히로는 찌질스럽게 캐릭터를 이해하지 않고 마구 난도질하고 픽 버려버리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만들어 낸 캐릭터의 욕망과 사상적, 윤리적 배경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으며, 그 캐릭터에게 자주성을 부여하는데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혼다 치즈루 같은 캐릭터에서 그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설정은 정말 막장이지만 (윤간+원조교제+복수), 이 캐릭터가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기 내세우는 논리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 후 자신의 논리가 부서지는 과정에서 느끼는 본인의 정신적인 고통도 이해될 수 있는 잘 표현되어 있고요. 이 사람은 "찌질스러운 일본 오타쿠 작가"하고는 격이 다릅니다. 게다가 미적 감각도 탁월하고요.

-지금 자세한 리뷰를 쓰기엔 시간이 촉박해서 리뷰는 다음에 출소하면 쓰도록 하겠습니다.

のりりん(1)(イブニングKC)(コミック)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키토 모히로 (講談社, 2010년)
상세보기

-그래서 지어스 끝나고 새로운 연재를 둘 씩이나 돌리고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なにかもちがってますか고 하나는 이 노리린입니다. 전자는 격월이고 이건 월간이니 아마 이걸 주력으로 내세울 생각인듯 합니다. 이브닝은 시마 과장이 연재되는 , 성인 취향의 나름 인기 만화 잡지인데, 키토 모히로도 빛의 세계로 가고 싶은가 봅니다. (...)

-그런데 내용이 밝다고 합니다! 믿을 수 없어! 2권부터 훼이크다! 드립 칠 것 같아! 이런 생각은 저만 한게 아닌듯 합니다. 

-자전거를 싫어하는 29세의 독신남 마리코 카즈노리가 자동차 면허 정지되는 바람에 자전거의 세계에 빠져든다...라는 내용인데, 우선 주인공 선택이 파격적이다는게 제 느낌입니다. 쥬브나일의 어두운 세계를 다루던 키토 모히로가 성인을 주인공으로 삼다니, 믿을 수 없네요. 게다가 히로인인 오다 린은 여타 모히로 슨샘 여캐들과 달리 상큼한 웃음을 잘 짓는 모...모에한... 슨샘도 대세를 피할수 없었근영 사실 지어스에서도 은근히 유머 감각이 출중한 모습을 보인걸 생각하면 이런 내용도 잘 소화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빨리 정발 합시다. 내용도 먹힐만하잖아요. 이것도 사모을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주인공 카즈노리는 [망념의 잠드]의 테라오카 후루이치를 닮았 (.... 이에 대해 저희 형은 "절친한테 여자 뺏기고 자전거 바퀴에 자기 머리 끼워서 박살내면서 엔딩"라는 의견을... 버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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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s & Cons about Paint it Rock. 1
PAINT IT ROCK. 1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남무성 (고려원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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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음악 역사에 대한 재즈 평론가 남무성 씨의 만화입니다. 도서관에 우연히 들어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빌려서 읽었습니다.

장단점을 요점 정리 식으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Pros
1. 전반적으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2. 독자들의 구미를 적절히 당겨주는 에피소드와 록 음악사를 적절히 넣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임.
3. 로큰롤의 정의로 시작한 건 정말 굿잡
4. 그림체도 무난하게 잘 그렸음. 카툰이라는 걸 고려해볼때 합격 수준임.
 -여담인데 시쳇말로 이 만화책에서 가장 모에한 캐릭터는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그레이스 슬릭. (이 분이 여자라는 걸 이 책 읽고 처음 알았음... 아무튼 그림을 보면 완전 여신임.) 남자 캐릭터는 에릭 클랩튼이 가장 보정을 많이 받는듯. 형님 간지가 철철 넘치십니다.
 -로버트 프립의 사우스 파크 캐릭터화는 좀 쩔었음. 
5. 블루스가 로큰롤에 영향을 준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잘 정리되어 있음.
6. 프랭크 자파에게 한 장을 할애한 것도 GJ. 묻힐수도 있는데 잘 조명했다고 할까. (재즈 평론가라는 부분이 이점으로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7. 유머도 꽤 있어서 그리 딱딱하지 않음.

