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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즈의 신보 [Plastic Beach]가 나온다 해서 허겁지겁 1,2집 염가판 합본을 질렀습니다. 곁들어 블러의 파크라이프도 질렀습니다. (왜 이게 없었지...)

고릴라즈를 둘러싼 말은 많죠.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가상 밴드라니, 댄 앱노말로 유명한 블러의 데이먼 알반이 제이미 휴렛하고 기획한 다크 히어로 놀이라느니, 평단의 지지와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얻었다느니 아니면 '유딩들이나 좋아할법한 프로젝트' (노엘 갤러거, 그런데 당신은 그런 얘기 하면 안 되잖수...)라느니 말이 많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입니다. 고릴라즈 음악이 별로였다면 이 정도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제이미 휴렛의 멋진 그림과 스타일이 성공을 책임졌다면 나머지 성공의 책임은 데이먼 알반이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모든 것의 시작인 블러부터 시작해야 되겠군요. 사실 전 광빠라고 할만큼 블러를 좋아합니다. 솔직히 블러 진면목을 모르는 사람들이 브릿팝이 뭔지 알겠습니까? (대한민국의 100만 오아시스 빠를 적으로 돌렸습니다.) 농담이고 전 갤러거 브라더스보다 콕슨과 알반이 넘사벽 수준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러가 내놓은 앨범과 싱글들은 위풍당당하면서도 아름다웠고, 모조리 제 10대 시절의 사운드트랙이 됬습니다. 영국 팝의 매력이 뭔지 잘 아는 이들이 만든 음악이랄까요. 그리고 이들 때문에 킹크스를 안 것도 큰 수확입니다. 정작 이들의 솔로 행적을 살펴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지만요.

일단 기타리스트 그레이엄 콕슨의 탈퇴 이후 솔로 행적을 먼저 살펴봤습니다. 콕슨의 위대함은 [Love Travels At Illegal Speeds]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타리스트 콕슨의 재능과 송라이터 콕슨의 재능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이룬, 굉장히 뛰어난 펑크 팝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번엔 알반 차례입니다. 알반의 2000년대 솔로 커리어는 고릴라즈로 대표될 수 있을텐데요... 이번에 들어본 고릴라즈 앨범들(두 장 뿐이지만)에 대해 얘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1. Gorillaz - [Gorillaz] (2001, EMI)

개인적으로 고릴라즈 1집은 완성미보다는 반짝반짝한 가능성이 돋보이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앨범 구성을 봐도 알 수 있는데, 팝 멜로디를 주축으로 삼고, 알반이 기존부터 하던 기타 중심의 음악과 새로운 영역인 힙합, 덥, 레게에 대한 관심이 느슨하게 혼재되어있습니다. 이 혼재는 물리적이기도 하고, 화학적이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좀 아이디어 박스같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때도 데이먼 알반의 송라이팅은 탁월했습니다. 위 곡를 포함해 히트 싱글 'Clint Eastwood'나 '19-2000', 'Tommorow Comes Today'의 레게, 덥, 힙합을 팝/록과 함께 주물럭주물럭거려 만든 달콤한 팝 싱글들은 데이먼 알반의 재능이 이때도 넘사벽 수준였다는 걸 증명합니다. (이런 생소한 장르에 도전했음에도) 비트에 대한 감각도 꽤 뛰어나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군요.

아직 콕슨 탈퇴 이전 블러가 활동할 시절에 나온 음반이여서 그런지 그 '기타 중심의 음악'이 블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그 예로 '5/4 Five Four'나 'Punk' 같은 곡들은 블러 앨범에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띄고 있습니다. 이를 보듯 그들 앨범 중 가장 밴드 편성으로 사고된 앨범이기도 합니다. 프로그래밍이나 DJing보다 실제 연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정리하자면 독자적인 음악색보다 이후 발표된 [Think Tank]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도들이 담겨있는 앨범입니다. 솔직히 이후 나온 2집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 가능성만으로도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재발매판에 '19-2000'와 'Clint Eastwood' 리믹스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게 또 괜찮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길.

