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창문
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Nine Inch Nails - Head Like a Hole


나인 인치 네일스 강화 주간으로 소셜 네트워크 사운드트랙부터 리마스터된 나인 인치 네일즈 1집 [Pretty Hate Machine]까지 모조리 구해버렸습니다. 이게 작년 말에 나온 거였는데 수입은 이제서야 됬더라고요.

헤비메탈의 무거운 비트와 스래쉬 기타 등 소리의 층들을 촘촘히 배치하고 거칠게 뒤섞어 로킹한 연출을 시도한 2집과 달리, 1집은 로킹한 연출들이 적은 대신, 일렉트로닉한 뼈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The Downward Spiral]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나인 인치 네일즈의 뿌리는 스로빙 그리슬, 아인슈튀르젠데 노이바우텐, 카바레 볼테르 같은 철제 퍼커션을 운용해 만드는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하지만 생기는 철저하게 제거된) 리듬과 전통적인 악기와 연주 방법을 배격하고 이질적인 배음을 강조했던 초기 인더스트릭/일렉트로닉과 그 영향권 안에서 고딕 문화와 전통적인 록/팝적인 어프로치를 도입한 디페치 모드에 있습니다. [Pretty Hate Machine]은 그 뿌리를 철저히 존경하는 마음가짐으로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Sin', 'The Only Time', 'Ringfinger' 같은 곡은 디페치 모드의 영향이 강하게 묻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Pretty Hate Machine]이 복제라는 건 아닙니다. 나선형으로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는 다양한 전자음 루프들과 뭉글뭉글하지만 거친 톤의 신시사이저 층위들은 직계적 선조라 할 수 있는 디페치 모드의 직선적인 맛과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메탈의 육중함과 리프를 가져오면서도 허세를 제거해 레즈너가 풀어내는 분노에 강한 추진력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나사 박는듯한 오밀조밀한 드럼 머신과 거세게 울부짖는 레즈너의 보컬이 인상적인 이 곡 'Head Like a Hole'이나 서걱거리는 철제 퍼커션에 80년대 메탈과 신스 팝을 이식한 'Terrible Lie' 같은 싱글들은 신스 팝과 메탈 청중을 모두 열광시키며 히트를 기록했으며 저음의 불길한 드론과 앰비언트가 인상적인 피아노 발라드 'Something I Can Never Have'은 어느 누구 것도 아닌, 온전히 나인 인치 네일스 것이라 할 만합니다.

[The Downward Spiral]에 가려지긴 했지만 나인 인치 네일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앨범을 빼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어찌보면 트렌트 레즈너가 지금까지 우려먹고 있는 자산들은 여기서 거의 완성되다시피 했으니깐요.

P.S. 이 앨범에 보컬을 빼고 비트를 약화시키고 현대 미니멀리즘 클래식의 터치를 더하면 [소셜 네트워크] 사운드트랙이 된다면 과장이겠죠... 아무튼 [소셜 네트워크] 사운드트랙은 [The Downward Spiral] 이후 레즈너보다 이 앨범과 브라이언 이노에 가깝습니다.

'Headphone Music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어떻게 음반을 날려먹게 되었나.  (2) 2011.03.16
The Youngbloods - Sunlight  (0) 2011.03.12
Nine Inch Nails - Head Like a Hole  (2) 2011.03.04
Scott Walker - Jackie  (0) 2011.02.28
Roots Manuva - Witness (1 Hope)  (0) 2011.02.18
Sun Ra - [Space is the Place] (1973)  (0) 2011.02.15
  Comments,   0  Trackbacks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