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ional - Start a War



ENTClic님의 내셔널 신보 첫 싱글 'Terrible Love' 포스팅 보고 문득 생각나서 써봅니다.

사실 이 곡이 실린 더 내셔널의 [Boxer] 앨범은 처음 들었을땐 그리 땡기지 않았습니다. 뭐랄까 좋다는 느낌이 있는데 화끈하게 땡기는 무언가가 없었달까요. 블로그 이웃인 라이카님이 2007년 연말 결산에서 1위로 올려놓고 극찬을 했지만, 반대로 전 한번 듣고 심심하다고 생각하고 아이팟에 넣고 난 뒤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가끔 생각나면 꺼내듣는 수준이였달까요.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고, (아마 그 해 겨울이였을 겁니다.) 우연히 이 앨범의 'Fake Empire'를 듣고 뭔가 끌렸습니다. 무덤덤한 곡이 마침내 생명을 얻었다고 할까요. 이 곡과 'Apartment Story', 'Mistaken for Strangers'를 들으면서 점점 이들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우아한 챔버 팝 풍 멜로디와 간결한 포스트 펑크 풍 로큰롤로 이뤄진 이들의 신실한 음악이 어느새 머리를 장악하고 감수성을 장악했습니다. 그 해 겨울 내내 이 앨범을 계속해서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조이 디비전도 이런 경험이 있었군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전 첫 인상으로 음반을 함부로 음반을 판단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매시브 어택 신보는 처음 들어도 구리고, 지금 들어도 구립니다. ㄱ-)

그런데 왜 'Fake Empire'나 'Apartment Story', 'Mistaken for Strangers'가 아니고 왜 이 곡을 골럈나면... 저희 형과 관련 있습니다. 최근에 저희 형이 한동안 제 아이팟을 빌려가 쓴 적이 있습니다. 어느날 집에 돌아온 아이팟을 받아서 보니 이 곡을 듣고 있더라고요. 사실 보면서 좀 긴가만가해서 '그냥 첫 부분을 들었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형하고 같이 나갔는데 , 이 곡을 듣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물어봤습니다.

"형 그거(내셔널) 듣고 있네?"
"응? 어 이거?"
"ㅇㅇ 그 노래 좋아?"
"응 좋아. 우연히 들었는데 괜찮더라."

짧은 대화였지만, 평소 제가 사모는 음악에는 그렇게까지 지대한 관심을 (물론 제가 추천해준 예예예스, 아케이드 파이어, 동경사변, 클래쉬은 좋아합니다만.) 보이지 않던 형이 듣고 있다니... 충격이였습니다. 사실 'Start a War'은 잘 안듣고 넘기던 곡이였는데 제대로 들어보니 아... 정말 좋은 곡이더라고요. 간결한 어쿠스틱 기타에서 시작해 점층적으로 쌓여가는 공간감과 고조되는-그러나 절제하는 솜씨도 보이는-감수성은 엘보우를 떠올리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결국 저도 이 곡을 좋아하게 됬습니다.

지금 형은 법대 4학년이고, LEET 준비중입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좀 싸우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랑한다고 이 글을 빌려 전하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형 2010년 5월 10일에 내셔널 신보 [High Violet]가 나온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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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phone music/잡담 2010/03/17 01:02

The Jesus and Mary Chain - [Psychocandy] (1985)


노이즈 햠량 60% 당도 함량 40%의 달콤한 사탕

품목: 사이코캔디 (Psychocandy)
식품의 유형: 사탕 (노이즈처리제품)
주원료: 노이즈 60% (벨벳산), 당 40% (브라이언 윌슨 20%, 필 스펙터 20%)
사탕 개수: 14개
포장재질: 플라스틱, 광매체 (상품 항목에 따라 비닐 혹은 디지털 비트로 바뀌어 있을 수 있음)
유통기한: 1985년 11월부터 세상 끝나는 날까지 (단 우연히 지나가던 외계인에게 이 앨범이 발견되지 않았을때)
보관상 주의: 직사광선을 피하여 온도, 습도가 낮은 곳에 보관해 주시고 밀봉 비닐 개봉 후에는 될 수 있으면 빨리 CD 혹은 턴테이블에 거십시오. 노이즈에 익숙하지 않은 청자인 경우 이어폰으로 듣고 있을시 볼륨을 되도록 낮추십시오.
소비자상담: 본 제품에 이상이 있을 시 소비자기본법에 의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거 정당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보상해 드리지 않습니다.
소비자상담실: http://www.thejesusandmarychain.org/
부정 불량 해적 음반 신고는 국번없이 1399
반품처: 구입처
부정 불량 해적 음반을 추방하자
제조원: 지저스 앤 메리 체인 The Jesus and Mary Chain
판매원: 블랑코 이 니그로 Blanco Y Nygro
* 제품의 신선도 보존을 위해 질소충전포장을 하였습니다.
희망소비자가격: \16,400 (국내 정식 수입 CD 한정)

내가 사이코캔디라는 사탕 봉지를 산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발매 이후 25년 씩이나 장수하고 있는 이 노이즈 사탕 브랜드는 이미 얼터너티브/모던 록 과자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꼭 먹어봐야 될 사탕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허나 여태까지도 이 앨범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다. 그럼 이제서야 제대로 맛 본 이 사탕의 맛은 어떤가?

