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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감상 (116)
시도니아의 기사 읽는 중


니헤이 츠토무의 만화는 사실 소문만 들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다가 시도니아의 기사가 애니화 되고 여기저기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서 봐야 되겠다는 생각+최근 하던 일이 안 풀린 것에 대한 화풀이로 싸그리 들고와 읽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코스믹 호러물입니다. 세대 우주선를 다룬 SF (하인리히의 [조던의 아이들]이라던가.)에다가 건담 스타일의 메카닉 액션을 끼어넣은듯한 내용입니다. 다만 이 메카닉 액션이 한 대 한 대가 강한게 아니라 고만고만한 스펙의 메카닉이 뭉쳐 악전고투 끝에 밀어붙이는 처절함이 돋보인다고 할까요. 그렇기에 주인공의 먼치킨성이 적절하게 조절되는 감이 있습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날뛰어도 기본적인 화력+a 정도니깐요. 적쪽도 성장을 하고 힘겹게 싸운다는 느낌이 진짜 팍팍 듭니다. 츠무기 나오는 부분에서도 완급 조절이 탁월하다고 할까요.


이야기 자체는 무난하면서도 재미있게 풀려가는 편입니다. 가우나라는 생명에 대한 설정이나 비주얼 같은건 독창적인 부분도 있고 (약간 [솔라리스] 삘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작가가 디테일와 물량 면에서는 독보적이라 하는데 시도니아의 사회상을 묘사한 부분은 진짜 뚝심 하나가 느껴집니다. 감탄하면서 읽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캐릭터들 자체도 하나하나가 은근하면서도 톡톡 튀는 맛이 있다고 할까요. 특히 츠무기가 매우 귀엽습니다.


여튼 만족스러운 만화책이였습니다. 앞으로도 사모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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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p - 雨降る夜の向こう / 風の午後に / ひろがるなみだ
요샌 램프를 뒤늦게 듣고 있습니다. 정규앨범 사이즈보단 미니 앨범 형식으로 내놓은 경향이 강한 밴드여서 (대신 가격도 꽤 싼 편입니다.) 약간 고민되다가 결국 가장 앨범스러운 [램프 환상]을 사서 들어봤습니다. 제법 마음에 들어서 결국 첫 두 미니 앨범도 구했는데 아... 의외로 갭이 있어서 꽤 놀랐습니다. 앨범 리뷰를 보니 [램프 환상]은 제법 많이 달라졌다고 하던데 정말이더라고요. 음악 구성 성분은 여전한데 감수성이 많이 다릅니다. [산들바람 아파트 201], [연인에게]은 거의 상쾌하다 싶을 정도로 청량한 질주감과 서정이 담겨 있다면 [램프 환상]은 침잠한다는 느낌이 강한 앨범입니다.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작곡이 탁월하다는건 변함없습니다. 음 그러니깐 그냥 다 사서 들으세요...

보도 자료를 보면 서니 데이 서비스 이야기가 나오는데 쬐까 에러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서니 데이 서비스 같은 시모키타자와계 영향도 '있긴' 합니다. 근데 이들은 굉장히 브라질리안 팝스(나아가 MPB)나 소울, 휭크 자장권이 강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현악을 쓰는 방식이나 리듬과 멜로디 전개, 퍼커션 운용, 보컬 등에서 확연히 달라요. 서니 데이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포크의 자장권에 속해 있는 음악이라는걸 생각해보면 이들과 서니 데이는 어딘가 미스 매치라는걸 느낌이 들죠. 댄스 뮤직과 휭크에 경도된 후기 서니 데이 서비스도 이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차라리 야마시타 타츠로나 오오타키 에이치가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더 깊게 파고 들면 이반 린스나 커티스 메이필드 같은 뮤지션을 이야기해야 하지만 너무 길어지므로 커트.

