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리뷰

The Beach Boys - [Sunflower] (1970)

giantroot 2015. 7. 29. 17:44

[Pet Sounds]와 [Smile] 이후 비치 보이스 커리어는 생각보다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 시기적으로는 독립 레이블인 브라더 레코드를 만들고 두번째로 나온 앨범인데,  전성기 비치 보이스 최후 걸작이라 가끔 언급되는 [Surf's Up]와 달리 [Sunflower]은 이상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많이 언급되지 않는 편이고요. 'Forever'라는 유명한 곡을 수록하고 있음에도 묘하게 건너뛰게 되는 인상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Sunflower]는 놀라울 정도로 풍부하고 긍정적인 하모니와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멜로디를 담고 있는 걸작입니다.

사실 [Sunflower]는 [Pet Sounds]와 [Smile]처럼 음향의 벽이라고 할 부분은 그렇게 두드러지진 않습니다. 하긴 저 두 앨범을 만들면서 브라이언 윌슨은 지쳐버린 상태였고, 이 앨범은 다른 멤버들이 주축이 된 앨범 중 하나입니다. 음향보다는 좀 더 하모니와 멜로디 위주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Sunflower]이 처지거나 안일한 앨범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Smile] 시절 녹음을 살려낸 'Cool, Cool Water'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Deirdre'라던가 슈게이징을 예견한 'All I Wanna Do' 같은 곡은 지친 브라이언 윌슨의 재능이 다시 번뜩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This Whole World'에서는 이중 트랙을 이용해 하모니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걸 제외하더라도 [Sunflower]의 전체적인 편곡은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Add Some Music to Your Day'의 찰랑이는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 하모니, 록시코드의 조합은 경건한 눈물을 빼기 충분합니다. 고심 끝에 나온 트랙 배치도 유연합니다.

[Sunflower]는 성숙기 비치 보이스가 내놓을수 있는 최상의 팝송을 제공하는 앨범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보컬 하모니와 편곡 실력은 절정에 달했고, 무엇보다도 브라이언/러브 위주의 송라이팅에서 벗어나 좀 더 다른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띄게 발전을 이룬 이는 데니스 존슨입니다. 이 앨범에서 네 곡이나 수록한 데니스 존슨의 곡들은 브라이언 윌슨이나 마이크 러브랑 다른 감수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Slip On Through'나 'Got to Know the Woman' 같은 곡에서 볼 수 있는 휭키한 리듬과 블루지한 보컬, 'Forever'의 무너져내릴것 같은 감수성은 이후 데니스 존슨이 내놓을 걸작 [Pacific Ocean Blue] 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브라이언과 함께 안정적으로 곡을 제공하고 있는 마이크 러브라던가 [20/20]부터 작곡에 참여한 브루스 존스턴의 'Deirdre' (브라이언 윌슨이 작사에 참여했습니다.), 스트링과 혼 섹션이 인상적인 'Tears in the Morning' 같은 곡들도 딱히 빠지는데 없이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Sunflower]는 [Pet Sounds] 이후 최고 앨범, 페퍼상사나 애비 로드에 비견할만한 걸작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이 앨범을 듣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게 이 앨범이 제공하는 팝의 쾌감은 단순해보여도 무시할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