2. Gorillaz - [Demon Days] (2005, EMI)

힙합계에서 꽤나 이름 날리고 있는 데인저 마우스를 프로듀서로 끌여들여 만든 2집입니다. 데인저 마우스의 프로듀싱 방식은 귀 경력이 일천한 제가 딱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소울풀함과 깊은 공간감을 다소 빈티지 일렉트로닉스러운 방식으로 다듬어내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블랙 키스의 Attack & Release나 벡의 Modern Guilt, 좋은 놈 나쁜 놈 여왕 1집를 귀동냥해서 들어본 데에서 나온 엉터리 추측입니다;;;)

데인저 마우스를 끌어들인 것은 대성공이였습니다. 알반의 멜로디와 보컬, 비트에 대한 감각은 데인저 마우스의 작업 방식하고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잘 안되실건데, 들어보면 끄덕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물론 다소 아이디어 꾸러미 같았던 1집의 앨범 구조를 안정적으로 다듬고, 개성적인 색채를 입힌 공도 빼놓을 수 없겠죠. 전반적으로 프로듀서 비중이 커졌습니다.

이 말을 반대로 말하자면 앨범의 지향성이 밴드 포맷보다 좀 더 일렉트로닉/힙합 포맷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완전 일렉트로닉/힙합 포맷이라는건 아니고... 절충적이죠. 실제로 1집은 기타 중심의 팝 트랙과 힙합 트랙의 경계선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있지만, 2집은 두 요소가 화학적으로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2집의 'Feel Good Inc.', 'Kids With Guns'하고 1집의 '19-2000', 'Clint Eastwood'를 비교해서 들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걸 좋게 받아들이느냐 나쁘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평이 갈릴듯 싶은데... 변신이 썩 괜찮게 되서 순수주의자들만 아니면 다들 받아들일수 있을 겁니다.

그루브와 비트, 팝 멜로디, 서정에 대한 알반의 재능은 여기서 더욱 만개합니다. 매드체스터에 대한 애정과 지금의 클럽씬이 만난 'Dare'의 그루브는 음악에 몸을 자동적으로 맡기게 되고, 2000년대 알반의 작업 중 가장 훌륭타 할 수 있는 감수성을 담은 'Feel Good Inc.'나 'El Mañana'는 그냥 '이런 재능을 타고나는것도 재능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영화적이면서도 틱톡거리는 그루브가 돋보이는 'Last Living Soul'은 어떤가요.

정리하자면 [Demon Days]은 1집에 보였던 알반의 그루브와 비트에 대한 야심이 데인저 마우스라는 능력자 손에서 멋지게 화학반응을 일으켜 탄생된 2000년대 데이먼 알반 솔로 경력의 금자탑입니다. 주저없이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걸 6.9점 때린 피치포크는 좀 맞자)

그리고 제이미 휴렛 씨의 그림도 2집에서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것도 뺴놓으면 안 되겠군요. (개인적으로 이 사람 그림체 좋아합니다.)

3. 결론
고릴라즈는 2000년대 알반의 관심사가 비트와 그루브에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블러 시절에도 그가 여기에 재능이 있다는 걸 은연중에 드러내곤 했지만, 2장의 앨범을 거쳐 발전한 그 감각은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따로 언급하겠지만 올해 나온 [Plastic Beach] 역시 그의 감각이 여전히 탁월하다는 걸 증명해주는 훌륭한 앨범이였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해봅니다.

(자 이제 좋은 놈 나쁜 놈 여왕이나 들으러 가야지...)

