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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파트 1 한국판 DVD 박스셋 공식 리뷰
*DVDPrime 게재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2009.7.26) 7월 16일 잠시 공개했다가 비공개로 돌린 이유는 DP측의 요청 때문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중간에 수위가 높은 사진이 있습니다. 읽으실떄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글 : Giantroot (http://giantroot.pe.kr)


블러드+, 피로 이어진 기나긴 숙명

[블러드+]는 대표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프로덕션 I.G.의 대형 미디어 믹스 계획의 파생 작품이다. 오시이 마모루가 기획 원안을 맡고, 캐릭터 원안에는 테라다 카츠야라는 호화 스탭들이 참여한 이 미디어 믹스 계획 (이하 블러드 프로젝트로 통칭) 의 시작은 2000년 나온 48분짜리 극장판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애니메이션에서 비롯되었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한 장면. 저작권 프로덕션 I.G.>

1966년 할로윈, 일본에 주둔한 미군 기지에 숨어든 익수를 수수께끼의 소녀 사야가 퇴치하는 내용을 다룬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이후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디지털 2D 작화와 3D 기술을 선험적으로 도입한 애니메이션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국내에서도 2003년 정식으로 소개된 바가 있다. (2009년 5월 일본에서는 블루레이가 발매되었다.) 본래는 OVA 시리즈로 계획된 작품이였지만, 극장용 중편으로 변경되어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이후 (국내에도 정식으로 발간된) 오시이 마모루가 쓴 소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야수들의 밤], [블러드+] 감독인 후지사쿠 준이치가 쓴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어둠을 유혹하는 피],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상해애상], 만화와 비주얼 노벨 게임, (전지현 주연으로 국내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2009년 실사 영화 [블러드]가 이어졌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긴 했지만, 비슷한 미디어믹스 프로젝트인 닷핵처럼 세세하게 사건들과 인물들이 각 작품마다 연결이 된 프로젝트는 아니다. 기본적인 세계관과 설정, 중요 인물 정도를 공유하는 수준이다.

<전지현 주연으로 화제가 된 실사 영화판 [블러드], 하지만 본작 [블러드+]하고는 큰 연관성은 없다>

작품마다 연관관계가 희미할뿐더러 종종 판이한 설정을 보이는 블러드 프로젝트이지만, 대부분 사야라는 정체불명의 소녀와 흡혈 괴물인 익수의 대결을 중심 이야기로 삼고 있다. 비록 설정과 성격은 작품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사야는 교복을 입은 불로불사의 미소녀로 묘사된다.

이 대결을 서술하는 자는 대부분 사야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이뤄져 수수께끼로 가득 찬 사야의 매력을 강조한다. 익수 역시 작품마다 설정이 다르긴 하지만, 박쥐의 본 모습을 하며 인간 속에 숨어사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 외 전반적으로 음모론적인 상상력을 기반으로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익수와 사야의 대결을 그려내는 모습을 보인다.

★주1 : 블러드 프로젝트 세계관을 다룬 연표를 보면 나치가 사실은 익수의 집단이었다. 60년대 일본 학생 운동에 익수가 관여해 있다, 1964년 도쿄 올림픽 관중 속에서 사야를 발견했다 식으로 연표가 전개된다. 이런 음모론적 상상력은 블러드 프로젝트 이전에 케르베로스 사가([인랑], [붉은 안경])라는 대체역사물을 만들어냈던 오시이 마모루의 영향이라 짐작된다.

<사야의 변천사. 왼쪽은 프로덕션 I.G 의 2000년 달력으로써 키세 카즈치카가 그린 사야. 가운데는 TV 애니메이션 블러드 플러스의 사야. 오른쪽은 실사 영화판 블러드의 사야. (전지현)>

2005년 10월 일본 방송국인 MBS에서 방영하기 시작해, 2006년 10월에 완결된 [블러드+]는 블러드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작품 중에서 2009년 실사 영화와 함께 가장 대중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작품일 것이다. 그동안 음습한 카리스마를 지닌 미소녀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사야를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미소녀 유행에 맞는 모습으로 디자인을 수정했으며 (★주2), 이에 따라 어두침침한 호러물의 이미지 역시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블러드 프로젝트의 전통인 ‘살인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를 충실히 이행한 1화 도입부의 잔혹한 학살 씬은 방영 당시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주3)

★주2 : 성우 역시 그 동안 미디어믹스 영상물의 사야 성우를 맡았던 배우 쿠도 유키에서 당시 신인 성우였던 키타무라 에리로 변경되었다.