P.S.참고로 미니 앨범 두 장은 일본에서 절판 상태입니다. 일본에서도 그야말로 마이너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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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 Team - Buy Nothing Day


고! 팀의 새 앨범 [Rolling Blackouts]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통제된 광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1집의 그 폭력적이다 싶을 정도로 마구 질려대는 에너지와 무모한 판단력은 사라졌지만, 대신 영악하게 그 에너지를 조정해 적절히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통제력이 앨범 전반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Bust-out Bridge', 'T.O.N.A.R.D.O.', 그리고 이 곡.) 그 무자비한 에너지를 컨트롤하게 되니 이들의 또다른 장기인 달달한 멜로디가 드러나게 된 건 보너스고요. 이 앨범을 들으면 이들은 클리닉과 달리 1집만 흥했던 밴드로 끝나지 않을것 같아서 기쁩니다.
 
앨범에서 가장 좋은 곡을 꼽으라면 이 곡을 꼽을 것 같습니다. 떼창을 하고 싶을 정도로 씡나는 멜로디와 질주하는 비트, 베스트 코스트 언냐의 보컬이 적절한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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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보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한동안 애니를 보고 있지 않다가 요새 갑자기 취향 직격의 애니가 4개나 걸려서 다시 애니를 보게 됬습니다.

사실 일본 애니의 한계라고 할까, 그런 점들에 질려서 점점 애니를 보지 않게 됬는데 이번 분기의 애니들은 그런 한계들을 벗어나려는 흥미로운 시도를 많이 보여서 흥미를 가지게 됬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불타게 한 건 2007년 2분기 이후론 처음이네요.

1. 그날 본 꽃의 이름은 우리는 아직 모른다

노이타미나 시간대는 항상 주목의 대상이였는데, 이번분기도 노이타미나 시간대의 애니를 둘 다 보게 되었습니다. 줄여서 아노하나라고도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이야기 자체는 사실 그렇게 새로운 편은 아닙니다. 죽은 옛 친구(여자)가 돌아와서 주인공에게 소원을 이뤄달라고 부탁하면서 시작되는 드라마입니다. 누군가 돌아옴으로 인해 변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 써먹었죠. 아노하나의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이 애니의 강점은 덧없는 청춘과 상처 속에 해메는 아이들를 다루는 섬세한 터치와 씁쓸한 감수성에 있습니다. [허니와 클로버]를 좋아하신다면 이 애니도 괜찮으실겁니다.

솔직히 오카다 마리의 각본은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지만 (DTB 2기 생각하면 혈압이...) 아노하나에겐 기대를 걸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2. C

노이타미나 시간대의 또다른 애니입니다. 섬세한 터치의 드라마인 아노하나와 달리 C는 경제와 돈을 소재로 한 어두운 판타지입니다. (아노하나가 노이타미나 2부에 배치된 이유는 C를 보고 충격과 공포를 느낀 뒤에 아노하나로 정화하라는 프로듀서의 판단일듯;) 세상 뒤에 있는 금융가라는 돈을 바탕으로 배틀이 이뤄지는 이세계가 있으며, 이 이세계가 현실에 미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애니의 매력은 경제의 흐름을 능력자 배틀물이라는 소재라는 조합에 있습니다. 상상만 해도 왠지 중2병이 돋을것 같지만 그 조합은 전혀 유치하지 않고, 오히려 쿠로사와 키요시나 코즈믹 호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귀기마저 느껴집니다. 물론 조합 자체도 잘 한 편인데, 경제를 알고 보면 이 애니의 배틀 흐름과 법칙이 현실의 그것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겁니다.

다만 떡밥 위주로 전개를 하는지라 차후 전개가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같은 감독의 [공중그네]에 실망한 사람이라면 이번 거에 기대를 걸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TIGER & BUNNY

사실 이번 분기에서 제가 가장 빨고 있는 애니가 바로 이 애니입니다. 가상의 도시에서 히어로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는 히어로의 고뇌라는 소재는 [왓치맨]를 비롯한 미국 만화에서 많이 다룬 소재입니다만, 타이거 앤 버니는 정직하게 그 소재와 이야기,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정면 돌파합니다. 정말 요새 보기 힘든 스타일이죠. 그런데 그 정면 돌파가 상당히 먹힙니다. 아마 지금 보고 있는 애니 중에서 캐릭터의 변화와 드라마의 전개가 상당히 유기적으로 구성된 애니일겁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금 보고 있는 애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이 애니에 나옵니다. 코테츠 아저씨 다이스키! (일빠풍)

