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창문
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Eels - [Beautiful Freaks] (1997)


생각해보니 1990년대는 컷 앤 페이스트가 본격적으로 대중음악사에 대두됬던 시절이였던 것 같습니다. 힙합이 슬금슬금 기어올라 성공을 거두면서 힙합 장르 바깥쪽 뮤지션들이 이 방법론에 대해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죠. 벡이 그랬고, 플레이밍 립스가 그랬고, 이번의 일즈가 그랬습니다. 다양한 리듬과 루프, 효과음, 장르 혼합, 다소 금기시 되던 샘플링을 하면서 그들은 익숙한 고전의 문법을 새로운 느낌으로 재창조해서 장르를 신선하게 만들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둘 다 중견 뮤지션이 됬지만 꾸준히 양질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군요. 일즈는 조금 밀리는 것 같지만.

제 생각엔 이런 백인 락/팝 뮤지션이 컷 앤 페이스트를 접근하는 방식은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 반 다이크 팍스 같은 60년대 미국 사이키델릭 팝스 작법하고 연관이 있는거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러니깐 소리의 덩굴을 만들되, 기둥이 되는 로큰롤이나 팝스의 뿌리는 포기하지 않는 방식이죠. 아무튼 이들은 인디 팝과 네오 사이키델릭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각설하고 일즈의 데뷔 앨범은 흥겨우면서도 아련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음반입니다.전반적으로 옛 미국 음악을 샘플링하고 ('Novocaine for the Soul') 절절히 끓는 보컬은 진한 블루 아이드 소울과 컨트리, 포크의 향취('My Beloved Monster')가 나는 등 미국적인 요소가 발견되지만 의외로 영국식 팝스의 영향도 강한 앨범입니다. (그 중 엘비스 코스텔로의 영향력이 생각외로 강합니다.)  벡보단 멜랑콜리와 자괴심에 가득찬 사춘기 감수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절대로 쿨함을 잃지 않는 일즈의 태도는 90년대 미국 그런지 세대의 분노와 영국 브릿팝 세대의 쿨함 모두 맛볼수 있습니다. 

아무튼 간만에 앨범이 너무 짧게 느껴져 더! 더!를 외치게 하는 음반입니다.  개인 사정 때문인지 이 다음 앨범인 [Electro Shock Blues]는 그런 아련함이 사라지고 자학과 절망, 신경질적인 유머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물론 이 쪽도 굉장한 걸작입니다.) 이 앨범의 중용의 멜랑콜리는 더욱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사촌 형 집에서 발견했을땐 특이한 커버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았는데 막상 들으니 정말 아름다운 앨범이였습니다.

P.S. 일즈는 욘 브리온하고도 연관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일즈 이전의 마크 E 에버렛의 솔로 앨범과 관계가 있는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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