★주3 : 국내에서도 이 때문에 애니맥스에서 15세 관람가로 방영되다가 징계를 받고 19세 관람가로 변경해 방영했다.

이를 보듯, [블러드+]는 기본적인 설정만 제외하고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과 차별화되는 독자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우선 사야의 주변인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높아졌다. 원작에서는 사야를 지원하는 단역에 불과했던 데이비드와 루이스가 새로운 캐릭터로 재해석되어 태어났으며, [블러드+] 오리지널 캐릭터들인 사야와 같이 입양된 형제가 준주인공 대접을 받고 있다.

사야의 캐릭터 역시 평범한 여학생 성격과 기존의 카리스마적인 성격을 모두 가진 입체적인 성격으로 거듭났다. 그 외에 익수와 인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시프라는 새로운 종족이 추가되었다. 이는 장편으로 기획하면서 생긴 변화라 추측되는데,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이야기에 맞춰 가려다가 실패한 실사영화의 전략하고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물론 차별화하는 와중에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에 대한 오마쥬도 넣는 팬서비스 정신도 잊지 않았다.

<첫번째 엔딩 영상에 등장하는 사야 가족의 단란한 모습>

[블러드+]가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나 실사 영화인 [블러드]와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가족애’이다. 오키나와의 밝은 햇살처럼 구김살 없는 성격을 지닌 카이와 리쿠의 밝음은 피의 비극으로 물든 사야를 ‘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널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비록 ‘피’로 이어지지 않은 가족이지만, ‘피’처럼 끈끈한 가족애로 ‘피’의 운명과 악순환을 감싼다는 이 애니의 주제는 다소 진부하긴 해도, 제법 감동적이기 하다. 그 외에도 ‘피’라는 소재의 다의성을 활용한 해석들이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불로불사의 존재들인 인간의 모습을 한 익수들이 맺는 독특한 (종종 위험하기도 한) 관계가 가장 흥미로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블러드+]는 이 매력적인 요소들을 살리기엔 뒷심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초중반부에 보여줬던 강렬한 비극과 사야의 과거를 둘러싼 미스테리, 그리고 탄탄한 호러와 액션 연출은 분명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초반부 비극 묘사를 위해 필연적으로 동원된 잔혹함으로 인해 온 가족이 보는 황금 시간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항의를 받았다. 이런 압박 때문인지 중후반부의 극적인 전환 이후에는 어정쩡한 전개와 묘사로 열혈팬들의 실망을 샀다. 거기다가 장기 방영으로 인한 제작진들의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퀄리티도 극적 전환 이후 어느 정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몇 가지 단점들을 안고 있지만, 이 애니의 악역이라 할 수 있는 디바의 캐릭터는 이 작품을 버릴 수 없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어린 아이의 순수함과 잔혹함, 가희라는 이름에 걸맞게 히스테리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여가수의 모습, 부하들과의 근친상간적인 이미지를 혼합한 이 캐릭터는 분명 근 5년 동안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악역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악역 아닐까 한다. 그만큼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물론 이 돋보이는 악역은 베테랑 성우인 야지마 아키코 씨의 충격적인 열연이 뒷받침하고 있다.

