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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재발매 캠페인 패키지 레이아웃 공개 (via 석원님)



라는데, 왠지 심드렁한 이 기분은 제가 존 레논에 대한 빠심이 열렬하지 않아서 그런가요? (...) 2000년도 리마스터 카달로그도 그리 나쁘지 않은 평이였던 걸 기억해봤을때 팔아먹기,의 스멜이 강하게 아니 확정적으로 느껴지네요.

뭐 아직 존 레논의 솔로 앨범은 한 장도 없으니 좋은 기회이긴 합니다만.




그나저나 패키지 사진을 보다가 이 사진에서 뿜었는데...





박스 사이즈가 잉여







저기에 뭘 끼얹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내용물로 간다면 잉여 박스 확정.

그 외 석원님 블로그 포스팅 보면 약소하게나마 뿜기는게 몇 개 있으니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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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Best Coast - [Crazy for You] (2010)

요새 아이튠즈 무료 싱글로 'Boyfriend' 잘 받아 듣고 있다가 생각나서 올려놓습니다. 베스트 코스트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베타니 코센티노라는 여성 뮤지션의 솔로 프로젝트형 밴드입니다. 최근에 첫 정규 앨범이 나왔습니다. 비디오 자체는 몇 달 전에 나온건데, 훈훈한 미소를 (...) 머금게 하더라고요. 저작권은 안 걸리나 몰라

'Boyfriend'도 그렇고 왠지 작년 걸스가 생각나는 트랙인데, 좀 나른한 느낌의 보컬과 JAMC 풍의 이지러지는 노이즈를 무기로 삼고 있는 Byrdish한 기타 팝이라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러고보니 출신 지역도 비슷하네요. 다만 걸스가 좀 내향적인 느낌이라면, 베스트 코스트는 행복감에 도취된 느낌이 강합니다. 인터넷 지인이신 제렘님은 라몬즈를 언급하셨는데, 확실히 라몬즈의 단순한 펑크 팝의 영향력이 느껴집니다.

참고로 남친 있었으면 좋겠다고 노래 부르던 그녀는 이미 품절녀인데, 그 남친은 Wavves 리더입니다. 그래서 Wavves 신보가 달콤해진거구나! 역시 사람은 사랑을 하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Wavves보다는 이 분이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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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의 시대

록시 뮤직과 그들이 1972년에 발표한 이 동명의 첫 앨범은 50년대 클래식 할리우드가 뽐냈던 퇴폐의 복권입니다.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이 안정된 경제와 컬러 필름이라는 신 기술 등장으로 과도한 화려함이라는 미학으로 폭발한 시기였죠. (이 미학은 더글라스 서크의 멜로 영화에서 아이러니컬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이들이 입고 다녔던 패션부터 시작해, 가사, 창법부터 시작해 당 앨범의 수록곡인 2 H.B.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이 곡의 HB는 연필심을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험프리 보가트를 지칭하는 약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은 50년대와 70년대 사이에 있는 간극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그 스타일을 소비하는 방식은 50년대처럼 내숭 떨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며 노골적입니다. 당연히 1960년대 성 혁명의 열기와 자유도 녹아있는데, 페리의 중성적이고 모호한 이미지와 이후 발표된 [Country Life] 표지의 헐벗은 여인네들은 50년대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과감함이 녹아있습니다. 다만 그들은 그 자유로움을 철저히 쾌락적으로 이용하고 있죠. 록시 뮤직이 글램을 이야기 할때 빼놓을 수 없는 밴드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글램의 '자극적이고 표피적인 즐거움'에 딱 들어맞거든요. 예술 학교 출신이라는 점답게, 그들은 영리하게 과거의 스타일들을 차용하고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은 밴드 전체의 성향보다는 보컬인 브라이언 페리 개인의 성향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Ladytron' 같은 곡에서는 또다른 천재 브라이언인 브라이언 이노의 입김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이죠. 50년대 SF 영화의 모노 사운드트랙 같은 오케스트라로 시작해 페리의 기름낀 보컬과 비비꼬인 멜로디, 힘껏 치솟는 기타와 신시사이저, 광폭한 색소폰이 인상적인 트랙인데, 후일 이노가 솔로로 전향했을때 내놓은 음악들과 깊은 연관성이 느껴집니다. 특히 'The Bob (Medley)'의 도입부 앰비언트 신시사이저는 꽤나 혁신적입니다.