근데 파크라이프 들으니 갑자기 블러 신보가 듣고 싶어졌어 돌아와줘 콕슨 알반 어헣어헣

Can - [Ege Bamyasi] (1972, United Artist)
Justin Timberlake - [FutureSex/LoveSounds] (2006, Sony BMG)
황보령 - [Shines in the Dark] (2009, 엠넷미디어)
Richard Hawley - [Truelove's Gutter] (2009, Mute)
Ladytron - [604] (2001, Emperor Northern)
La Roux - [La Roux] (2009, Polydor)
Super Furry Animals - [Dark Days/Light Years] (2009, Rough Trade)
Royksopp - [Melody A.M.] (2001, EMI) [The Understanding] (2005, EMI)

요새 목돈이 생겨서 좀 질렀습니다. 너무 많이 질러서 평하기도 좀 힘드군요 (...)

은 저번에 다뤘으니 제외하죠. 전스틴 진버레이크 음반은 정말 시류에 안 맞는 지름이였는데, 확실히 이 사람은 아이돌 팝에 어떤 개가를 이룬것 같습니다. 아이돌 팝이 나갈수 있는 가장 전위적인 음악 아닐까 싶습니다.

황보령은 의외였습니다. 솔직히 사면서 가장 예상이 안 갔던 음반이였는데... 다채롭다고 할까요. 펑크와 전자음악, 하드 록 등 다루는 장르들은 많지만 의외로 일관성이 있습니다. 솔직히 첫 인상은 낯설지만 꽤 인상적이고 아릅답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더티 프로젝터스의 'Cannibbal Resource'나 그리즐리 베어의 'Southern Point' 같은 올해 최고의 인트로 송인 '돌고래 노래'가 있습니다.

리차드 하울리는 주변의 추천들로 구입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분은 펄프 투어 기타리스트로 활약하다가 정식 멤버로도 활동하기도 했답니다. (아 어쩔수 없는 펄프빠) 하지만 브릿팝 보다는 챔버 팝에 가까운 앨범이더라고요. 정확히 쉐필드 중년 오야지 간지가 작렬하는데 좋습니다.

몇몇 곡 길이가 좀 더 짧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다크 카바레나 틴더스틱스 좋아하시면 광희하실 앨범이라 사료됩니다. 물론 전 둘 다 좋아하니깐 추천을 날립니다. (은근히 저 취향이 구식인듯 (...)) 2005년에 나온 Coles Corner가 좀 더 만인의 지지를 받은데다 곡 길이도 그럭저럭이라고 하는데 들어봐야 되겠습니다.

레이디트론라 루는 뿅뿅 신스 팝입니다. 그렇습니다. 전 대한뿅뿅신스팝만세위원회 소속 회원입니다. (뭐) 다만 레이디트론이 크라프트베르크 같은 원시적인 뿅뿅이라면 라 루는 주니어 보이즈나 베리얼 같은 최신 덥스텝을 받아들인 뿅뿅이입니다. 일단 레이디트론은 좀 과하다는 인상이 있지만, "본격 빨갱이(*주. 공산주의 비하 의도가 아닙니다.) 풍 에쑤에프 대활극 활동사진" 간지가 나서 좋습니다. 미라 아로요 좋아요.

라 루도 좋습니다. 다만 레이디트론보다는 앨범의 구성보다는 개별 곡의 인상에 집중한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엘리 잭슨 양, 은근히 틸다 스윈턴 닮았지 않았나요? 'Bulletproof' 뮤비 보다가 '완전 틸다 스윈턴이잖아'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는... 옆에서 본 사진은 그런 느낌은 안 드는데 정면 사진 보면 진짜 닮았다는... 

슈퍼 퍼리 애니멀즈 신보는 버블검보다 사이키델릭 쪽으로 중심을 옮긴거 같더라고요. 그래도 'Helium Hearts' 같은 놀라운 싸이키 버블검 팝쏭이 있으니 이 쪽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듯 싶습니다. 방향성이 좀 더 애니콜 (not 삼성) 쪽에 가까워졌다고 할까요. 여튼 이 앨범은 왠만해서는 졸작 안 만든다고 소문난 SFA 커리어 중에서도 잘 만든 음반에 속할 것 같고요, 몇몇 트랙은 정말 좋아하게 됬습니다.