Cons
1. 문제는 그 유머 스타일이 너무 개드립
 -그 개드립도 종종 불쾌한 구석이... (비틀매니아들 (주로 여자들)을 지X로 표현한 부분은 이래도 되는건가...싶더라고요.)
 -그외에도 억지로 우겨넣은, 실패한 유머도 보임.
2. 버즈Byrds가 딸랑 2컷? ('밥 딜런과 함께 포크 록을 일으켰다. 딜런 곡 녹음했다. 끝.' 이들이 록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좀 푸대접... 심지어 아티스트 설명 페이지에도 없다!)
3. 개인취향이겠지만 프로그레시브 록 비중이 많다는 점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음.
 -뉴 트롤즈가 역사적인 밴드라는 건 알겠지만 영미권 록 역사를 주로 설명하는 책에서 이탈리아 밴드인 그들이 굳이 등장해야 했을까는 좀 갸우뚱. (성시완 씨의 영향력이 보이는 부분이라고 할까요.) 내용도 2007년쯤 내한 공연 당시 느꼈던 사담이 많은 것 같고.
 -(작가도 어느정도 인정하듯이) 록시 뮤직을 프로그레시브 단락에 집어넣은건, 좀 미스라고 사료됨.
 -브라이언 이노 초기작들에 대한 평가도 좀 오류. 사실 앰비언트 연작 이전 초기작들은 아방가르드 성향이 그렇게까지 심화되지 않았음. (서구권 평자들이 초기작들을 솔직한 팝록의 걸작이라고 말할 정도니 말 다했죠.) 그리고 프로듀서로써 활약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도 좀... 그보다 장 자체가 좀 뚝 잘린다는 느낌.
4. 어쩔 수 없는거겠지만 사진을 트레이스한 컷이 많음.
5. 비평적 오류라는 부분이 보임. 특히 마지막 장에 실려있는 뮤지션 연관도에서 Soul 항목에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을 넣은건 아무리 봐도 꽝임.
6. 데이빗 보위는 어디 갔어! (데이빗 보위는 2권에 나온다고 합니다.)
7. 막판에 가면 정리가 안 되서 허덕거리는 모습이 좀 보임. (게다가 2권 예고를 보면 90년대까지 포괄할 듯 한데, 그냥 3권으로 가시는게...)
 -그리고 책 순서가 좀 뒤죽박죽이여서 헷갈릴 가능성이 큼.
8. 지미 헨드릭스&슬라이 스톤-마일즈 데이비스의 영향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결론
단점이 좀 많이 적긴 했지만, 일단 록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라면 읽을만 합니다. 요점 정리도 잘 되어있고, 중요 아티스트들은 왠만해선 다 알 수 있습니다. 입문서로는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미 록 음악에 대해 알고 있다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석원 님 말씸대로 유머가 좀 치명타라는 느낌이 강하더라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2권도 볼 생각입니다만.

여담이지만 재즈 평론가가 그리는 록 만화라는 수식어가 좀 심하게 유니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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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 영미/유럽 만화책 두 권 감상문.

두 권 다 보고 싶은 만화책이였는데, 우연히 둘 다 학교 도서관에 있더라고요. 빌려와서 봤습니다.

푸른 알약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프레데릭 페테르스 (세미콜론, 2007년)
상세보기

스위스 만화가의 자전적인 연애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화입니다. 다만 이 연애라는게 평범하진 않은데, 바로 여자와 여자의 아이(여자가 이혼했습니다.)가 에이즈 양성이라는 거죠.

그렇게 거창한 스케일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딱 소품 수준이에요. 이야기도 짧고, 등장 인물들도 여유롭게 사는 교양 있는 지식인들이여서 큰 충돌이나 갈등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소품 수준의 스케일 내에서 파고들어가는게 꽤 좋습니다. 놀랍도록 깊이가 있고, 진실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순수하면서도 살짝 찡해진다고 할까요. 신변잡기 만화의 테두리를 넘기 위해 동원하는 환상적인 장치들도 효과적입니다. (사실 작가가 SF/판타지 만화로 더 유명하다더군요.)