비록 전반적으로 양삘이 나긴 하지만, 양삘을 도저히 소화 못하겠다는 일빠 제외하시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활극입니다. 안 그래도 판매량에서 굉장히 선전하고 있다고 알고 있더라고요. 히어로맨, 팬티 스타킹 위드 가터벨트, 매드하우스-마블 프로젝트 등 양삘+일본 애니 조합이 모조리 실패했는데 (그나마 팬스가가 평이 좋은 편...)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건지 기대가 큽니다.

참고로 이 애니 감독이 C 컨셉 디자이너여서 그런지 C를 본 뒤 타이거 앤 버니를 보시면 (C의) 금융가와 (타이거 앤 버니)의 슈테른빌트 시가 겹쳐보이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

4. 부르잖아요, 아자젤 씨

위의 세 애니 모두 오리지널인데 이거만 유일하게 원작이 있는 애니입니다. 원작 만화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빵 터진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화장실 유머 (...) 류 라서 집에 들어놓기엔 참 민망했는데 이렇게나마 애니화가 되면서 접하게 됬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악마술사 탐정과 그에게 휘둘리는 여조수, 사역마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 과연... 진짜 웃깁니다. 감독이 하레구우 애니판 감독인데 이 사람은 진짜 개그에는 천부적인 센스가 있는 것 같아요. 화장실 개그라지만 원작자의 센스(+그리고 그걸 영상으로 이식한 감독의 센스) 진짜 재미있는데다 은근히 현실 풍자적이여서 지저분하지 않고 오히려 산뜻한 느낌입니다. 정말 원작을 제대로 재현할줄 아는 이상적인 제작진을 만난 셈인데, 제작사가 프로덕션 IG (...)여서 쓸때없이 고퀄입니다. 부왘!

다만 아쉽다면 15분 편성이라 짧다는 느낌? 그래서 매주 기다려 보기 보다는 밀어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은혼의 아저씨 개그를 좋아하셨다면 이 만화+애니도 좋아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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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ts Manuva - Witness (1 Hope)


2000년대 영국 음악 유행 중 하나가 그라임이라는게 있었습니다. 트립합의 꿀렁꿀렁한 무드와 레게을 가져오면서도 IDM/일렉트로닉/라가의 영향을 받아 공격적인 비트와 현실에 대한 인식이 담긴 강렬한 래핑을 선보였던 장르였습니다. 이 장르의 스타는 디지 라스칼와 더 스트릿이였는데, 같은 해에 둘이 내놓은 [Boy In Da Corner]와 [A Grand Don't Come For Free]는 사회적인 현상을 일으키면서 한순간 힙한 스타로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관심이 좀 떨어진 상태죠...)

루츠 매뉴바는 그 흐름을 선구적으로 열긴 했지만, 디지 라스칼이나 더 스트릿처럼 대중들의 관심은 덜했던 것 같습니다. (차트 성적으로 봐도 루츠 매뉴바는 골드도 얻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레이블이 다소 마이너했다는 점이 치명적이였겠죠. 하지만 최근에 손에 들어온 [Run Come Save Me]를 들어보면 루츠 매뉴바가 이들보다 못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오히려 뛰어나다면 모를까.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Run Come Save Me]는 브리티시 흑인 Bad Ass 간지를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와일드 번치에서 화려하게 개화한 꿀렁꿀렁한 비트를 내세우는 트립합, 강렬하게 쏘아붙이는 맛을 중시하는 미국 힙합의 래핑, 자메이카 레게 사운드시스템 전통(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창법), 틱톡거리는 추상적인 전자음 속에서 당당히 지적인 라임과 플로우를 쏟아내는 루츠 매뉴바의 위엄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 곡 'Witness (1 Hope)'은 그 대표작의 대표곡이라 할만한데, 위에 언급한 루츠 매뉴바의 개성이 모조리 함축되어 있는 곡입니다. 디지 라스칼의 얄팍하고 신경질적인 분위기나 더 스트릿의 재기발랄함과 달리 육중하게 돌격하는 무게감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10대, 20대 초반, 20대 후반의 차이...라면 비약이려나요.