디바의 가희 이미지에서 보듯, 이 애니메이션은 음악 부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주요한 열쇠가 되는 하지의 첼로 연주는 실제 유명 첼리스트를 기용했으며 음악에는 헐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맨시나(음악 감독)와 한스 짐머 (프로듀서)가 참여했다. 오프닝 엔딩 주제가 역시 HYDE, 나카시마 미카, 안젤라 아키 같은 유명 J-POP 뮤지션을 기용해 당시 화제가 됐다. 특히 네 개의 오프닝 중 세 번째 오프닝은 영상과 음향의 적절한 조화로, 방영 당시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블러드+]는 지적받을 수 있는 단점들이 적지 않지만, 여러모로 흥미로운 구석도 많은 작품이다. 그동안 블러드 프로젝트가 단편적으로 다뤘던 ‘피’의 상징성을 본격적으로 파고 들어갔으며, 미군과 일본, 세계의 패권 같은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 지점을 만들고 있는 부분도 있다. 심의에서 다소 자유로운 심야 시간대에서 방영되었더라면 완성도가 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DVD

이번 리뷰에서 다룰 [블러드+] 파트 1 박스셋 (이하 [블러드+] DVD로 약칭)은 1화에서 25화까지를 수록했으며, 소니 픽쳐스 홈 엔터테인먼트에서 출시했다. 미국에서 출시된 박스셋을 기본으로 했으며, 슬림 킵 케이스에 총 6장이 담겨 있다. 1장마다 5화가 수록되어 있다. 본편은 총 5장이며, 디스크 6에는 부록이 수록되어 있다.

VIDEO


디지털로 이뤄지고 있는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추세에 맞춰 [블러드+] 역시 디지털 로 제작되었으며, DVD 역시 잡티 없는 깔끔한 퀄리티를 선보인다. 비록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DVD 때처럼 인상적인 화질은 아니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색감과 선명도가 살아있는 성향의 화면이다. 장르가 장르다 보니 밤 장면이나 거친 화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장면들의 암부 표현력과 선예도 역시 준수한 편이다. 삽입되는 CG 역시 이질감 없이 잘 살리고 있다. 종종 움직임이 빠른 장면에서 윤곽선이 거칠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프로그레시브 대응 역시 잘 되어있다. 다만 챕터 구분이 메뉴에서는 한 에피소드로만 이뤄져 있지만, 실제로는 한 화마다 오프닝-A파트-B파트-엔딩로 세분화 되어있으니 유의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상영 중에 블랙 화면과 정지 화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DVD 오류가 아닌 원본에 포함되어 있는 영상이다.

AUDIO

리니어 PCM 스테레오 수록이었던 일본판과 달리, 국내판는 영어와 일본어 돌비 디지털 2.0로 수록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애니맥스에서 더빙 방영을 했기 때문에 더빙 트랙이 수록될 가능성을 기대해 보았지만, 축소된 DVD 시장 상황 때문인지 수록되지 않았다. 오디오 트랙 자체는 일본판과 달리 무손실이 아니라는 단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극 중 하지의 감미로운 첼로 연주, 마크 맨시나가 담당한 웅장한 사운드트랙, 극 중 효과음들과 대사들을 무난하게 들려주고 있다.

자막

감상하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국내판 [블러드+] DVD의 한국어 자막엔 몇 가지 오역이 눈에 띈다. 고유 명사 표기 오류도 종종 보이고, 일본어 음성 트랙과 같이 틀어놓고 보면 완전히 다른 내용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같은 문제는 북미판을 그대로 번역한데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스페셜 피쳐

디스크 6에 수록되어있는 스페셜 피쳐에는 등장 성우들의 인터뷰와 북미에서 출시될 소니 픽처스 작품들의 예고편이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어 자막은 지원 되지 않는다. (대신 영어 자막과 음성은 지원된다.)

※ 참조
- 엔젤하이로 위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오토나시 사야 항목
- 영어, 한국어 위키백과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블러드+]

Giantroot 2009.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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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은 참 좋았었죠. 전 아주 초반에 중도하차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OP/ED 같은 경우 들어보면 상당히 좋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나저나 이 DVD, 국내에서 얼마나 팔렸을지 좀 궁금하네요.

    *덧: rss에 리뷰가 올라왔다가 지워젔길래 무슨일인가, 했더니 dp쪽 요청이였군요.
    • muhootsaver//확실히 음악은 좋았죠. 그외에는... 좋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한국 DVD 시장이 안습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판매량은 부정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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