다만 너무 짧다는게 아쉽습니다. 사귄지 1년차 되는 순간 끝이 나는데(출간 연도가 2001년), 8년이나 지금 이 만화를 보니 결말이 성급한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들더군요. 좀 더 이야기가 나올법한데 거기서 뚝하고 멈추니 아쉽더라고요. 하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깊은 사유와 그 동안 겪였던 험난한 과정들을 생각해보면 잘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분들 최근 소식을 알 도리는 없으니 ㅠㅠ)

덧. 전 처음엔 여자 이름이 키티인줄 알았습니다...나중에 다시 보니 카티라는군요.
덧2. 놀랍게도 남녀의 알몸이 나오는데도 별다른 제제가 없습니다. 세상이 좋아진 걸까요? (물론 이 만화, 고연령층용입니다. 묘사도 그렇지만 주제가 꽤 심도 깊은 편이에요.)

고스트 월드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대니얼 클로즈 (세미콜론, 2007년)
상세보기

예전에 [판타스틱 소녀 백서]라는 영화를 보고 그 허무주의에 빠진 분위기에 푹 빠져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중에 그 영화가 만화 원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번역본이 나왔으면...'라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가 2007년에 번역본이 나왔고, 너무 기쁜 나머지 블로그에 포스팅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나왔다 해도 동네 도서관에는 이 책이 없어서 보질 못했는데, 드디어 빌려서 봤습니다.

만화 자체는 영화하고 거의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기본적인 골격이나 감흥은 영화나 만화나 같습니다. 하긴 영화 각색을 원작자가 했으니 별 변화가 없는건 당연하겠죠. 일단 미국 교외 소도시(아마 LA 근교로 보입니다.)에 사는 이니드와 레베카라는 소녀들이 동네를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에 대해 시니컬한 코멘트를 에피소드 식으로 남긴다라는 이야기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영화의 시모어는 영화 오리지널 캐릭터더라고요. (그 비슷한 캐릭터가 만화에 있긴 합니다만.) 아마 영화 시나리오 쓰기 편하게 사건의 중심점이 되는 캐릭터를 새로 만든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영화판은 중심사건이 건조한 일상을 깨트리지 않는 내에서 꽤 드라마틱해졌습니다. 시대도 만화쪽이 좀 더 명확한데 대략 1990년대 얼터너티브 시절입니다. 이런 시대니 이니드나 레베카가 90년대 슬래커 세대처럼 행동하는건 당연하겠죠.

참 허무하고 황량한 만화/영화지만 그래서 왠지 공감이 가더라고요. 아마 그네들이 사는 미국 소도시가 제가 살고 있는 남양주시하고 비슷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둘 다 평화롭지만 따분하죠. (그래도 그곳은 파헤쳐 볼때라도 있습니다만...) 아마도 제가 이 만화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그네들이 진저리치는 변두리 소도시의 따분한 삶이 어떤 건지 대충이나마 알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나 만화나) 마지막의 결론은 그래서 참 허무하면서도 묘하게 해방적입니다. 이니드가 유령 세계에서 사라져버리는 거든요. 다만 그냥 훌쩍 사라져버리는 영화판 이니드와 달리 만화판 이니드는 막연한 목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점성술사하고 만나는 장면이나 대학 떨어지기 직전 레베카하고 나누는 대화가 그렇죠. 물론 여전히 모호하기 짝이 없지만.

여튼 엔딩도 엔딩이지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안경 쓴 레베카가 조쉬하고 데이트하는 장면을 보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는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니드도 비슷한 대사를 남기고요.) 저도 어른이 되고 사회에 적응하겠죠. 일단 남들에게 폐 안끼치는 어른이 되자는게 지금 당장의 제 목표입니다. 

덧. ....만약 얘네들이 지금 시대에서 성장하고 있다면 인터넷 보면서 시시덕대고 있었을지도요? ("어머, 조니가 졸라 못생긴 지 얼굴을 페이스북에 올렸네?" "우리 이거 합성해서 뿌리자" "킇ㅎㅎㅎㅎㅎㅎㅎㅎ" 대한민국이라면 디씨질하고 있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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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네테스 [プラネテス / Plane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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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의 첫번째 삶


다 봤습니다. 중간에 보다가 말다가 하다가 결국 결판을 봐버렸네요.

일단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만화의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우주시대를 배경으로 데브리 청소부인 하치마키와 타나베를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얽혀지면서 하나의 주제로 나아가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했지만, 기존의 SF만화와 달리 상당히 선적(禪的)인 분위기가 강합니다. 예를 들자면 선문답식의 질문이 어느정도 존재하고(많이는 아니지만), 여백을 활용한 컷 연출도 은근히 많습니다. 평범한 SF물과 달리 스펙타클함을 강조하기 보다, 디테일함을 강조하는 점도 그 예일듯 싶고요.

