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창문
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シ­ュガー・ベイブ/坂本真綾 - DOWN TOWN



일본에서 중요한 뮤지션 몇몇을 꼽으라면 그 중 반드시 뽑히는 사람 중 하나가 야마시타 타츠로입니다. 이 사람이 음악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슈가 베이브는 오누키 타에코라는 후일 이름을 날리는 걸출한 뮤지션이 멤버로 있었고 호소노 패밀리 멤버이자 호소노 하루오미(정말 무써운 할배에요...)의 라이벌이였던 오오타키 에이치의 지지를 받은, 나름 유망주였던 밴드이였는데, 워낙 밴드 멤버들의 개성이 강했는지 그렇게 오래가지 못하고 앨범 한 장 ([SONGS])만 남기고 제갈길을 갔습니다. 'DOWN TOWN'은 그 앨범의 대표곡이라 할 만한 곡입니다.

무척이나 상쾌한 곡입니다. 야마시타 타츠로는 후일 노던 소울과 AOR, 웨스트코스트 계열 선샤인 팝 (영향 받은 뮤지션 중에 비치 보이스가 있습니다)의 영향 아래에서 굉장한 걸작들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건 제가 타츠로 아니키의 솔로작을 듣고 나서 이야기해보죠. (그 외 타츠로의 음악적 선배였던 오오타키 에이치 이야기도 해야 하나 이것도 하려면 무척 시간이 많이 걸리는 관계로 스킵.) 보컬들의 풍부한 하모니와 휭키한 베이스, 패기넘치는 멜로디가 박자가 딱딱 떨어지는, 타츠로의 걸작들이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잘 알려주는 상큼한 트랙입니다. 그냥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요새 오덕들은 타츠로라는 이름을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오프닝 테마 곡와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비가 깊은 밤을 지나 눈으로 바뀔 때쯤 당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려는 거 아냐?" "너 어느 시대 사람이냐?" - 야마시타 타츠로의 '크리스마스 이브' 가사를 이용한 드립.), 썸머 워즈 (주제가. 한국에서는 모 오덕에게 듣보잡으로 존내 까였습니다. 지못미...)때문에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는 사카모토 마아야가 부른 그래마을 오프닝 테마 곡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전 마아야 양을 무척 아낍니다. 이상형 중 하나이기도 한데다 최근에 물오른 연기도 좋아하기도 하지만, 칸노 요코와 작업한 곡들은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와 굉장한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하거든요. 적어도 성우 겸 가수 중에서는 가장 발군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원곡을 듣고 이 커버 버전이 참...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아야 양 잘못은 아니에요. 목소리의 컬러링도 이 곡을 소화하기에 적합하고 실제로도 나름 곡을 자기 식으로 풀어내려고 모습이 보이거든요. 그런데 편곡이 너무 방정맞습니다. 느긋하게 밀고 당기는 맛 없이 그루브를 과대해석해 촐싹촐싹 마구 뛰어다니고 있는데다 오케스트라나 신스도 오버 프로듀싱의 기미가 느껴집니다. 너무 꽉 채워서 오히려 원곡의 매력을 일부 날려먹은 케이스라고 할까요. 하긴 원래대로 편곡했다면 심심한데다, 우메츠 야스오미가 제공한 방정맞은 오프닝 영상과도 어울리지 않았겠죠. 그러니 샤프트가 악의 근원. 난 정말 신보 아키유키와 쿠메타 코지가 싫음요.

차라리 양면 사이드로 들어간 아라이 유미 커버 (타마유라 오프닝)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좀 돋는 신스 도입부만 제외하면 원곡의 우아함을 자기 색으로 확실히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는 느낌이거든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본 음악계는 적어도 과거와 현재가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보다 과거 6-80's 명반 구하기도 쉽고, 이번 마아야 양의 커버 싱글도 오리콘 데일리 4위에 올랐더라고요. 부럽습니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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