우선 첫 맛이 굉장히 쓰다는 말을 적고 싶다. 마치 박하사탕처럼 알싸하게 퍼지는 쓰디쓴 노이즈는 때로는 광기에 절은 듯한 날카로움을 동반하고 있다. 'Taste the Floor'나 'In a Hole', 'The Living End'의 화끈한 노이즈를 들어보라.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60년대 뉴욕의 지하 공연장에 온 청중들을 떠나게 만들었던 퇴폐미와 가차없음이 담겨있다. 벨벳의 영향력은 노이즈에만 그치지 않는데 루 리드를 닮은 게으른 보컬, 짐 라이드의 목소리가 그렇다. 그는 노래 부르는게 정말 귀찮은듯이 노래를 부른다.

그렇지만 이 사탕엔 쓰디쓴 노이즈만 담겨있는 건 아니다. 그거 뿐이였다면 이 앨범이 영국에서 의외의 인기를 끌고 이후 앨범들이 차트 상위권에서 놀았을까? 그렇다. 라이드 형제는 노이즈와 침으로 청중을 조져대는 것에만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비치 보이즈와 브라이언 윌슨이라는 기존 사탕 브랜드를 좋아했다.

그렇다. 그들은 탁월한 당도 제조자(송라이터)였다. 'Just Like Honey'는 정말 꿀처럼 달콤하고, 'Never Understand'는 서프 록이라 불러도 할말이 없을 정도다. 물론 그 서프를 하는 바닷가가 햇살 대신 먹구름 잔뜩 낀 곳이라는 점이 다르지만.  이런 극과 극의 대비와 혼합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너지는 굉장히 인상적이다. 거기다가 후일 프라이멀 스크림이라는 또다른 이정표를 세우게 되는 바비 길레스피의 리버브 걸린 드럼은 이 극적인 대비에 꿈결같은 흐느적임을 얹는다. 아무튼 이 앨범은 멜로디라는 측면에서도 훌륭하다.

라이드 형제가 이 대비와 혼합을 통해 노린 것은 무엇이였을까? 갤러거 형제만큼이나 악명 높은 태도를 견지했던 라이드 형제는 이 질문에 대해 귀찮다듯이 '노이즈를 만드는 것은 정규 음악을 받지 못해서 그렇다'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지만 (물론 그 말 다음에 그들은 좋은 곡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인상적인 코멘트를 남겼다.), 이들의 선택과 결합에는 분명 단순한 발상의 전환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이들이 노이즈를 써먹는 방식은 대서양 건너 동료라 부를만한 소닉 유스하고는 같은 노선을 어느정도 공유하면서도 궤를 달리한다. 소닉 유스는 노이즈와 아방가르드, 초기 로큰롤에 대한 애정을 통해 기존까지 쌓아왔던 록의 신화와 전통적인 록을 부숴버리려고 했고 [Daydream Nation]에서 그것을 이뤄냈다. 로큰롤의 허세는 사라지고 변칙적인 화음과 리듬, 노이즈를 통해 8-90년대를 살았던 젊은 세대들의 불안하고 무덤덤한 감정이 표출되었다. 그들은 이후 혼란스럽지만 인상적인 행보를 통해 그것을 넘어서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했다. 

지저스 앤 메리 체인 역시 노이즈를 통해 불안하고 무덤덤한 감정을 표출하지만, 소닉 유스와 달리 과격한 해체하고는 상관 없었다. 그러기에 그들은 지나치게 '전통적인 의미로' 아름다웠다. 그들은 아방가르드 출신도 아니며 대도시 예술 학교 출신 역시 아니며, 오히려 전통적인 로큰롤 신화에 등장하는 '성공을 바라고 대도시로 올라온 낙후된 중소도시/시골 출신 소년'에 가까웠다.