그래도 이 앨범하고 [Rings Around the World] 어떤거 선택할래, 물어보면 전 후자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정말 그건 SFA 판 [요시미, 핑크로봇하고 맞짱뜨다]라능... 좋아한다능... (발그레) 참고로 올해의 곡 제목이 이 앨범 수록곡 중에 있는데 바로 'The Very Best Of Neil Diamond'입니다. 깔깔깔! 닐 다이아몬드의 최고 베스트 앨범이래! 깔깔깔! (...죄송합니다) 아 정말 유쾌한 사람들이에요.

로익솝... 이거 정말 도착하자마자 절 뒤집어지게 했습니다. 제가 이걸 2 for 1으로 샀는데....

멀쩡해보이지만....

...

EMI 그렇게 재고가 많이 남았냐...ORZ
비요크 2 for 1과 비교샷. 너무 비교되잖아

아니 그래도 이렇게 주니깐 정말 좋긴 합니다. 일단 1집은 정말 다른 분들의 말씀처럼 레알급이고 (의외로 라운지의 영향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2집은 좀 더 집중력이 생겼는데 1집보다 전형화 혹은 클리쉐화 (감성적 유로 일렉팝 스타일) 됬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졸작은 아닌데 듣고 실망한 사람들의 논리가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래도 뭐 이만하면 됬지 않았을까가 제 입장입니다.

요새 스트레스 받냐하면 그렇게 극도로 많이 받지는 않는데, 그래도 소소한데에서 오는 압박이 좀 있습니다. 이렇게 음반을 사고 듣는게 너무 행복해서 평상시의 스트레스가 사라져서 좋은 것 같습니다. 뭐 그거 외에도 좋은 음악을 만나는 희열감 같은 것도 있으니깐 음반 사모으는 행위를 계속할 것 같습니다.

Brian Eno - [Before and After Science] (1977, EMI)
Vashti Bunyan - [Lookaftering] (2005, Fatcat)
Graham Coxon - [Love Travels At Illegal Speeds] (2006, EMI)

사실 더 있지만 그건 2차로 다루겠습니다. 양은 상당히 많은데 어제 도착해서 아직 뭐라고 이야기할 단계가 아닌거 같습니다.

브라이언 이노는 트위터에도 언급했지만 음의 공간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록/팝의 세계로 끌여들이려고 한 선지자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앨범은 아직 글램 팝에 가깝지만, 기존의 팝/록과 달리 음이 분명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뭐 그런걸 제외하더라도 이 앨범은 좋은 팝 앨범이기도 합니다. 아직 실험에 경도되지 않았던 모습이랄까요. 'By This River' 찬양.

바시티 버넌 2집은 제가 막 사고 나니까 주얼로 재발매된다고 하네요. 아오. 노린거 아니야? 그와 별개로 음악은 좋습니다. 이런 음악을 만드려면 역시 산 속에서 뱀을 뜯어 먹고 이슬 먹으며 살아야 할 듯 (...) 어찌보면 영국의 김두수라 말할 수 있겠군요. (활동 당시 별다른 주목을 못 받음 -> 잠수 -> 2000년대 들어와서 젊은 층 사이에서 갑작스러운 인기 -> 재발매 -> 복귀 -> 음악계를 정ㅋ벅ㅋ) 다만 (당연하겠지만) 김두수가 동양적인 탈속이라면 이 분은 서양적인 탈속일듯.

그라함 콕슨... 이거 7.0 때린 피치퍽크는 좀 맞읍시다. 얘네들이 영국적인 팝 멜로디 안 좋아하는 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7.0이 뭐니? 7.0이? 여튼 요새 이 아저씨 피트 도허티하고 논다더니 과연... 리버틴스 같은 노이즈를 이용한 개러지 록의 영향이 강합니다. 다만 완전히 리버틴스처럼 신식 개러지 록이 아니고, 버즈콕스나 더 잼 같은 70년대 펑크 팝-대충 상상 가실겁니다. 마구 내질러대지만 팝 멜로디는 죽어도 포기 안하는 뭐 그런...-쪽입니다.