사실 루츠 매뉴바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칠드런 오브 멘] 때문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칠드런 오브 멘]의 삽입곡들은 여러모로 엄선된 영국 대중 음악으로 (라디오헤드 제외 *웃음* PO근년라디오헤드디스WER) 이뤄진 좋은 사운드트랙이였죠. 심지어 오리지널 스코어도 존 태브너라는 영국이 자랑할만한 작곡가가 참여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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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 Drake - [Bryter Layter] (1970) & [Pink Moon] (1972)
닉 드레이크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뮤지션입니다. 첫 앨범 [Five Leaves Left]는 암울했던 고3 시절을 동거동락했던 앨범들 중 하나이며, 들으면서 매번 '어떻게 기타를 이런 식으로 연주할 수 있을까!' '이런 현악 연주는 어떻게 뽑아냈을까', '가사는 또 어떤지...' 라고 매일매일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정작 나머지 앨범을 구한 건 최근입니다 (...) BACK TO CLASSIC ERA을 선언을 하고 나서 이빨 빠진 앨범들을 채워넣기 시작했는데, 싸게싸게 한국반으로 구입을 했습니다. 리마스터링에 대해 말이 좀 많은 편인데 (특히 [Bryter Layter]는 CD 리마스터링 실패 사례로 꼽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뭐 다시 리마스터링 나와도 충분히 구매할 의사가 있습니다.



[Five Leaves Left]를 듣다가 1970년에 발표한 두번째 앨범 [Bryter Layter]를 듣게 되면 좀 많이 놀라게 됩니다. 너무 밝아서 말이죠. 거의 트위 팝 수준인데, 'Hazy Jane II' 같은 곡은 요새 벨 앤 세바스찬 곡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활기찬 모습을 보입니다. 타이틀 트랙은 완벽한 목가주의 바로크 팝스고, 'At The Chime Of A City Clock'의 은은한 오케스트라와 색소폰은 비상감마저 느껴집니다. 'Poor Boy'는 재즈를 기반으로 코러스(!!!)가 동원된 팝스이고요.

아마 이 앨범은 얼마 되지 않는 닉 드레이크 커리어 중에서 가장 블록버스터 급으로 제작된 앨범일겁니다. 페어포트 컨벤션, 존 케일 ('Fly'에서 첼레스타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비치 보이즈의 마이크 코왈스키, 에드 카터, 전작에서 활약했던 로버트 커비와 프로듀서 조 보이드까지 굉장히 유명한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앨범은 닉 드레이크 앨범 중에 좀 더 밴드 포맷에 가까운 앨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앨범의 중심은 여전히 닉 드레이크의 기타입니다. 변칙 코드와 핑거링을 즐겨쓰면서도 어느 순간 보편적인 서정을 탁 쳐버리는 그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수많은 소리 층 속에서도 우뚝 서 있습니다. 그는 어쿠스틱 기타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낮고 고요한 목소리도 그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줍지만 때론 밝은 햇살을 드러내는 팝스라는 점에서 이 앨범은 후일 1990년대에 등장한 바로크 팝/포크 세대들에게 영향을 준 게 확실합니다. 전작의 단아함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앨범입니다.