이는 소닉 유스나 이 둘을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 뭔지 모를 새 걸로 만든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하고도 달랐다. 자세히 들어보면 피드백이 강렬해서 그렇지, 잘 들어보면 노이즈와 멜로디 모두 분명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엮어내는 솜씨 역시 물리적이다. 종종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의 음악이 청자를 잡아먹을것처럼 과격하게 달려들다가 갑자기 발톱을 숨기고 사근사근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이코캔디는 묘하게 모순적이다. 그들이 이 다음 앨범에서 노이즈를 벗어던진 진짜배기 팝송을 만들고, 더 후에는 '로큰롤을 증오하고 동시에 사랑한다' 같은 곡을 부르고 다닌걸 생각해보면 본인들도 정말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순은 단점이 아니다. 오히려 이 음반의 진정한 매력 포인트다. 삶의 쓴 맛과 달콤함을 모두 알고 있는 이 앨범은 정말 끝내주는 노이즈 피드백 팝송 모음집이기도 하며,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이뤄낸 앨범이기도 했다. 그리고 25년이나 지났지만 이 사탕의 향과 위풍당당함은 여전히 사라질줄 모른다.

P.S. 물론 소닉 유스와 지저스 앤 메리 체인 해석 부분은 온전한 내 생각이 아니다. 대부분의 개념을 [얼트 문화와 록 음악]에서 빌려왔다. 그래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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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phone music/리뷰 2010/03/15 21:39

로고라마 (2009)

로고라마
감독 프랑수아즈 알로, 에르베 드 크레시, 뤼도빅 우플랭 (2009 / 프랑스)
출연
상세보기

이번 2010년 아카데미 단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유튜브에서 무료 시청이 가능하더라고요.

1부

2부


아 그리고 데이빗 핀처와 [세븐] 각본가 앤드류 케빈 워커가 출연합니다. 잘 찾아보시길. (힌트. 과자 캐릭터.)

그런데 진짜 저작권은 어떻게 했으려나요? 보이는 것만 해도 장난이 아니게 많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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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Next Door/잡담 2010/03/14 09:52

밀크 [Milk] (2008)


밀크
감독 구스 반 산트 (2008 / 미국)
출연 숀 펜, 에밀 허쉬, 조쉬 브롤린, 디에고 루나
상세보기

하비 밀크의 삶과 죽음

한 게이 남자가 있었다. 유태인인 그는 사회에 나오고 난 이후부터 뉴욕의 증권회사 직원으로 일했다. 40살이 되던 1970년, 지금까지 살고 있던 삶에 대해 반성을 하고 새 삶을 위해 연인과 함께 거주지를 샌프란시스코 시 카스트로 가로 옮겼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동성애자들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었고, 이 말 잘하고 호감가는 남자와 그의 카메라 가게는 곧 이들의 본거지가 된다. 결국 그는 그들을 대표해 세 번의 실패 끝에 샌프란시스코 시 의원이 되고, 미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공직자가 된다. 그는 그 자리을 이용해 억압받는 미국의 동성애자와 약자들을 위해 맞서 싸운다. 그러나 그의 싸움은 1978년 시 의원 댄 화이트가 당긴 방아쇠 때문에 스러지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은 1930년에 태어나 1978년에 죽은 실제 인물 하비 밀크Harvey Milk의 이야기도 하고, 이 사람에 대해 다룬 (지구상에 사는 동성애자 영화감독 중 탑클래스 급이라 할 만한) 거스 반 산트의 2008년 영화 [밀크]의 줄거리이기도 한다. 그만큼 [밀크]의 서사 구조는 전통적인 전기 영화의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하비 밀크의 삶은 순차적으로 펼쳐지며, 지난 시기를 회상하며 급작스러운 죽음이라는 변수를 대비하는 밀크의 녹음과 자료 화면들이 간간히 끼어들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스 반 산트의 내공은 이 때문에 더욱 빛나 보인다. 사실 반 산트의 전작인 [엘리펀트]처럼 관객에 대한 고려 없이 깊은 사유를 담은 필름을 찍는 것은 의외로 그리 어렵지 않다. (제작과정, 구상의 번거로움과 치열한 사유 과정 같은 요소들은 제외한다.) 그러나 [밀크]처럼 사유의 치열함과 깊이를 다루면서 일반 관객에 대한 고려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는 힘들다. 선택의 폭이 한창 좁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 산트 역시 [밀크] 제작 전 이런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고충에도 불구하고 [굿 윌 헌팅] 같은 만인이 인정하는 영화를 만들어낸 거스 반 산트는 이 어려운 과제를 치열하게 돌파한다. 이 영화에는 [엘리펀트]와 [라스트 데이즈], [파라노이드 파크]에서 감지되었던 영상에 대한 반 산트의 심오한 감각과 직관이 살아있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이식되어 있다. 하비 밀크와 스콧이 처음 만나 나누는 대화를 찍은 장면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카메라 가게를 운영한다는 설정에 맞춰 카메라의 시점과 스틸 컷을 섞는 장면, 그리고 대단히 충격적이면서도 잊을 수 없는 밀크가 암살 당하는 장면 등 그저 보면 입이 딱 벌어지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연출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보면서 평범한 관객들이 난해하다던가 뭘 말하고 싶은거지?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반 산트는 영상 연출 뿐만이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는데도 탁월하고, 배우들도 그 실력과 조화롭게 이루고 있다. 누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에밀 허쉬를 보면서 [스피드 레이서]의 스피드 레이서를 떠올릴까? 밀크의 세번째 게이 연인 스콧에서 [스파이더맨]의 해리 오스본의 그림자가 느껴지던가? 조증과 얀데레 기질을 보이다가 비극적으로 끝나는 밀크의 네번째 연인 잭이 디에고 루나라고? 그만큼 그들은 아무렇지 않다듯이 자연스럽게 이들을 연기해낸다.