하지만 킹 크림슨에서 퇴짜당한 페리가 자신의 창의력을 분출하기 위해 만든 록시 뮤직은 필연적으로 페리를 위한, 페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밴드였습니다. 물론 기타리스트였던 필 만자네라도 뛰어났지만, 장인에 가까운 인물이였고 (다들 갈리는 와중에 그만 그대로 있었다는 건 꽤 의미심장하죠.), 결정적으로 이들의 음악은 BACK TO THE 1950's를 주장하는 밴드답게, 음악이나 이미지 모두 강하게 페리의 보컬과 카리스마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습니다. 마치 버디 홀리나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말이죠. (50년대 로큰롤은 재즈 밴드처럼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보컬+쫄따구 장인 연주자들로 이뤄졌죠.) 페리의 승리로 마무리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페리의 나치 유니폼 드립도 이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록시 뮤직의 앨범 커버와 제목을 잘 보시다 보면,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 할 수 있으실 겁니다. 점점 시대가 과거로 올라간다는 점이죠. 특히 마지막 앨범 제목이 아발론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결국 기어이 신화의 영역에 손을 대고 만 것이죠. 그렇습니다. 브라이언 페리는 복고주의자, 보수주의자이자 지독한 탐미주의자입니다. 나치가 추구했던 엄격한 스타일과 극적인 화려함에 빨려들어가는건 당연했던 일이겠죠. 게다가 지금 페리는 영국 보수당 지지자입니다. 이노가 떨어져 나온 후 보위의 베를린 3부작과 실험적인 솔로 작품을 내놓고, 반전과 평화를 외쳤던 것과 더욱 대비됩니다.

스타일 이야기만 줄창 이야기했는데, 음악의 뼈대는 의외로 단순명쾌합니다. 직선적인 50년대 로큰롤과 색스폰과 피아노가 경박하게 폭주하는 카바레 소울 팝에 신시사이저가 주도하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거창한 (하지만 너무 나가지 않는) 스케일이 결합됬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거창한 스케일은 이노의 영향력이고, 저 세 가지는 페리와 나머지 밴드 성원들의 몫입니다. 록시 뮤직이 후일 펑크 록과 포스트 펑크, 나아가 뉴 로맨틱스의 간접적인 선조 중 하나로 기록되는 이유도 이런 단순명쾌함(과 번쩍번쩍한 스타일)과 거창함이라는 모순적인 매력에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록시 뮤직의 모든 앨범을 아직 제대로 듣지 못해서 이후 변화에 대해서는 그저 피상적인 말로 설명할 수 밖에 없지만, 평을 들어보면 이 앨범의 스타일을 계속 유지해나가면서 점점 상업적으로 변해갔다는게 중평입니다. 그 중평을 믿는다면, 록시 뮤직의 이 첫 앨범은 앞으로 이어질 록시 뮤직의 영광를 이해하기 위한 좋은 한 걸음입니다. 물론 명반이라는 건 두말나위할 것 없고요.



아케이드 파이어가 이번 달에 새 앨범 [The Surburbs]을 낸다는 건 아실겁니다. 그리고 어제 새 앨범이 공개되었습니다. 한국은 1주일 뒤에 공개될 예정이라는군요.

사실 공개된 신곡이 미묘했던 기억이 나서 평을 보고 사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곡을 듣는 순간, 1집을 들었던 격렬한 빠심이 다시 살아나 '이건 그냥 닥구!'라고 노선을 변경했습니다 -_-;; 도입부의 격렬한 현악 연주와 일직선으로 밀고가는 아케이드 파이어만의 로큰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정도 텐션을 유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유지한게 대단하더라고요.

물론 지금 공개된 평들도 상당히 좋습니다. 적어도 하이프라 등장한 뮤지션들 중에서 이만한 커리어를 이끌고 가는 뮤지션은 동료인 LCD 사운드시스템 밖에 없는 것 같군요. (인터폴? 스트록스? 먹는건가요? 아 어디선가 삼성 휴대폰과 같은 약어를 쓰는 밴드를 찬양하는 사람들이 오고 있어! 하지만 전 아직 그들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ㅈㅅ염. M.I.A.는 좀 휘청이고 있고...) 그나마 LCD도 이제 은퇴한다고 하니, 아케이드 파이어는 2000년대 등장한 밴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확실히 자기 위치를 점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앞으로 스테디한 힘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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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igi - [Maintentant] (2010, Tomlab)

적어도 이 블로그 방문객 중에서 팝 싫어하시는 분은 없을것이라 봅니다. 물론 팝도 무수한 장르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앨범은 5-60년대 스펙터리안 팝에 속합니다. 필 스펙터라는 천재가 창조하고 로네츠 같은 가수로 흥했지만, 시대의 흐름에 사라진 그 팝 장르입니다.