P.S. 다소 특이한 앨범 제목은 brighter later의 여왕 영어식 발음이라고 합니다. BBC 기상예보관이 이런 식으로 발음하곤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Bryter Layter]도 꼴아박았습니다. 레이블은 지원을 끊어버리고, 조 보이드도 미국으로 돌아가버리고 닉 드레이크는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이 앨범은 자신의 집과 사운드 테크닉 스튜디오를 오가며 닉 드레이크와 프로듀서 존 우드 단 둘이서만 작업하게 됩니다. 다 만들고는 레이블에게 마스터 테이프를 휙 던지고 가버렸고요. (그래도 마그리트 풍의 앨범 커버는 여동생이 그려줬다고 합니다.) 닉 드레이크 자신도 곡 쓰는데 열의를 잃어버렸는지, 이 앨범은 세 앨범 중 가장 러닝 타임이 짧습니다. 곡도 4분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 점 때문에 이 앨범은 두 앨범과 다른 매력을 가지게 됬습니다. (첫 트랙 'Pink Moon'의 간소한 피아노 제외하면) 오로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진행되는 이 앨범은 여러모로 그의 영웅이였던 버트 얀시의 동명 데뷔 앨범을 생각나게 하는데, 그 내밀함이 닉 드레이크 자신의 개성에 투영되면서 만들어내는 음예한 아우라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첫 앨범의 균형과 두번째 앨범의 풍성함과 다른 앙상한 매력이 담겨져 있습니다.

가사라는 측면에서도 이 앨범은 그 동안의 가장 어두운 면모를 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Parasite'나 'Things Behind The Sun' 같은 곡 제목은 좌절, 나아가 죽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From The Morning'은 그래도 그래 내일의 태양은 뜰꺼야 라는 심정으로 마무리하지만 이 앨범 이후 닉 드레이크의 운명을 알면 비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앨범의 놀라운 점은 정말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작업한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천재성이라는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범인들은 도저히 접근하지 못할 고고한 경지가 느껴진달까요. 닉 드레이크의 음악 생활은 짧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내놓은 앨범들은 모두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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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너리움 [Machinarium] (2009)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의 유산들로 빚어진 정파 어드벤처.

사후적으로 보면 [미스트], [가브리엘 나이트 3]와 [그림 판당고], [오미크론] (1990년대 중후반을 전후로) 이후 이야기와 퍼즐로 승부하는 순수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는 주류 게임계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자극적인 게임 디자인을 선보이는가로 승부를 거는, 3D-HD 게임 시대에 이야기와 순수한 두뇌싸움으로 일관하는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를 주류 게임 시장에 내놓는다면, 그건 개그로 오해받기 쉽다. [헤비 레인]과 [앨런 웨이크], [하프 라이프 2]가 웅변하듯이 어드벤처도 급속도로 하이브리드화 되가고 있다.

하지만 [헤비 레인]처럼 헤비한 모션 캡처를 할 수 없는 창조적인 제작자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이 장르에 희망을 가지게 된다. 존 디포 시리즈, 텔테일 게임즈, 연말에 공개될 제인 젠슨의 [그레이 매터]가 그렇고 이번 [머시너리움]도 그렇다. 모든 요소를 제외한, 순수한 퍼즐과 이야기로 이뤄진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는 지금도 가능하다.

이 게임의 제작사는 체코에 있는 아마니타 디자인이다. 샘로스트 시리즈로 등장한 많은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이들은, 샘로스트 후속작으로 이 작품을 내놓았다. 비록 샘로스트 시리즈 1편(=데모)밖에 못했지만, 이 게임은 3D 대세를 거스르는듯한 우아한 2D 그래픽과 독창적인 퍼즐 디자인을 가졌던 걸로 기억한다. 머시너리움은 전작에서 받았던 찬사를 이어가는 작품이다.

게임의 이야기는 어느정도 미스테리/추리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도입부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진 주인공 로봇 조셉은 여러모로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셉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지는데, 이 방식이 무척 독특하다. 모든 이야기와 대사들은 효과적인 무성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됬는데, 보면 절로 웃음과 감탄사가 동시에 나온다. 머시너리움은 언어의 한계라는 스토리 위주의 게임이 가질수 밖에 없는 산을 재치있게 돌파했다. 물론 도시를 파괴하려는 악당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시에 소박한 사랑을 다룬 전반적인 이야기도 잘 다듬어진 편이다.
 