허나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이 영화의 중심은 역시 숀 펜이 연기해낸 하비 밀크와 댄 화이트를 연기한 조쉬 브롤린이다. 숀 펜의 엄청난 연기는 이미 여러차례 증명된 바 있다. 그러나 [밀크]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여기서 그는 극 중 하비 밀크가 느끼는 행복과 슬픔 그리고 분노와 고통, 장점과 단점들을 별다른 에고없이 표현해내며 진정으로 호감가는 하비 밀크라는 인물의 초상을 완성해낸다. 암살 당하던 날 새벽, 스캇과 통화하는 밀크, 즉 펜의 표정은 너무나도 처연하면서도 생생한 감정이 살아있다. 조쉬 브롤린은 그 반대편에서 묵묵히 보수적인 사고관 하에서 답답한 행동을 일삼다가 결국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댄 화이트를 연기해내는데, 이는 숀 펜의 연기와 극적인 화학 효과를 발휘한다.


더스틴 랜스 블랙(이 사람 역시 게이다)의 각본은 어떠한가? 이 각본은 올해 겨우 36살이 된 사람이 처음 썼다고 믿기기 힘들 정도로 높은 성취도를 자랑한다. 이 각본가와 비교할 만한 첫 각본을 쓴 사람이라면 [주노]의 디아블로 코디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노]의 각본이 다소 쿨시크한 감수성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이 영화를 좋아하고 있으니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밀크]의 각본은 사려깊다. 하비 밀크는 영웅이였지만 평범한 사람이 저지를 법한 실수와 결점 모두 지닌 남자였고, 댄 화이트는 동성애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평면적인 광신도 혹은 미치광이가 아니다. 모든 인물들은 입체적인 깊이와 해석할 여지를 가지고 있으며, 대사들 역시 풍부한 유머와 진심이 담겨 있다.

블랙의 각본과 반 산트의 연출, 그리고 많은 배우들의 연기에서 우려져 나오는 [밀크]의 메세지는 강력하게 마음을 건드린다. 하비 밀크는 비록 결점이 있었고, 그 결점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남을 배려 할 줄 아는 사람이였고, 똑똑한 두뇌와 그것을 어떻게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싸움은 단순한 게이의 인권 찾기 이상의, 참다운 삶의 가치를 찾고 싶어하던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는 싸움이였다. 그래서 그의 비극적인 죽음은 정말 비통하고 '트윙키 변론'으로 대표되는 권력층의 무능함에 어처구니 없음을 넘어 분노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을 말하는 결론이 더욱 빛나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말마따나 "희망만으로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으면 삶은 가치를 잃습니다."


동성애라는 소재가 다소 거북할수도 있겠지만 [밀크]와 그 주인공인 하비 밀크가 보여주는 삶에 대한 긍정과 한 인간의 진실된 모습과 노력은 그 갭을 가볍게 뛰어넘고 마침내 동성애자가 아닌 관객조차 울리게 만든다. 미국, 더 나아가 세계가 아직도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존재는 절대로 MB나 삼성 혹은 월스트리트 인간이나 조지 W. 부시가 아니다. 하비 밀크와 보이지 않는데에서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다. 한국에서는 뒤늦게 도착한 [밀크]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한 무림고수의 영상 성취가 담겨있는, 우리 시대의 마스터피스다.

"이제 우리는 일어선다. 이제 우리는 모든 곳에 있다"
-닉 드레이크, 'From the Morinig'

"당신들 위하여, 니콜라와 바트.
우리 마음 속에서 영원히 안식하소서.
마지막 이별의 순간은 당신들의 것이지만, 그 고난은 당신들의 승리니깐요!"
-조안 바에즈 작사 엔리코 모리오네 작곡, 'Here's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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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er Into Movie/리뷰 2010/03/13 20:56

[싱글리뷰] MGMT - Flash Delirium



4월 발매 예정인 [Congratulations]에 수록된 곡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싱글은 아닌데... MGMT 쪽에서 싱글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거든요. 공식 홈페이지에 무료 다운로드로 공개됬습니다.

