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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Cornelius - [Fantasma]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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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탈출' 속에서 탄생된 달콤한 우주적 팝

오야마다 케이고와 오자와 켄지의 듀오 플립퍼스 기타는 당대 일본 록/팝에서 특이한 그룹이였다. 그들은 핫피 엔도로부터 이어지는 일본 록/팝 역사와 관계 없는, 당대 영미 팝 선율과 복고풍 분위기를 민감하게 받아들어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낸 그룹이였다. 코넬리우스는 그 플립퍼스 기타가 해체된 뒤 오야마다 케이고가 시작한 솔로 프로젝트이다.(참고로 이름은 그 유명한 영화 [혹성 탈출]의 등장인물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 중 본작 [Fantasma]는 그의 커리어 중 걸작이라 뽑히는 작품이다.

이 음반이 커버하는 영역들은 다양하다. 슈게이징('New Music Machine', 'Clash'), 힙합, 노이즈, 하드 락, 기타 팝, 스피리츄얼라이즈드 필의 스페이스 록 ('The Micro Disneycal World'), 사이키델릭, 드럼 앤 베이스('Star Fruits Surf Rider'), 포크, 컷 앤 페이스트, 테크노, 서프 록 등등... 그야말로 대중 음악 사조들을 싸그리 모아놓았다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음반의 진짜 모습은 팝이다. 그것도 플립퍼스 기타 시절부터 추구한 '순수하고 매끄러운 팝'. 모든 트랙은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라인을 지니고 있으며, 가사 역시 뚜렷한 뜻 없이 모호하고 파편적이다. 따라서 아까 적었던 사조들은 팝 멜로디를 다채롭게 하는 질감 수준에서 멈춘다. 이런 방법론을 통해 이 앨범이 90년대 유행했던 컷-앤-페이스트 작법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볼 수 있다. 종종 코넬리우스가 벡하고 비교되는 것도 그 때문일것이다.

전체적인 무드는 우주적이고 몽환적이다. 거기다가 트랙 간 연결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고, 좌우 스테레오 사운드 활용으로 인해 청자가 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다만 오야마다 케이고의 우주는 첨단적이거나 선적인 분위기와 먼, 동화와 이국적 무드로 가득차 있다. 'The Micro Disneycal World'나 'Star Fruits Surf Rider' 같은 제목, 종종 장난꾸러기 소년처럼 나타나는 치기 어림('Magoo Opening' 초반에 나타나는 트림 소리.)등이 그 예일듯 싶다.

[Fantasma]는 포스트 모던 시대의 일본식 팝은 어떤 모양인지 아는데 충분한 안내서가 될만한 앨범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몽롱한 아름다움이 이 앨범에 있다. 좀 많이 달콤하긴 하지만, 그 달콤함은 나름 격이 있으며, 후대 일본 팝의 방법론을 알기도 충분한 앨범이다.

평가 점수: A

(이 글은 대중음악 블로그 ourtown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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