이 장르는 소박하지만 다양한 악기를 겹겹이 쌓아올린 소리의 층과 결로 승부하는게 목적인데, 이 점에서 이 음반의 제작자인 콜린 스튜어트와 닉 커고비츠가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록곡이 많은 편이고, 제작 기간도 상당히 길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앨범 곳곳에 장인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특히 'No, My Heart Will Go On'의 보드라운 질감의 드럼에 맑게 울려퍼지는 피아노나 'The Marquee'의 부드럽게 어루만져지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정말 풍윤하면서도 섬세합니다. 전반적으로 고즈녁한 앨범입니다.

참고로 석원님이 쓰신 해설지도 나름 명문입니다. 해당 장르와 당 앨범에 관련된 많은 지식과 개인적인 감상들을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는데, 음반만큼이나 정성이 담겨져 있는 글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단순한 잡지식이 아닌, 정말로 음악을 통찰하고 있는 멋진 글이니 음반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2. Sambassadeur - [European] (2010, Labrador)

이 사람들도 래브라도 레이블 소속입니다. 여기 소속 뮤지션으로는 라디오 디파트먼트가 있죠. 그렇습니다. 이 앨범의 성분은 스웨덴 팝입니다.

들으면서 라디오 디파트먼트 새 앨범이 좀 떠올랐는데, 라디오 디파트먼트보다 덜 마조히즘(즉 덜 날이 서 있습니다.)적이고 회고적인 감수성으로 가득찬 앨범입니다. 조금 순진하다 싶을 정도로 갈한 피아노 연주에서 쿵쾅거리는 드럼으로 이어지는 도입부가 인상적인 'Stranded'나 신스 스트링이 인상적인 'I Can Try'의 활기참으로 시작해 후반 트랙으로 갈수록 점점 템포를 늦추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도방정 떨지 않는 품위있는 편곡이 인상적입니다.

거의 5년을 투자해 제작되어, 15 트랙이나 수록하고 있는 지지와 달리 앨범 길이가 짧은 편입니다. 따라서 대작의 스케일은 없지만, 대신 소품의 소박한 멋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들으면서 느낀건데 두 앨범은 강한 공통분모이 있습니다. '우아함', '품위있음', '고전적인 팝' 이런거 말이죠. 그 점에서 이 두 장의 라이센스는 이제 시작한 레이블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구입한 앨범 중에 쿨라 쉐이커 새 앨범도 있는데, 이건 1집과 함께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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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들의 리즈 시절은 다모 스즈키가 뷁끼하던 시절이였는데, 그 이후인 이 곡도 꽤나 괜찮게 들었습니다. 듣자하니 캔의 최대 히트곡이자 마지막 히트곡 (물론 UK 한정)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방가르드에서 출발한 독일의 급진주의자들이 팝의 영역에 안착하려던 당시 모습이 담긴 곡이라고 할까요? [Ege Bamyasi]에서 가장 휭키한 댄스 트랙이였던 'I'm So Green'을 일렉트로닉하게 뒤튼듯한 곡입니다. 물론 Ege Bamyasi의 광기는 많이 희석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이런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것은 확실히 희귀한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LCD 사운드시스템 신보를 듣다가 문득 이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와와 기타나 베이스가 리듬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캔의 그것하고 많이 유사했거든요. 뭐 그렇습니다.
(정확히는 펜타포트였지만...)
공연 가는건 이번이 처음인지라 세 가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1. 카메라 고장 난 걸 체크하지 못했음.
2. 설상가상으로 휴대 전화 배터리도 오링.
3. 1번 알았다면 카메라 가방 그낭 록커에 넣고 올걸 ㅠㅠ

하지만 공연은 즐거웠습니다. 그것으로 된 거죠.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면...

의외로 드럼 파트가 많이 동원됬습니다. 전자 드럼 포함하면 세 대 정도? 물론 신시사이저 (마이크로코그인지 확인 못했습니다만... 확실히 빈티지 풍으로 튜닝한게 느껴지더라고요.)도 세 대나 동원됬습니다.