확실히 'Kids' 같은 팝송은 없다는 앤드류의 발언은 사실인듯 합니다. 풍성하게 흘러 넘쳤던 'Kids'와 달리 멜로디 라인이 많이 간소화 되었습니다. 프리드만 프로듀싱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고주파 노이즈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신 탄력적이지만 단순한 리듬 세션, 사이키델릭한 오르간/신시사이저 사운드, 층 쌓기 같은 음향 실험이 곡을 전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신작 앨범의 프로듀서가 누군지 떠올려보죠. 예 그렇습니다. 소닉 붐이라 불리우는 전직 스페이스멘 3 멤버, 피트 캠버입니다. 그만큼 이 곡은 피트 캠버의 취향과 뿌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스페이스멘 3 이후 소닉 붐의 작업들-일렉트로닉한 쪽으로 갔다고 하네요-을 들어보지 못해서 직접적인 소닉 붐의 영향이 어떤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곡에서 스페이스멘 3과 수어사이드의 영향이 많이 느껴집니다. 세상 많이 좋아졌네요. 저 둘이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뮤지션의 음악에도 영향을 미치다니.

그래서 좋냐 싫냐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좋습니다. 솔직히 1집은 너무 비지스스러운 점이 걸렸는데, 이번 트랙은 1집의 장점을 가져오면서도 독자적인 색채를 얻는데 성공한 듯 싶습니다. 중간의 시침 뚝 뗀 목관악기 연주나, 만화적이면서도 (앨범 커버가 이해가 되는 순간입니다.) 귀기가 느껴지는 사이키델릭 모두 인상적입니다. 미친듯이 날뛰는 마무리도 좋고요. 훅이 넘치는 팝송은 아니지만, 굉장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트랙입니다. 이 정도 퀄리티로 앨범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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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phone music/잡담 2010/03/12 01:37

[PV] Massive Attack - Splitting the Atom


신보는 망작이였지만, 첫 싱글인 'Splitting the Atom' 공식 PV는 간지폭풍입니다. Edouard Salier 씨 눈여겨보겠습니다.

아무튼 여러분 아래 긴 리뷰 요약하자면
헬리고랜드(신보) 사지 말고 1,2,3집(혹은 콜렉티브. 베스트 앨범입니다.) 사고 그냥 이 PV를 봅시다 'ㅅ'

뭐 저야 전집에 포스터/수첩 포함된 2CD+DVD 콜렉티브 책자 한정반까지 다 사고 매시브 트위터도 팔로잉했지만... 싱글 박스셋은 왜 안 샀냐고 물어보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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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phone music/잡담 2010/02/27 23:56

2010년 1,2월 신보 일곱장 간단 메모


 Vampire Weekend - [Contra]
(2010, XL)
8.5/10.0 ★

더욱 견고해진데다 설득력도 있다.
당신이 이 앨범을 싫어할수도 있지만 적어도 들으면서 '형편없네'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것이다.
물론 난 이 앨범 좋아한다 :) 약간 낯간지러운 부분도 있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전작보다 더 좋은 것 같다.



Surfer Blood - [Astro Coast]
(2010, Kanine)
8.3/10.0 ★

곡 하나 하나가 첫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새롭다긴 보다는 친숙한 쪽에 가까울듯. 그래도 Swim 같은 곡은 좋다.
여튼 위저를 좋아하고 브라이언 윌슨/애니멀 콜렉티브의 모닥불 요들레이리리~ 보컬 하모니를 좋아했다면 들어보시길.

 

Spoon - [Transference]
(2010, Merge)
8.0/10.0

딱 8.0. 전반적으로 (플레이밍 립스의) 요시미 앨범 차기작을 기다리다가 At War With the Mystics 만난 느낌이였다. 그 자체로도 괜찮은 앨범이지만 전작하고 비교하자면 좀 아쉽달까... 뭐 그렇다. 전작이 워낙 먼치킨 급 앨범이여서 그렇기도 하고. 

그래도 뚱땅거리는것만으로도 사람을 흔들줄 아는 걸 보면 스푼의 내공은 여전하다. 'Is Love Forever?', 'Written In Reverse'을 보라. 그들은 로큰롤이 뭔지를 안다.



Hot Chip - [One Life Stand]
(2010, DFA)
8.8/10.0 ★

핫 칩이 만들어낼 수 있는 로맨틱 일렉트로닉 팝-소울의 극치.
그리고 2집(쏘리 3집은 아직 손에 못 넣었어요.)하고 비교했을때 좀 더 앨범 단위로 사고되고 제작된 앨범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One Life Stand'에서 'Brothers' 연타는 정말이지 감동.



Los Campesinos! - [Romance is Boring]
(2010, Arts & Craft)
7.8/10.0

트랙 수가 너무 많아서 전작의 저돌적인 매력이 사라졌다. 닐 캄페시노스! 말처럼 성숙해지긴 했는데 그 대가가 이거라면 좀 아쉽다. 내가 프로듀서였더라면 몇 트랙은 과감하게 뺐을것 같다.