게임의 퍼즐은 적절히 밸런스가 맞춰져 있다. 종종 허들이 높은 퍼즐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초보자라도 좀 고생하면 풀 수 있는 수준이다. 적어도 힌트 없이 사기적으로 던져지는 퍼즐은 없으며, 힌트도 적절한 수준으로 제공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퍼즐은 마지막 아케이드 액션 게임 아니였나 싶다. [머시너리움]의 퍼즐은 전통적인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의 향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성공적으로 살려냈다. 다만 핫스팟 범위가 좁은 것과 중간에 등장하는 오목 AI가 너무 높은 거 아닌가라는 흠 아닌 흠을 지적하고 싶다. 

이 게임의 세계관은 20세기에 많이 기대고 있다. 프리츠 랑이 [메트로폴리스]를 구상하면서 머리와 종이에 잔뜩 담았을법한 스팀 펑크 풍 상상력부터 시작해 고풍스러운 재즈 음악, [로봇]의 카렐 차펙과 얀 쯔반크마이어, 프란츠 카프카가 공격했던 동유럽 특유의 관료주의,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 깁슨 식 사이버펑크 등이 그렇다. 하지만 [머시너리움]은 느긋한 태도로 이 재료들을 가지고 독자적인 세계관을 만들고 있으며, 결과 역시 인용 이상의 것이다. 아기자기하지만, 고풍스러운 매력을 갖추고 있다.

[머시너리움]은 굉장히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하다. 거의 수공업에 가까운 2D 그래픽은 전반적으로 무채색 톤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밀함과 정교함, 그리고 포스를 뿜어낸다. [Braid]와 더불어 HD 시대의 2D 그래픽의 미덕을 제대로 보여준다. 얀 쯔반크마이어 같은 재인들로 가득한 걸로 유명한 체코 아트 애니메이션의 저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IDM과 재즈를 넘나드는 배경 음악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모두 압도적이다.

[머시너리움]이 어드벤처 게임의 대세를 바꾸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헤비 레인]과 달리, 그들의 작품들은 소박한 판매고를 올렸을 뿐이다. 그렇다고 같은 장르의 인디 게임인 [브레이드]처럼 화끈하게 혁신적이지도 않다. 아마니타 디자인이 이 이후로도 초거대 제작사로 성장할 가능성은 더더욱이나 드물어보인다. 어찌보면 [머시너리움]은 그저 스쳐지나가 버리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그런 작품이다. 

하지만 이야기와 세계관을 중시하고 잘 짜여진 퍼즐의 재미를 중시하는 고전적인 2D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의 미덕을 생각해보면 [머시너리움]은 20세기 게임과 작별하기 위해서라도 21세기 게이머들이 꼭 해봐야 하는 게임이다. 특히 당신이 [네버후드], 유럽 아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해봐야 한다.

P.S.1 전반적으로 석원님의 Gigi의 [Maintenant] 해설지를 오마쥬한다는 느낌으로 썼다.
P.S.2 후반부는 어머니하고 같이 즐겼는데, 정말 즐거워하는 어머니를 보며, 앞으로 이런 게임을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된 도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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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ykah Badu - [New Amerykah Part Two: Return Of The Ankh] (2010)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the Space.

에리카 바두의 신보 [New Amerykah Part Two: Return Of The Ankh]는 듣는 이를 몽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앨범입니다. 조만간 손에 넣을 예정인 파트 원하고는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는 2부작 리뷰으로 미루겠지만, 이 앨범은 개인의 정서에 집중하는 앨범이라는거 정도는 말할 수 있겠군요.