그런데 아 정말... 그라함 콕슨 이 아저씨는 한동안 기타 노이즈에 심취해있더니 그 노이즈를 어떻게 다듬는지 터득한 것 같습니다. 확실히 기타 연주에는 어떤 경지에 이룬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젠 곡까지 잘 씁니다! 이건 칭찬해줘야 되는거 아닌가요? 아 정말 알반도 그렇고 브릿팝 밴드 중에서는 블러가 솔로 활동이 가장 잘 나가는 밴드일지도요. 그렇지만 이번 신작 아이튠즈에서 좀 들어봤는데 솔직히 안 땡긴다. 콕슨 형. 곡은 둘째치고 어쿠스틱을 본격화하면 좀 그렇지 않니? 형? 아무튼 이 앨범은 콕슨 형 솔로 시절의 피크로 기록될듯 싶습니다. 알반도 좋지만 마카 콕슨도 좋습니다.

짤방은 요새 급관심이 생겼다가 구하려는 앨범이 모조리 품절되어 ORZ 상태인 샬라탄즈 UK(The Charlatans UK)

*Leviathan님이 넘겨준 바톤입니다.

Leviathan님과 반대로 몬헌 프론티어를 설렁설렁 하고 있는 giantroot입니다. 영국 음악이라... 아무래도 영국 클래식 조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으니, 1960년대 이후로 발달한 영국 록/팝에 대해 말하는거라고 가정하고 쓰겠습니다. 

1.최근에 생각하는 '영국 음악'

전 영국 대중 음악을 사랑합니다. 핑크 플로이드나 레드 제플린, 딥 퍼플 같은 1970년대 영국 출신 슈퍼 밴드에서 시작해서 사촌형이 전수(?!)하신 90년대 브릿팝, 그리고 70-80년대 뉴웨이브, 고딕, 일렉트로닉, 기타 팝까지 영국인들이 허접한 영국 음식을 먹고 만들어낸 음악들은 언제나 저를 매혹시켜왔습니다.

예전에는 영국 음악에 대해서 '끝내주는 멜로디를 뽑아내는 영국 음악의 매력'에 대해 생각했다면 최근에는 '원초적인 파워와 그것을 다듬을줄 아는 영국 음악의 저력'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는 와이어와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같은 밴드들을 접하게 되면서 변한 생각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부록으로 요새 관심있는 영국 음악은

1. 더 후와 킹크스 (킹크스는 이미 듣고 있긴 하지만...) 같은 1960년대 모드 로큰롤
2. 갱 오브 포나 더 폴 같은 급진주의 포스트 펑크 밴드 
3. 샬라탄즈 UK와 해피 먼데이즈 같은 매드체스터 밴드들 
4. 리버틴스나 퓨처헤즈 같은 2000년대 개러지 록 밴드
5. 한국에서도 유명한 롤링 스톤즈
6. 한국에선 더더욱 덜 알려진 엘비스 코스텔로
7. 한국에선 더더더더더더욱 덜 알려진 폴 웰러
8. 1980년대 스카 리바이벌 (ex. 더 스페셜스, 덱시즈 미드나잇 러너스)

에 관심이 있습니다.
 
2.이런 영국 음악은 감동!



버브The Verve의 'Bitter Sweet Symphony' 들어보셨나요? 그 곡 전주에 깔리는 현악 연주와 살풋이 떠오르는 알딸딸한 기타, 그리고 이어지는 힘찬 드럼 킥에는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는 파워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힘에는 아메리칸 애들이나 닛폰 애들이 할 수 없는 품격과 고상함이 있습니다. (지금 미쿡이나 닛폰 뮤직 까는 거 아닙니다.) 게다가 거기엔 아름다움이 오롯이 들어있었습니다.