그래도 떼창의 즐거움이 살아있는 트랙들이 여전히 있어서 세이프. 'Romance Is Boring'이나 'There Are Listed Buildings'은 좋은 파워 팝 싱글이다. 내가 로스 캄페시노스!에게 바라는 것도 이런거이기도 하고.


TV Yellow - [Strange Ears]
(2010, 비트볼 레코드)
8.7/10.0 ★

왠지 들으면서 친숙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Days In Vain' 후반부.
그런데 그 친숙함을 굉장히 능숙하고 세련되게 다듬어냈다.  몽구스 이후 비트볼이 일렉트로닉 장르에서 한 건 또 했다. 결론은 좋은 앨범이니 꼭들 사시라.

사족인데 영화 음악을 했다는 이력답게 굉장히 트랙들이 영화적인 감수성으로 가득차 있다. 단편이라도 좋으니 영화 음악에 써먹고 싶다.


Massive Attack - [Heligoland]
(2010, Virgin)
5.4/10.0



그리고 두번째 AMN 리뷰 당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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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er Into Movie/잡담 2010/02/24 01:35

201002 음반일기 01 - 영미 펑크 록의 어떤 한 경향에 대한 고찰 (뻥)

어쩌다보니 이번 2010년 2월 구작 구매들은 반절 이상이 펑크로 도배되었습니다. Punk하고 Funk(이건 딱 한 장이지만) 모두 말이죠. 뉴웨이브, 펑크 팝, 휭크, 디스코, 모드 리바이벌, 개러지 록.... 너무 많아서 이것도 1,2부로 나눠서 올려볼까 합니다. 일단 1부는 영미 펑크 록에 대한 정리로 가보겠습니다.
 

1. Buzzcocks - [Another Music In A Different Kitchen] (1978, EMI)

쌈빡하게 갈겨대는 펑크 팝 앨범입니다. 딱히 할말이 없을 정도로 단순 명쾌합니다. 다만 이 펑크 팝이 엘비스 코스텔로처럼 다른 장르에도 엄청난 내공을 지닌 고수가 3분 내로 쇼부를 보거나 라몬즈처럼 얼뜨기스러울정도로 단순하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코스텔로보단 더 펑크 록 전통에 가깝고 라몬즈보단 똑똑하고 예리합니다. 가사나 음악이나 굉장히 사적인 감수성을 털어내는데 집중하고 있기도 한데, 이런 점이 섹스 피스톨즈나 클래쉬하고 차별점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런던 펑크는 섹스 피스톨즈하고 클래쉬로 끝나는 인상이여서 좀 속상합니다. 엘비스 코스텔로나 더 잼, 와이어는 그저 듣보잡... ...여튼 런던 펑크의 또다른 일면이 궁금하신 분, 맨체스터 씬의 뿌리를 찾고 싶은 분, 브릿팝(으로 대표되는 영국 기타 팝/록)의 시조를 알고 싶은 분, 그런건 다 모르고 그냥 스트레이트한 펑크 팝을 듣고 싶은 분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그나저나 보너스 트랙이자 싱글인 'Orgasm Addict'는 바셀린즈의 'You Think You’re a Man'만큼이나 민망한 곡이군요 -_-;; 아 참고로 2008년에 나온 딜럭스 에디션 버전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본편 내용물이 1996년에 나온 7,800원짜리 단품 CD하고 차이가 없군요. 큭.

2. The Jam - [All Mod Cons] (1978, Polydor)

한차례 정식 수입됬다가 금세 싹 사라져 당황하게 했던 더 잼의 3집 딜럭스 에디션이 마침내 다시 정식 수입됬습니다. 이것도 제렘님한테 부탁드렸는데 구하지 못했죠. 이제 구했으니 별 걱정은 없습니다ㅎ

비틀즈와 킹크스, 더 후로 대표되는 60년대 모드들의 로큰롤을 어떻게 70년대 중반의 런던 펑크에 이식시켰는지, 그리고 그 이식이 어떻게 브릿팝의 토양을 일궜는가를 잘 담아내고 있는 텍스트입니다. 영국 록 음악의 또 한 번의 도약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미국 애들이 못하는 부분을 담아내고 있는, 굉장히 '영국적'인 앨범입니다. 같이 산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의 영향도 크다는데 휭키한 리듬를 들어보면 납득이 대충 갑니다.

다 떠나서 'English Roses'에 담긴 담백한 서정이나 킹크스 커버인 'David Watts'의 활달하고 뻔뻔한(혹은 오만한) 영국인의 콧대높음과 프라이드가 아주 멋들어져서 좋습니다. 특히 'English Roses' 이 곡의 서정은 발군입니다. 정작 폴 웰러 자신은 창피해했다지만 아마 이 곡은 폴 웰러의 평생 걸작 중 하나로 남을듯 싶습니다. (지송 솔로작인 [와일드 우드]는 아직 안 들었어요.)

