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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1 (출발 ~ 야쿠시마로)
2010/09/29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2 (야쿠시마와 미야노우라다케 산행)
2010/09/30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3 (가고시마 RETURNZ)
2010/10/02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4 (후쿠오카, 終)



사실 이번 여행은 정말 갑작스럽게 정해졌습니다. 출발 며칠 전 까지도 해도 "진짜 가는거 맞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깐요. 하지만 정말 가는 거였고, 추석이 끝난 토요일 저는 부산을 가는 버스를 타고 있었습니다.

부산에 도착해 큰삼촌과 함께 짐을 정리하는 걸로 토요일이 지나갔고, 일요일 아침 일찍 후쿠오카 가는 고속선을 탔습니다. 전 대략 어선처럼 허름한 배에 타는 줄 알았는데, 왠걸 거의 고속 버스 같은 번쩍번쩍한 좌석에 앉아 가더라고요. 배를 탈 기회가 없으니 상상력도 제한되는 것 같습니다. 뱃고동이 정말 사이키델릭하더라고요. 마치 MRI 같은 느낌이였달까? 이래서 사람들이 I'm on a Boat!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미... 했습니다 ㅠㅠ 키미테 붙이고 갔는데 들어가기 전에 바나나 먹은게 화근이였던 것 같습니다. 후쿠오카 내리니 속이 조금 울렁거려서 점심도 별로 먹고 싶지 않더라고요.

후쿠오카 하카다 버스 터미널 가서 표를 사려고 했는데...

직원: 아 9:00 가고시마 고속 버스 표 없어염. 다음 표 12:40 ㅇㅇ
나 & 삼촌: 헐, 그러면 새벽 표 살 수 있나요?
직원: (검색하더니) 그것도 없음 ㅇㅇ
나 & 삼촌: ....

이야기가 조낸 길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을 주고 받고 시간이 걸린 뒤 결국 가고시마 AM 12:40 고속버스를 샀습니다. 그때가 11:00였던가 그랬을 겁니다. 시간이 남아서 하카다 역 북오프에라도 가보려고 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길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삽질만 하고 왔습니다. 그래도 그루빈 하카다 역 분점은 찾았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서니 데이 서비스 없어, 하츠코이노 아라시? 그게 뭔가요? 아라이 유미 중고? 너님 아라이 유미 없음? 이런 말만 들었습니다. 그래도 블랭키 젯 시티의 BANG!은 있어서 사려고 했다가, 무슨 일 있을지 모르는데 돈 아껴야지라는 생각에 참았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하카다 버스 터미널로 돌아와서 예정된 버스를 탔습니다. 고속 버스는 한국 고속 버스하고 비슷했습니다만, 화장실이 있더라고요. 제 자리가 화장실 앞이여서 냄새가 날까 걱정했는데 나지 않았습니다. 가는 동안 자거나 게임하고 뭐 그랬습니다.

가고시마는 정말 잠시 들렀습니다. 역에서 한창 삼촌이 머리를 짜내더니 이부스키 일정을 하루 앞으로 땡겨버렸습니다. 이부스키까지는 전철 타고 갔는데 중간에 피곤했는지 잠시 졸았습니다. 의외로 오래 걸리더라고요.

이부스키는 작은 해안 마을이였습니다. 근처 유스호스텔에서 짐을 풀고, 모래 찜질 하러 갔습니다. 사실 찜질이니 사우나니 그런건 안 좋아해서 안 하려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안 하고 가면 돈이 아깝겠다라는 생각에 결국 하게 됬습니다.

모래 찜질은 굉장히 답답하고 생매장 당하는 기분이였는데, 그게 플러스로 작용하는게 묘한 기분이더라고요. 유카타 입고 하는데 그것도 독특했습니다. 모래도 일반 모래와 다른 약간 붉은 기운이 도는게 특이했습니다. 다만 워낙 뜨거운 거에 약해서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6분 정도인가 그만 두고 나와서 쉬었습니다. 모래 찜질 끝나고 나서는 동네 근처 라면집에 갔는데 소유 라면 먹다가 국물이 너무 짜서 포기해버렸습니다. 궁극의 짠 맛을 느꼈다고 할까요,

