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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호텔 더스크의 비밀 [ウィッシュルーム 天使の記憶 / Hotel Dusk: Room 2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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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ight At Hotel Dusk


[어나더 코드]라는 DS 어드벤처 화제작을 만든 일본 제작사 싱의 2007년 어드벤처 게임 [호텔 더스크의 비밀]은 친숙한 설정 두 가지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필름 느와르풍 미스터리와 초현실적인 호텔 괴담이죠. 1979년 12월 28일 미국 서부 지역, 3년전에 일어난 친한 동료의 배신의 이유를 알 수 없어 괴로워하는 전직 형사 카일 하이드는 일 때문에 온 네바다 주에 있는 호텔 더스크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방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여기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도 뭔가 숨기는 게 있어보이고...

스토리를 보면 전형적인 장르물 같습니다만, [호텔 더스크의 비밀]은 정 딴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범죄와 비밀 같은 소재를 다루지만 어두컴컴한 느와르물이나 본격 추리물로도 나아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장르성은 '우연과 과거로 얽힌 사람들의 미스테리 드라마'를 위한 소재에 가깝습니다.

전반적으로 게임은 느긋하지만 우직하게 장르적인 소재를 끌고 나갑니다. 물론 투숙객들의 비밀은 상당히 정교하게 짜여있고, 막판에 상당히 강도가 센 반전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사람을 쥐어잡고 흔들 정도의 강력함은 없습니다. 이런 점들은 종종 자극성을 깎아먹는, 장르물로써는 다소 치명적인 단점을 낳기도 합니다. 스토리의 속도도 장르 물 치고 느린편 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과 별개로 이런 점들은 게임 속 고유한 질감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감은 주제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쓸쓸한 묵상이라는 주제하고도 효과적입니다. 굉장히 잘 어울린 나머지 마지막 결말에 도달하면 기묘한 해방감과 묘한 여운이 들 정도입니다. 세파와 과거에 찌들어있지만, 남의 고민을 들어줄 줄 아는 인간적인 주인공 카일 하이드도 전형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고요.

어드벤처 게임으로써 [호텔 더스크의 비밀]은 굉장히 실험적이고 야심만만합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치기어린 것만도 아니여서, 대부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게임의 대부분은 터치스크린으로 이뤄지는데, 이동 및 조사 같은 부터, 퍼즐 풀기, 메모까지 터치스크린 및 터치펜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진득한 고민이 엿보입니다. 이런 점들은 DS라는 기기에 대한 인식으로 확장되어서 단순한 DS 사용법이 퍼즐의 해답이 되는 부분도 등장합니다. 이쯤 되면 "CING은 DS의 재발명했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서구식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처와 1인칭 던전 탐색형 RPG, 일본 선택지형 어드벤처의 중요 부분들을 간결하지만 독특하게 인용한 게임 디자인도 효과적이고요.

게임 난이도는 딱 적절한 정도입니다. 퍼즐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얻음직할 법한 내용으로 이뤄져 있으며, 막판에 하나 보통 때 보다 어려운 퍼즐이 나오는 정도입니다. 대화 및 추궁 시스템은 까다롭긴 하지만, 세이브와 근성만 있으면 금방 통과할수 있고요. 하지만 이 게임의 난이도 상승 대부분은 종종 어디로 가서 뭘 해야 할지를 몰라서 막히는 데서 나옵니다. 특히 소리만 듣고 어느 방에서 난 소리인지 맞추는 것은 진짜...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제일 아쉬웠습니다. 그 외의 점들이 훌륭해서 용서할만 했지만...

이 게임에서 게임 진행 외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당연히 그래픽일것입니다. 전반적으로 흑백과 약간 탈색된 색감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1960년대의 사이키델릭함이 지나간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잘 맞아 떨어집니다. (*1) 물론 쓸쓸한 게임 분위기 및 스토리와 사막 한 가운데의 낡은 호텔이라는 배경에도 잘 어울리고요. 모션 캡쳐를 이용한 담백한 만화풍의 캐릭터들도 효과적입니다. 음악도 훌륭합니다.

[호텔 더스크의 비밀]은 훌륭한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스토리가 저자극성이지만, 충분히 인상적이고 게임 디자인 역시 DS에 대한 재발명이라 할 정도로 (*2) 독창적입니다. 종종 눈에 띄는 헛발질이 보이긴 하지만, 게임의 매력을 깎을 정도는 아닙니다.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잡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1 이런 점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펑크 록 뮤지션인 조이 디비전의 보컬, 이안 커티스의 생애를 다룬 [컨트롤]이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둘 다 다루는 시대가 비슷합니다.
*2 게다가 젤다의 전설하고 비슷한 시기에 나왔습니다. 물론 닌텐도의 기술적인 지원은 어느정도 받았겠지만 말입니다.

PS1.부제는 에릭 로메르의 영화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 영어 제목에서 따왔습니다.
PS2.2주차 요소가 있습니다. 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특히 비서 레이첼에 빠지신 분들이라면 (...)
PS3.1주차에서는 12시간 27분이나 걸렸는데, 2주차에는 6시간 걸렸습니다. (...) 여튼 2008~09년 겨울 방학 기간에 마지막으로 클리어하고 리뷰한 게임으로 남겠군요. 그래서 엔딩이 더 다가온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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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친구를 낚아서 살 결심을 하게 만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국전에 물량이 없다니 OMG! 아니 무슨 요즘 한창 말이 많은 스파4나 바하5처럼 환 차익을 노리고 역보따리로 외국에 되팔리도 없는 한글판 어드벤쳐 게임이 소매점에서 물량이 모자르다는게 말이 되는건지; 그만큼 잘 팔린다는거라면야 좋겠지말입니다.
    @ 나도 반수 어떻게 잘 되서 다른 대학 다니고 있어, 만빵 다른 분들한테는 아직 연락 못 드렸지만 이번 대학에서도 또 만화부 들어서 대학연합동아리에서 볼 것 같아;
    • giantroot
      단단단//응? 의외로 많이 풀렸다고 하던데? 여튼 인터넷 주문을 넣어봐봐.

      @ 음 지금 있는 학교가 좀 특수한 곳이라서 만화 동아리가 없네; 나중에 만나고 싶을때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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