3. The Modern Lovers - [The Modern Lovers] (1976, Beserkley)

존 케일이 프로듀싱한 프로토펑크 밴드 모던 러버스의 데뷔작입니다. 이게 1973년에 녹음 됬다는 사실을 알고 좀 놀랬습니다. 이후 70년대 중후반 잠시 꽃을 피울 뉴욕 펑크의 한 전형이 그대로 담겨있었거든요. 이 밴드 멤버들이 후일 참여한 밴드들이 이 밴드에 크게 빚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리 해리슨-토킹 헤즈, 데이빗 로빈슨-더 카스. 토킹 헤즈 1집은 이 앨범 1집하고 거의 유사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앨범 자체는 루 리드의 영향을 잔뜩 받은듯한 꺼벙하고 심드렁한 조나산 리치맨의 보컬 위에 얹혀지는 단순하면서도 훅이 있는 개러지 록인데, 5-60년대 로큰롤을 벨벳 언더그라운드 자장 안에서 재해석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벨벳이 점점 후대 밴드들에게 파급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앨범입니다. 음악 자체도 좋고요.

4. Blondie - [Parallel Lines] (1978, Capitol)

순전히 'Heart of Glass'를 듣기 위해 샀습니다. (...) 70s 뉴욕 펑크의 가장 팝화된 감수성을 들려주던 밴드고 심지어 미국을 넘어서 한국에서까지 인기를 누렸던 얼마 안 되는 밴드였죠. (토킹 헤즈나 라몬즈는 미국/영국을 못 넘고 ㅈㅈ) 깔끔한 뉴웨이브 팝에 상쾌한 데보라 해리 누님의 보컬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앨범입니다. 뭐 그 외에도 뉴욕 펑크가 어떻게 주류 팝에 영향을 미쳤는가를 이야기할려면 빠질수 없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데보라 해리 누님은 [비디오드롬]에도 중요한 역할로 나왔죠. 몽롱한 팜므파탈 분위기를 풍기던 마조히즘 여성 역이였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크로넨버그 옹이 데보라 누님의 이미지에 일부러 맞춰 각본을 쓴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 그런데 연도를 보니 거의 40대 될때 출연... (...)

5. Suicide - [Suicide] (1977, Red Star)

모던 러버스하고 비슷한 시기에 결성된 (그런데 알란 베가는 이 앨범을 발표할 당시 나이가 이때 40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수어사이드의 첫 앨범입니다. 70년대 뉴욕 예술계가 얼마나 똘끼충만했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자해한 손목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마구 흩뿌린듯한 심란한 앨범 커버부터 시작해 음악도 심란하기 그지 없습니다.

기타도 없이(!) 펑크 록의 단순한 구조를 빌려온듯한 노이지하면서 원시적인 건반/드럼머신 연주에 잊을수 없는 알란 베가의 외침이 곁들어져 주술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이걸 듣고 나서 퍽 버튼즈의 발명이 수어사이드의 리듬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으며 스페이스멘 3/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노이즈 사이키델리아가 얼마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뉴욕 아트 펑크 쪽에서도 (미학적으로) 우파에 속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우의 의미가 진정으로 궁금해졌습니다. (좋은 의미로)

그나마 저 위의 앨범들은 정식 수입이라도 됬지 이건 미국 직접 구매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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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phone music/잡담 2010/02/21 20:57

Enter the 'Enter the Void' Opening Credits

2009/05/31 - [Deeper Into Movie/정보] - [2009 Cannes Preview] 가스파 노에 감독의 [엔터 더 보이드]

엔터 더 보이드
감독 가스파 노에 (2009 / 프랑스)
출연 나다니엘 브라운, 파즈 데 라 후에르타, 시릴 로이, 에밀리 알린 린드
상세보기



*720p HD로 전체 화면으로 보셔야지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현기증/멀미 경고)

작년 토론토 영화제에서 새로 공개된 편집본에 추가된 오프닝 크레딧이라고 합니다. (칸 영화제 버전은 처음에 Enter라는 자막 밖에 뜨지 않았다고 하네요. 엔딩엔 두 버전 모두 아무런 크레딧 없이 The Void라고만 뜬다고 합니다.)

호로로로로로롤로롤로 내 눈이 불타고 있어

유튜브의 어떤 이용자가 이 영상 코멘트란에 'eye sex'라고 적었는데 정말 적절한 표현인듯 싶습니다. 영화의 분위기와 노에 감독의 연출/심미안를 짐작할 수 있는, 꽤나 인상적인 크레딧입니다.