이 앨범은 무척이나 몽환적입니다. (제가 바두의 다른 앨범을 듣지 못해서 이 앨범 한정으로 이야기하는 건 양해 부탁드립니다.) 달리 말하자면 사이키델릭의 영향이 강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이키델릭이라는 개념은 백인들 중심으로 사이키델릭 록의 그것하고는 다릅니다. 에리카 바두가 목소리와 곡으로 풀어내는 사이키델릭은 무척이나 영적이고, 아프리카의 기원으로 돌아가고자하는 강한 회귀 본능과 고전적 디바의 품위가 모두 느껴집니다. (그녀의 예명이 원래 이름을 아프리카식으로 고친 거라는 것은 팬들의 기본 상식이죠.) 물론 1960년대의 소울 디바의 영향도 뺴놓을 수 없겠죠.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힙합 비트에 몸을 맡길줄 아는 세대의 소울 디바이기도 합니다. 에리카 바두는 소울쿼라이언스라는 크루의 멤버이기도 했고, 여러 래퍼들과 힙합 크루들하고 교류 관계를 맺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몇몇 힙합 앨범엔 피처링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넓게 보자면 에리카 바두의 음악은 흑인 음악의 뿌리부터 지금까지 찾아나서는 한 흑인 여성 예술간의 순례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에리카 바두의 새 앨범은 다소 정체되는 것처럼 보였던 네오 소울(바두 자신은 이런 "렛떼루"를 붙이는 걸 싫어하지만.)의 지평을 온화하게 확장하는 앨범입니다. 확실히 이 앨범은 전작에게 쏟아졌던 평과 달리 실험적이거나 혁신적이지 않습니다. 전통에 기대고 있다고 할까요. 그러나 힙합 비트와 소울의 휭키함, 재즈의 싱커페이션을 넘나들며 건강하지만 탐미적인 영성을 뿜어내는 바두의 목소리와, 그 영성을 실천시키기 위해 동원된 곡의 방법론들은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저음의 펜더 로즈와 오케스트레이션에 상념적인 바두의 보컬이 가세한 첫 트랙까지 '20 Feet Tall'부터 고전적인 재즈 디바의 위엄에서 우주적 몽상으로 나아가는 마지막 트랙 'Out My Mind, Just In Time'까지 몽롱하지만, 뼛속 깊은 영성을 건드리는 곡들로 가득합니다. 기계적이지만 영적인 나레이션과 제이 딜라의 고급스러운 비트가 돋보이는 'Love'와 맑은 하프 도입부가 인상적인 'Incense'도 빼놓으면 안 되겠죠.

반쪽짜리 감상이지만, 그래도 이 앨범은 독자적으로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 앨범입니다. 견고하게 짜여진 앨범이 제공하는 도취에 하루종일 빠져지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흑인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다도 해도, 편안하지만 단단하게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에리카 바두의 이 앨범은 들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단연 에리카 바두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흑인 여성 아티스트중 가장 독보적인 사람입니다.

P.S. 앨범 커버는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와 에리카 바두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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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린터 셀: 컨빅션 플레이 중.

오오 샘 바우어.

4개월 동안 인터넷 들여다보면서 잉여짓하기 싫어서 '이왕인 김에 못해본 게임이라도 깨자!' 싶은 심정으로 잡게 되었습니다.

톰 클랜시 원작의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잠입 액션으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형이 시리즈 중 더블 에이전트 하다가 접는걸 보고 저도 자연히 할 마음을 접었습니다. 사실 전 액션치거든요. 그나마 몬헌 프론티어와 페왕 시리즈로 감은 잡았지만, 여전히 액션 게임을 잘한다고는 말 못합니다. (...) 빠른 반응을 요하는 잠입 게임하고는 연이 더욱 멀죠.

그런데 이번 컨빅션이 의외로 진입벽이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번에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샘 바우어 간지 때문이라곤 말 못합니다 (...)

컨빅션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아마 '방법의 다양함' 아닐까 싶습니다. 한 마디로 이 게임은 잠입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미션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필드 내의 적들을 무쌍난무를 하면서 싹 다 쓸어버리거나, 적절한 유인을 통해 어둠 속에서 하나씩 차근차근 없애거나, 아예 죽이지 않고 아이템을 쓰거나 잠입하면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네 멋대로 해라!' 이런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정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건 해보시면 압니다.