제가 영국 음악을 듣고 감동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였습니다. 아무리 격렬한 비트를 연주해도 콧대 높은 자존심과 완성된 하나의 미美를 놓치지 않는 점 말이죠. 일종의 숭고함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애정은 소위 영국 음악의 고전들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들으면서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3.직감적으로 영국 음악

'멜로디와 비트를 아는 인종들의 음악'라고 할까요?

그 외에도 남의 대중 문화를 발굴해내고 그것을 자기것으로 소화시켜 재평가하는데도 재주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영국인들이 1960년대 미국의 로큰롤을 받아들여서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 같은 영국 침공을 만들어낸것은 상당히 유명하죠. 매시브 어택이나 포티쉐드도 흑인 음악의 전통을 받아들여 아예 새것을 만들어낸 케이스고....

4.좋아하는 영국 음악

저 멜로디와 비트를 온전히 살린 뮤지션들을 좋아합니다. 그 점을 만족시키면 록 밴드이던, DJ던, 댄스 그룹이던, 솔로던 관계 없습니다.

아 저 멜로디와 비트의 황금비율을 잘 살린다는 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은 비틀즈, 킹크스, 스톤 로지즈, 라스, 블러, 버브가 있습니다. (여기 없다고 못 살린 건 아닙니다.) 그 중 왕중왕은 당근 비틀즈이더라. (...)

5.이런 영국 음악은 싫다

구리면 무조건 싫습니다. (웃음) 이건 거의 공통이니 무효겠군요.

사실 영국 음악에 대해선 과도한 편애를 보이는 저지만, 최근 라디오헤드는 좀 손이 안 가게 되더라고요. [OK Computer]나 [The Bends] 시절의 찌질한 멜로디와 드라마틱한 비트의 황금비율을 즐겼던 이로써는 지금 라디오헤드는 너무 과거를 부정하고 인텔리전트한 산신령이 되려고 하는것 같아서 좀 손이 덜 갑니다. 헤일 투 더 시프는 그럭저럭 즐겼지만, 인 레인보우는 나왔어도 사야지... 사야지...하면서 결국 안 사고 뭐 이렇습니다. 

'사운드에 대한 실험'이라는 비슷한 목표를 지닌 포티스헤드의 [Third]는 처음엔 듣기 힘들었지만 나중엔 가슴을 통렬하게 치는 무언가 있어서 격렬히 좋아한 걸 보면 (다만 골로 갈 위험성 때문에 자주 듣진 않습니다. ㅎㅎ) 감성의 문제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요새 제가 좀 더 솔직하고 원초적인 음악에 매력을 느끼는 편이여서 최근 라디오헤드의 흐름하고는 맞지 않는다던가.... 뭐 그런거겠죠.

아 그리고 음악은 아니지만 호들갑 NO.1로 유명한 찌라시 영국 음악 잡지도 싫어합니다.

6.세계에 영국 음악이 없었다면?

아마 좋아하는 뮤지션 반수가 사라질 것 같습니다.

...으악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7.영국 음악 이후에는 무엇이?

최근 미국에서는 애니멀 콜렉티브 같은 '아방가르드한 사운드와 멜로디의 접목'이 유행인데, 이 흐름에 대한 영국 뮤지션들의 대답이 궁금합니다.

비슷하게 근접한 케이스가 슈퍼 퍼리 애니멀즈일텐데... 이들은 90년대 브릿팝 세대에 속하니, 새로운 흐름으로 보기엔 곤란하죠. 아무튼 저런 실험을 하는 영국 뮤지션이 나오면 왠지 즐거울 것 같아요.

8.마치며....

뭔가 질문과 대답이 어색한 것 같지만 신경 쓰지 마세요. 나중에 보면 뻘쭘할지도;;

바톤 받으실 분은....

Laika_09님에게 '사랑'
ENTClic님에게 '인디 록'
지기님에게 '사진'
하로기님에게 '호러 영화'
mrkwang님에게 '스팀 (Steam)'
새침떼기님에게 '야구'

이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직접 바톤 받으셔도 됩니다.