아 참고로 오프닝 테마곡은 음악 감독인 (다프트 펑크 멤버) 토마스 방갈테르의 곡이 아닌 LFO의 'Frea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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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er Into Movie/잡담 2010/02/20 21:28

201001 음반일기 Part 2

2010/01/27 - [headphone music/잡담] - 201001 음반일기 Part 1


1. Wild Beasts - [Two Dancers] (2009, Domino)

제렘님이 영국에서 구해다 주신 음반입니다. 제렘님 감사합니다.

뭐랄까 음악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정말 이런 말은 쉽게 안 나오는데 'All the King's Men'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순한 호오 이상의 감수성을 파고드는 동물의 본능 같은 집요함이 있습니다. 작년을 수놓았던 그리즐리 베어하고 비슷하다고 할까요? (어째 작년을 빛냈던 대부분의 밴드들은 모두 동물을 주 제재로 하고 있네요.) 

다만 곰 발바닥처럼 부드럽지만 육중한 그리즐리 베어와 반대로 '야수적'(혹은 '남성적') 혹은 '날렵함'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팔세토와 엘보우의 가이 가베이를 떠올리게 하는 묵직한 저음을 소화해 해내는 보컬리스트의 역량과 그것이 피터 비욘 앤 존과 인터폴, 에코 앤 더 버니멘의 영향을 받은 간결하면서도 몽롱한 개러지/포스트 펑크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풍경이 그렇죠. 소나무와 잡목들로 우거진 산 속을 걷다가 야생 동물의 움직임을 문득 느끼는 것 같은 기묘한 감수성을 가진 앨범입니다.


2. 장필순 - [Soony 6] (2002, 하나뮤직)

뒤늦게 만난 앨범입니다. 허나 뒤늦은 만남과 달리 정말 훌륭한 음악을 담은 앨범입니다. 여러분 중에서 어떤날 같이 맑고 단아한 한국적 감수성이 담긴 가요를 좋아하시고, 90년대 이후 등장한 서정적인 전자음으로 일궈진 포크를 좋아하는데 아직 이 앨범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레코드 샵으로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이 앨범엔 그 모든게 담겨 있습니다.

조동익 선생의 천의무봉급 재주 속-선생님 일렉트로닉에도 재주가 있으셨군요.-에 피어나는 장필순 누님의 보컬은 정말 아름답다는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2000년대에 나온 수많은 한국 앨범들 중에서 독보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앨범입니다.

3. The Shins - [Wincing the Night Away] (2007, Sub Pop)

음 사실 전 신스에 대한 인상이 그동안 그리 곱지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평론가의 연인' 밴드 아닐까 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앨범을 듣기엔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자주 들어다 보는 블로거 중 두 분의 강력한 추천에다 비트볼에서 저렴하게 출시한 것 때문에 결국 들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아주 환장하고 f워드와 b워드를 남발할 어마무지한 혁신적 걸작은 아니지만, 버즈(미국 밴드임!)의 휘하 아래 자라나고 있는 쟁글 팝을 신실하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 수작 앨범입니다. 

예쁜 멜로디와 하모니로 불러제끼지만 가사를 들여다보면 은근히 시니컬한(지역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주변을 떠도는  레즈비언 소녀 커플이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후반부의 도약이 빛나는 'Phantom Limb'이나 절그적거리는 일렉트로닉과 간결한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 현악, 멜로디가 곁들어진 'Sea Legs' 같은 곡들이 귀를 살살 간지럽히는군요. (왠지 앨범 해설지의 오그리토그리한 필체에 전염된듯;;; 아 그거 정말 보다가 좀 뿜었슴다.) 마음에 듭니다.


4. Cold Cave - [Love Come Close] (2009, Martador)

신스 팝 앨범인데, 노이즈 익스페리멘틀 틀 속에서 재해석된 앨범이라고 할까요? 그만큼 노이즈 피드백이 신스 팝 사운드에 의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바닥에선 나름 고참으로 인정받고 있는 슈슈 Xiu Xiu 전 멤버(여성 멤버인 칼라리 맥엘로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이 앨범의 방향성에 수긍하게 됬습니다.

하지만 노이즈 익스페리멘틀,하면 생각나는 그런 음습하고 답답한 감수성은 거의 없고 쉬크하면서도 적당히 복고적이면서 신나는 신스 팝 앨범입니다. 싱글로 발표된 'Life Magazine'이 그렇죠. 단순한 리듬 속에서 점점 고조돼가는 멜로디와 여성 보컬이 매력적인 곡입니다.

고도의 완성미보다는 앞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더욱 눈에 띄는 앨범이지만 신스 팝이라는 장르 속에서 멜로디를 뽑아내는 재능과 그것을 어떻게 다듬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훌륭한 앨범입니다. 나름 대형 인디 레이블인 마타도어하고 계약했다니 잘 홍보만 하면 나름대로 인기를 얻을 것 같습니다. 칼라리 맥엘로이도 꽤 포토제닉하고요 :)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쓰이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소리가 꽤 마음에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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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phone music/잡담 2010/02/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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