이 만화의 큰 주제는 바로 이 선문답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당신은 돌아갈 곳이 있습니까?

주인공 하치마키는 처음에 한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방해하거나 되는 것들에게 매정한 반응을 보이지만 어느 순간 그 분노에 허무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는 삶의 중요한 부분을 하나 깨닫게 됩니다. 그 과정이 한치의 센티멘탈리즘이나 시니시즘 없이 담담하면서도 성숙하게 그려지는데, 그런 태도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절대로 그 돌아갈 곳을 쉽사리 이야기하지 않는 태도도 좋았고요.

그 외, 개별 에피소드들이 전해주는 주제들도 좋았습니다. 캐릭터 설정 및 그림체도 좋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완벽합니다. 첫 장편인데도 이 정도까지 도달한 것을 보니 작가분이 괴물 맞긴 맞나봅니다.

개인적으로 하치마키 캐릭터는 초반엔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다니엘이나 베르너 헤어조크 영화하고 자꾸 싱크로 되 보이더군요. 상당한 집념과 그에 어울리는 광기를 가진 캐릭터라는 느낌이였습니다.(적어도 초반엔 말이지요)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강력추천합니다. 저번 [씨 인사이드] 때처럼 보고 난 뒤, 영혼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PS.제 인생은 결국 리뷰로 귀결되는군요ㅠㅠㅠㅠ 간단히 쓰고 끝낼려고 했는데, 또 리뷰를 쓰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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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스 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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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왔습니다. 믿기지 않네요;;;

애니화 되면서 기분이 좋았는지 귀두막굉님이 저지르셨나봅니다. 여튼 번역 출판도 초러시 고고고고고였습니다. 6권에서 7권은 거의 반년 걸렸는데, 7권에서 8권은 3개월 걸렸(...)

이번 권도 좋았습니다. 슬슬 끝이 보이는듯 합니다. 사람을 쥐락 펴락하면서 부조리한 인간사에 대한 통찰이 여전히 돋보이더군요. 다만 저번 권과 달리, 이번 권은 클레이모어(대인지뢰) 급 반전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 나름 충격이였습니다. 마지막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다 이 그지깽깽이들아!라는 느낌;;; 이거 도대체 결말을 예측할수가 없게 되버렸네요. 다음 권이 미치도록 궁금해지면서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특기할만한 점. 애니 1기 엔딩으로 쓰였던 이시카와 치아키의 'Little Bird'가 만화 속에 등장합니다. 무슨 장면인지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니 생략하고, 굉장히 마음 아리는 장면이라는 정도만 적어 놓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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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이터 원작 간단 감상
1.전반적으로 이야기 페이스가 산만하다는 느낌이였습니다. 원작자가 스토리 쓰는데 좀 서툴더군요. 특히 귀신 부활 부분은 산만의 극치.... 각 인물 시점이 정돈되지 않아 지루했습니다.

2.애니 보면서 캐치했지만, 역시나 원작에서도 90년대 대중 문화의 다양한 인용이 돋보이네요. 초반부에 소울 방에 붙어있는 Portishead와 Apehx Twin 포스터. 3권 정도에 나오는 No Surprise (필시 Radiohead 곡일듯) 등등... 전반적인 그림체도 힙합 문화에 영향을 받은 자유분방한 스타일이고, 등장인물들도 그렇군요.

3.2에서 이어지지만, 원작자는 Aphex Twin 팬인듯 싶습니다. 귀신 부활해서 비명 지르는 장면이 Aphex Twin의 'Come To Daddy' 뮤직비디오 오마쥬 같습니다. 어느 부분이냐면... 이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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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보신 분들은 어떤 부분인지 아실듯 :)

4. 2쿨 간다면 귀신 부활에 끊으면 좋을 듯 싶군요. 물론 확실히 다듬어야 되겠지만 말입니다.

5. 흠냐... 본즈가 70년대 미국 영화 감독 처럼 재미도 놓치지 않고 자기 할 말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 처럼 보이네요. 확실히 좋은 드라마나(장인-무기 관계는 좀 흥미로웠습니다.) 액션을 이끌어낼 가능성들은 있지만....작가의 역량 부족으로 잘 살려내지 못했다는 느낌이였습니다. 오란고교 호스트부와 비슷한 케이스였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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