다음날 아침 일찍 이부스키 유스호스텔에 나오다가 지갑을 잃어버릴뻔 하고 (찾았습니다.), 이부스키 행 배가 또 만선이 되버려서 가고시마에 어찌저찌 다시 가게 되는 번거로운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가고시마 항 버스 기다리는 동안 중고 음반점 (레코드 스테이션) 갔는데, 여기서도 제가 원하는 거 없었습니다 ㅠㅠ 다만 그와 별개로 정말 가게 정리가 잘 되어 있더라고요. 가고시마 같은 도시에서도 이런 음반점을 볼 줄 몰랐습니다. 가게 밖에 포스터도 잔뜩 붙여져 있던데 그 중 하나는 제가 봐도 뭐여?하는 미국 컨트리 뮤지션들이 큐슈 지방에 와서 축제 형식의 공연을 한다고 홍보를 하더라고요. 순간 정말 부러운 감정이 샘솟았습니다.

아 역 내 HMV도 갔는데, 이 블로그 방문객의 절반이 사랑하는 High Places가 일본반으로 팔고 있더라고요.. 서니 데이 서비스 신품을 발견했지만 너무 쎄서 포기했습니다 ㅠㅠ 제가 갔을 당시 소녀시대가 일본 첫 싱글을 내서 그런지, 소녀부스 단독 부스를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린킨 파크도 보이더라고요.) 그 외 (언론 설레발 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카라, 포미닛 등 다른 한국 걸그룹에 대한 관심이 일본 현지에서도 꽤 느껴져서 한국 열풍은 앞으로도 꾸준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였던건 가고시마 HMV에도 LP를 가져다놓고 팝니다! LP를 소비할 수 있는 수요층이 가고시마에도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간에 철완 버디 DECODE 오프닝, 엔딩 싱글이 초회한정판 (일러스트 포함 버전) 으로 떨이 판매되는 안습한 현장도 봤다는 건... 뭐 어찌되어도 좋겠죠. (그러고 보니 하츠 그로우와 아프로마니아 모두 해체했네요. 하츠 그로우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습니다.) 전반적으로 가게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뭐랄까 약간 날티난다는게 솔직한 심정이였습니다.

가는 도중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정말 내가 야쿠시마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던 와중에 삼촌이 12;30 고속선 표를 사가지고 오시더라고요. 결국 탔습니다. 고속선은 후쿠오카 때랑 동일했습니다.

본편인 야쿠시마는 다음 회에 쓰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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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hmv'라고 쓴거 보고 흠칫! 아니 이런 국제적 콜렉팅 욕심을 가지실 줄이야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驛'內' 였군요ㅋㅋㅋ 서니데이 신보는 얼마나 하길래 그랬는지요ㅎㅎ아마 3000엔 정도한다면 적당 가격일 것 같기도 한데..워낙 이 섬나라는 앨범값이 비싸니ㄷㄷ
    저도 언제 시간이 되면 도쿄의 중고가게를 디깅하고 싶네요. 일본 여기저기 가봤는데 정작 도쿄만은 안가봐서-_-;
    • 니흠//제가 돈이 많으면 정말 돈 안 되더라도 판가게 내고 싶습니다 (...) 서니 데이 서비스 신보는 정말 인간적으로 너무하게 비싸서 도저히 못 사겠더라고요. (수중에 돈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랑 같이 도쿄 중고 음반 레이드라도 같이 갑시다. 일본 가니 도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졌어요.

      그런데 일본 어딜 가셨나요?
    • 여행기 보니 재밌으셨겠네요ㅎㅎ 레이드 가기 전에 일음 내공을 좀 쌓아야겠군요ㅋㅋ 규슈쪽으로 한번, 간사이 지방으로 두번 가봤어요. 나중에 교토는 한 일주일 잡고 다시 한번 가고 싶네용ㅋㅋ
    • 니흠//헉 내공이라니. 아직 전 니흠 님의 취향 반도 못 따라갔는데요;;

      저도 쿄토 가보고 싶네요. 도쿄도 가고 싶지만...
  • 제렘ㅣ
    HMV같은 대형 매장에서 LP를 취급하는 것 자체가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구요. 거의 모든 매장에서 LP를 팔고 중고 LP 거래도 활성화된 영국에서 느낀 거지만.

    아! 부럽따! ㅁㄴㅇㅁ누;
    • 제레미//그럴수도 있겠네요. 여자 중고딩들도 마구 몰려와서 음반 사던데 뭐랄까 음반 사는 행위가 보편화된 그네들이 부럽고 그랬습니다.

      언젠가 사람들 모아서 도쿄 중고 음반 레이드라도 갑시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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