Jarvis Cocker - [Further Complications] (2009, Rough Trade)

왠지 저 포즈 재미있지 않나요ㅋㅋ 여튼 브릿팝 밴드 펄프의 변태 옷상 리더 자비스 코커의 2009년 신보 커버 일부분입니다. (원래 커버 사진에는 위에 자비스 코커의 이름이 새겨져있습니다.)

여튼 솔로 데뷔 이후 사진들이나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 보인 모습들에서 피곤한 끼가 엿보여 "아저씨 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사진을 보면 나는 간지변태미중년이다! 라고 선언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철의 연금술사 제작사가 만든 X 모 애니에 등장하는 R 인물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수 없어

...음악 이야기나 하죠. 이번 앨범 프로듀서는 스티븐 알비니라고 합니다. 점점 알비니 씨도 릭 루빈 만큼이나 흔한 이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첫 싱글인 'Angela'를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살짝 들어봤는데, 비음이 좀 줄어들고 알비니 씨 특유의 대패로 밀어버린 듯한 질감이 느껴지더군요. 

피치훡과 몇몇 언론들을 제외하면 좋은 평가를 준 거 같은데, 어떨지 궁금합니다. 메타크리틱 74점이라면 무난한 점수대인 것 같고..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닙니다.)

1. Dirty Projectors - [Bitte Orca] (2009, Domino)

'Stillness Is The Move' 싱글을 듣고, 수입이 되길 한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분명 멋진 앨범이 될거라는 확신이 드는데 매니아에게 박한 이 나라 특성상 라이센스가 될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애니멀 콜렉티브 신보도 라이센스 안하는 주제에...) 그저 17,000원대의 착한 가격대로 도매상 수입이 됬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도미노 미워! 흑.


2. Future of the Left - [Travels With Myself and Another] (2009, 4AD)

2월쯤 Mclusky를 듣고, 이 밴드는 대단해! 왜 해체를 했지 안타깝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Laika_09님이 사실 중심 멤버들은 Future of the Left로 이어가고 있어요.라고 제보를 하셔서 순식간에 이 앨범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습니다. 게다가 평도 좋다는군요. 휘바! 휘바!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맛보기로 들어본 결과, 강단있으면서도 세련된 헤비 로큰롤 앨범이 될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작이 도매상 수입이 되서 될거라 보는데, 8월말에나 구할수 있을 것 같네요.

3. The Horrors - [Primary Colours] (2009, XL)

사실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프로듀서인 포티쉐드의 조프 배로우가 결과물을 잘 뽑아냈다고 한데다 첫 싱글인 'Sea Within a Sea'가 꽤 괜찮아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일단 도매상 수입은 된 것 같으니 남은 것은 재고 문제네요. 음음...

덧붙이자면 전 재고 전쟁이 가장 싫습니다. 누가 홀랑 가져가는거 정말 미워요! 흑 2.

4. St. Vincent - [Actor] (2009, 4AD)

메타크리틱 뒤지다가 전혀 모르는 이름에 높은 점수에 후덜덜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갑툭튀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앨범 아닐까 싶습니다. 전작은 그리 관심을 못 끌었다고 들었는데... 여담인데 소량으로 미국반이 수입됬다가 재빨리 사라져, '정말 한국에도 인디 록 매니아들이 많이 숨어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5. Super Furry Animals - [Dark Days/Light Years] (2009, Rough Trade)

연륜에 비해 왠지 대접을 못받는듯한 브릿팝 밴드 슈퍼 퍼리 애니멀즈의 신보입니다. 석원님은 미온적인 평을 내놓으셨는데, 솔직히 어떤 음악을 내놓을련지 좀 감이 안잡히고 그렇습니다. 일단 2001년 [Rings Around the World] 앨범을 믿고 들어보고 싶습니다.

giantroot:I Have the Metal Gear, You Have the Moon
I Have the Metal Gear, You Have th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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