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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보사노바를 듣다 01
요새는 재즈 음반을 많이 듣고 있어서 50%가 록/팝 고전 탐색이라면 50%은 재즈 탐색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뭐 재즈도 너무 폭넓고 깊어서 일단은 고전을 모으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집중적으로 파는 하위 장르가 보사노바인데, 이게 모으는 이유가 너무 실리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 '부모님과 같이 들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재즈/라운지 뮤직'를 찾다 보니 자연히 보사노바에 관심을 가지게 됬습니다. 그렇다고 오노 리사 같은건 너무 뻔하고 좀... 이라는 인상이여서 까짓거 뿌리부터 들어보자! 하고 뿌리를 듣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호앙 질베르토Joao Gillberto와 더불어 보사노바의 두 신으로 불리는 존재라고 합니다. 저에겐 '명성을 익히 들었지만 뭘 들어야 할지 모르겠던' 뮤지션이였는데, 보통 대표작으로 [Wave]으로 꼽는 걸 보고 [Tide] 합본 떨이로 하나 샀습니다.

호앙 질베르토를 먼저 들어서인지, 전 의외로 풍성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긴 제가 들었던 호앙 질베르토의 세임 타이틀은 기타, 퍼커션, 보컬로 모든걸 조져버리는 괴물같은 앨범이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조빔이 악기를 꾸리는 방식은 호앙 질베르토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실내악 사이즈의 오케스트라, 피아노, 기타, 조빔의 보컬)

하지만 조빔이 이 악기를 쓰는 방식은 호앙 질베르토처럼 굉장히 정제되어 있습니다. 캐치한 훅보다는 각 파트들의 유기적인 조화가 이뤄내는 무드를 중심으로 그것을 적절한 수준으로 치고 빠지게 만드는 어레인지가 빛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음색의 특성상 과장된 소리를 뽐내기 쉬운 금관악기조차 굉장히 세심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Wave]의 'Look To The Sky', [Tide]의 'Carinhoso'). 이 앨범들은 호앙 질베르토의 세임 타이틀이 보여줬던 것처럼, 단순히 달콤하게 속삭이는 음악인줄 알았던 보사노바의 본질을 제대로 잡아내 보여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연 원단은 다릅니다.

[Wave]와 [Tide]의 차이점에 적어보자면, [Tide] 쪽이 절제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좀 더 극적이고 다양한 시도들 (일렉트릭 피아노)과 그루비한 비트를 담고 있습니다. [Wave]는 靜의 앨범이라면 [Tide]는 動의 앨범이라고 할까요. 이 점은 또다른 걸작 [Stone Flower]를 들어봐야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세르지오 멘데스와 (프로젝트 밴드였던) 브라질 66은 이 앨범이 아니라 다른 앨범 [Equinox]을 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재고가 품절이여서 결국엔 '앨범 커버가 무지 예쁜' 이걸 사게 됬습니다.

버트 바커락의 'The Look of Love' 커버에 힘입어 당대에 꽤나 잘 팔린 앨범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들어보면 과연 그럴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상큼하다,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멜로디와 그 아래에 깔리는 퍼커션의 기분 좋은 질주감과 짜릿한 하모니가 곁들어진 낭만적인 팝이 한껏 담겨 있습니다. 이런 감각을 뽐내면서도 보사노바의 정수인 절제와 사뿐함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세르지오 멘데스가 보사노바의 대중화에 큰 공신으로 꼽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리지널 곡은 두 곡 밖에 없는, 일종의 커버 앨범에 가깝지만 그 오리지널 곡 중 하나가(이자 앨범 타이틀이기도 한) 정말 앨범의 정수를 너무 잘 담아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 둘이 보사노바 태동기와 전성기에 활동했던 사람들이라면 보사쿠카노바는 신세대입니다. 이 앨범이 나온 때는 2001년이였으니깐요. 저 둘을 듣다가 이 앨범을 들으면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 사이에 있던 조빔과 기타 MPB 뮤지션들이 7-80년대에 일궜던 변혁들은 따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앨범은 힙합의 브레이크비트와 드럼 앤 베이스, 프로그래밍에 익숙해진 세대의 보사노바입니다. 비트는 복잡다단하게 구성되어 다양한 방향으로 청자들의 귀를 공격하며, 거기에 맞춰 다양한 소리의 파편들이 정교하게 꿰메여져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들은 수바나 베벨 질베르토 같은 혁신자들과 협력 관

비록 외양은 최첨단이지만 그들의 음악의 핵은 철저히 과거 보사노바/MPB의 리스펙트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 음반 표지에 당당히 적혀있는 호베르뚜 메네스깔이 그 리스펙트의 정점입니다. MPB 씬에서 노장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그는 단순한 세션이 아니라 앨범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다양한 비트와 음들 사이를 단아하면서도 유연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의외로 소울의 영향도 강한 편인데, 조빔의 'The Girl from Ipanema'을 재해석한 'Garota de Ipanema'는 저 세 가지 방향성이 모조리 확인해볼수 있는 트랙입니다.

많은 수의 트랙 때문에 치고 빠지는 맛이 적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유연한 소통 속에서 보사노바 특유의 단아한 엣센스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내릴만한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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