라이브 편곡은 앨범과 거의 동일했습니다만, 'All My Friends'의 쇠 두드리는듯한 느낌의 피아노 연주가 일반적인 느낌의 신스 피아노로 변한건 아쉽더라고요. 좀 붕 뜨는 인상이 사라졌달까. 가장 인상깊었던게 드럼이였습니다. 특히 'Movement'에서 두 대의 드럼이 경쟁하면서 곡을 열어가는게 정말 대단했습니다.

LCD 사운드시스템의 공연을 보면서 느끼면서, 그들은 캔과 더 폴, 해피 먼데이즈 등이 추구했던 소위 '건들거리는 그루브'의 총화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흑그루브의 건강함하고는 다른, 그 너저분하면서도 사이키델릭한 그루브에 록 밴드 편성이 뿜어내는 엄청난 에너지, 깊은 공간을 이루는 빈티지 풍 신스가 융합해 미친듯한 바이브를 뿜더라고요. 양과 질 모두 너무나 압도적이였습니다.

흥미로운게 2,3집보다 1집 수록곡에서 그런 바이브가 강하게 느껴졌는데, 특히 'Yeah'와 'Movement'는 가히 상상한 것 이상의 광란의 바이브를 보여줘 혼절할 뻔했습니다. 단순한 그루브와 비트에 시작해 한 박자 한 박자 야비하게 치고 오르다가 빈티지 풍 신스가 만들어내는 트랜스 상태로 날아가버리는게 아주...

관객들 반응도 좋았습니다. 록 페스티발 공연장보다 클럽이 되버리는 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나름 열심히 호응해주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제가 LCD 음반을 들으면서 바랬던, 그 빈티지스러움과 너절함, 그리고 박력이 잘 살아있던 공연이였습니다. 더 이상 볼 수 없겠지만, 또 온다면 또 보고 싶네요.
2010/05/28 - [headphone music/잡담] - [싱글리뷰] Teenage Fanclub - Baby Lee


거기다가...

10월에 그랜드 민트 페스티발에 옵니다. 첫 내한이라는거죠!


네 10월에 온답...

음 잠깐?

10월에 공익 훈련 가잖아?

급 찌질 모드

This is Not Happening

미국 뉴욕 출신 댄스 펑크 그룹 LCD 사운드시스템은 두 앨범을 통해 21세기의 대중음악을 재정의했다. 그들은 맨체스터에서 쩔어버린 인더스트리얼 휭크와 가차없이 밀어붙이는 (더 폴의 영향이 느껴지는) 포스트 펑크 풍 베이스 리듬, 디스코/하우스 뮤직과 1980년대 빈티지 신스 언어로 풀어낸 사이키델릭, 개러지 로큰롤의 에너지를 가지고 쩌는 뒤끝이 남는 놀자판을 만들었다. 무심함과 광희가 교차되는 그들의 음악은 정말 21세기만이 할 수 있는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 리더 제임스 머피는 LCD 활동을 정지한다고 밝혔고, 큰 변동이 없는 한 2010년 5월 발표된 [This is Happening]은 어쩌면 이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앨범이다. 우선 그동안 LCD가 내놓은 앨범을 살펴보자. 동명의 첫번째 앨범이 단순하다 싶을 정도로 강박적인 에너지와 그에 걸맞는 도취감으로 몰아붙이는 앨범이였다면, 두번째 앨범인 [Sound of Silver]는 살짝 뒤로 물러나 꼼꼼한 설계도와 흡인력을 갖추고 있는 앨범이였다. [This is Happening]은 이 둘과 다르다. 이 앨범은 첫번째 앨범과 두번째 앨범 사이에 있는 앨범이다.