이런 다양함 때문에 게임의 허들이 좀 낮아졌습니다. 잠입 실패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게임을 진행할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변화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시리즈를 즐겼던 골수 팬들이 분노는 좀 과도한 바가 있습니다. 게임은 여전히 잠입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지들을 많이 남겨놓고 있거든요. 돌파할 여러 방법들을 강구하는 것도 은근히 새로운 재미와 긴장을 부여하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게임이 많이 스피디/스타일리시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클리어 후 리뷰로 대체하겠습니다만,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유비 소프트가 퀄리티 관리를 잘해서인지 아주 구리거나 흠가는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PC판 최적화와 유플레이는 좀...이 아니라 유플레이는 좀 까여야 마땅합니다.) 게임이 짧다는 얘기가 있던데 조루 엔딩만 아니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ㅅㅂ 지금까지 펼쳐놓은 떡밥이 좀 되겠구만...)

참고로 이 게임만 잡으시려면 위키가서 설정 읽고 시작하시는게 좋을겁니다. 시리즈가 시리즈다 보니 인물 관계들이 좀 복잡해요.

P.S.1 이 게임의 10년 뒤를 다루고 있는 게임인 엔드워 설정을 알고 있어서인지, 저한테 덤벼드는 적들을 보면서 '너네들은 다 모가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뭐 모가지 둘째치고 제가 다 쓸어버렸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P.S.2 서포트를 담당하고 있는 안나 그림스티도어 (성을 보면 아시겠지만 아이슬란드 이민자입니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일본판에 왜 쿠사나기 소령님(다나카 아츠코)을 캐스팅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목소리 굵어! 37세인데 저렇게 목소리가 굵다니! 게다가 삭았어! 비요크 누님은 역시 동화 속 요정이였구나! 아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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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즈의 스트로베리 TV 쇼우-
본격 뒷북 음반 감상 시간 (하나도 안자랑)이 돌아왔습니다.

지금이야 서전음과 TV 옐로우, 3호선 버터플라이, 줄라이하트 등이 합류하면서 인상이 많이 바뀌였지만, 한때 저에겐 비트볼은 복고적인 이미지의 레이블이였습니다. 몽구스 3집, 스마일즈와 피들밤비가 데뷔 앨범을 내던 2006-07년이 절정이였던 것 같네요. (이렇게 적고 보면 굉장히 과거처럼 느껴지네요.) 당시엔 다른데에 관심이 있어서 이 음반을 구매하지 못했는데, 문득 생각이 나서 며칠전에야 지르게 되었습니다.

스마일즈는 당시 비트볼의 복고적인 이미지를 정석적으로 따라가는 밴드입니다. 제대로 향수(?!)를 자극하는 뒷면의 프로듀서 해설도 그렇고 (전형적인 한국 올디즈 LP 슬리브 디자인이죠. 양희은의 1991 앨범에도 실려있던...) 표지 사진까지 정말 제대로 복고 간지입니다.

앨범은 '정말' '제대로' 60년대 팝입니다. 최근에 질러서 듣고 있는 Gigi의 어느 부분하고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별다른 치장 없이 순진한 멜로디, 편곡을 통해 팝의 즐거움을 순도높게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필 스펙터와 비치 보이즈(와 브라이언 윌슨)을 모두 언급 가능한 앨범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둘 다 비트볼 발매 앨범이기도 하고요.

이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Rainbow'입니다. 살짝 보사노바 풍 편곡에 소박하고 아름다운 선샤인 팝 멜로디가 비상하는 그 느낌이 좋습니다.

그 외엔 할말은 더 없습니다. 사실 뭐라 설명할 대단한 실험이나 혁신이 있는 앨범은 아니고, 그저 흥겹게 옛 향취를 즐기면 되는 앨범입니다. 밴드나 프로듀서 모두 그 목표에 충실하게 봉사하고 있고, 완성도도 좋은 편입니다.

다만 한국 밴드에서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게 음악 외적으로 신기합니다. 선샤인 팝의 낙관주의는 솔직히 한국 역사하고는 거리가 먼 풍경이였죠. 이런 팝의 즐거움을 한껏 고양시킨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은 한국도 이제 이런 감수성을 풀어내도 괜찮은 환경이 되었다는 걸지도 모릅니다. ...허나 판매량을 생각해보면 아직 이걸 받아들이기엔 대중들의 의식은 아직...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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