그 점은 오프닝 트랙을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달그락거리는 퍼커션과 둥둥 거리는 베이스 신스로 슬금슬금치고 올라오다가 중간에 폭발하는 오프닝 트랙 'Dance Yrself Clean'은 단말마같은 보컬의 외침과 강한 드럼, 공격적인 베이스 리듬으로 시작했던 1집의 'Daft Punk is Playing in My House'나 하나의 연주 루프가 서서히 쌓아가며 서사적인 구조를 만들어갔던 2집의 'Get Innocuous!'하고는 확연히 다르다. 느슨하지만 의외로 치밀한 점조직으로 이뤄져있다고 할까. 즉 이 앨범은 일견 느슨해보이지만, 아무데나 들어도 신나는 흥겨움과 의외로 견고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앨범의 사운드메이킹도 조금 다르다. 제임스 머피는 이 앨범을 통해 전작들보다 좀 더 과거인 70년대로 올라간다. 크라우트록과 포스트 펑크, 디스코의 영향력 아래에, 캔과 데이빗 보위, 브라이언 이노 같은, 원시적인 전자음에 매진했던 이들의 영향이 느껴진다. 캔 스타일의 휭키한 신시사이저를 와와 풍으로 꾹꾹 누르는 'I Can Change'나 스네어와 퍼커션, 단순한 베이스가 뒤얽혀 복잡한 구조을 만드는 'Pow Pow',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White Light'을 형광빛으로 채색한듯한 신시사이저가 돋보이는 'Drunk Girls', 일정한 박자 속에서 하늘높이 부유하는 슬라이드 기타와 신시사이저 즉흥 연주가 인상적인 'All I Want' 같은 곡들이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이 LCD 사운드시스템 본령의 즐거움을 잃는 일은 없다. 재료만 바뀌었지 여전히 댄스 플로어로 나가고 싶어하는 리듬과 멜로디, 음주와 관계맺기, 여자, 음악, 집을 이야기하는 제임스 머피의 너저분하고 무심한 유머와 상념은 여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This is Happening]은 다시 LCD 사운드시스템만의 영역으로 들어온다. 모 평론가가 말했듯이 "듣다가 잊어버려도 괜찮을법한 음악" 말이다. 그는 '듣기 좋다면 계속 들어도 좋고, 아니면 꺼도 괜찮다, 이 앨범은 그저 우연(This is Happening)일뿐.'라고 말한다. 하지만 펄프와 자비스 코커가 그랬듯이 그와 그의 동료들은 '별것 아닌 우연'으로 60분짜리 마법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이건 더 이상 우연이 아니지 않을까?

P.S.모 처 댓글란에 흑그루브의 영향이 느껴졌다고 적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흑그루브의 영향을 받은 음악의 영향이 느껴지는 뭔가 아련한 향기...가 더 정확한 것 같다.




일본 록엔 文經系라는게 있다고 합니다. 뭐 별건 아니고, 컬리지 록을 그 동네에서 그렇게 부르는데... 제가 지금까지 격렬한 애정을 느꼈던 일본 록은 대부분 文經系 쪽이였던것 같습니다. 핫피 엔도에서 비롯된 모던 로크의 영향 아래에 담백한 서정을 노래하는 이 文經系에 속한 밴드로는 쿠루리, 서니 데이 서비스, 스피츠, 미스터 칠드런, 비트 크루세이더 등이 속해 있습니다. 다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밴드죠.

初恋の嵐, 하츠코이노 아라시 혹은 첫사랑의 포..포폭풍이라는 밴드도 여기 속하는 밴드입니다. 사실 일본에서도 아는 사람만 아는 밴드인데, 어찌 귓동냥으로 알게 됬습니다. 위키에 자료가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0여년전에 데뷔했을거에요.

사실 음악을 들어보면 크게 될법한 밴드였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게... 첫 앨범만 남기고 밴드 리더(모든 곡을 작사/작곡했습니다.)이자 보컬이였던 니시야마 테츠로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백조의 노래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인 유형이죠.

첫번쨰 곡은 2000년도에 발표한 싱글이고, 두 번째 곡은 첫 앨범 [初恋に捧ぐ]에 들어있는 곡입니다. 첫번째 곡은 드라이빙 강한 기타 중심의 모던 로크인데, 오묘한 감수성이 마음을 사무치게 만들고 있으며, 두 번째 곡은 스튜디오 기술과 편곡의 가능성에 눈뜬 천재의 담담하지만 슬픈 작별 인사 같은 곡입니다. 둘 다 잊혀지지 않네요. 쿠루리의 몽환적 아름다움이나 서니 데이 서비스의 서정성하고는 다른 느낌입니다.

저에겐 아직 첫사랑이 오지 않았습니다. 개드립일진 모르겠지만, 제가 사랑 받거나 주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여전히 솔로인건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인지 "절절함을 감추려고 애쓰지만 결국 드러내고 마는" 하츠코이노 아라시의 노래들이 뼈에 사무치게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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