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 7

프라운랜드 [Frownland] (2007)

《아빠의 천국》 이후 로버트 브론스타인의 《프라운랜드》를 찾아서 보는 사람은 대체로 사프디 형제의 영화를 통해 거슬러 올라온 사람일 것이다. 《아빠의 천국》 이후 편집과 각본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길래, 싶어서 말이다. 사실 《프라운랜드》는 개봉 당시엔, 몇몇 영화제와 뉴욕 아트하우스 영화관을 돌다가 사라진 흔한 동네 독립 영화에 가까웠다. 심지어 "근처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최우수 영화상"라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요상한 명칭을 단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다만 흔하다를, 오독하면 안 되는 것이 당시 주목도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내용물을 보면 오히려 아슬아슬하고 뉴욕 독립 영화계에서도 비타협적인 비주류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는 영화다. 이런 영화를 데뷔작으로 내놓을 생각을 ..

도난 당하는 것의 즐거움 [The Pleasure of Being Robbed] (2008) / 사프디 형제 단편선 (2006~2012)

2018/01/10 - [Deeper Into Movie/리뷰] - 굿타임 [Good Time] (2017) 조시 사프디의 [도난 당하는 것의 즐거움]은 [아빠의 천국]으로 사프디 형제라는 이름으로 창작 활동하기 전, 조시가 먼저 만들었던 장편 영화다. [도난 당하는 것의 즐거움]이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건 명백하다. 이 영화는 앤디 스페이드라는 사업가의 아내 케이트가 운영하는 케이트 스페이드 핸드백 광고용 프로젝트가 확장된 결과물이라고 한다. 요컨대 CF 영화인 셈이다. (실제로 핸드백 클로즈업이 자주 등장한다.) 조시 역시, 시나리오를 쓰면서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게 분명한데, 구조가 상당히 헐겁기 때문이다. 서사 역시 엘레노어라는 도벽이 있는 여자가 뉴욕과 보스턴을 오가면..

단 한번뿐인 삶 [You Only Live Once] (1937)

(누설이 있습니다.) 나치의 탄압으로 미국으로 넘어간 프리츠 랑은, 자신의 독일 시절 영화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걸로 알려져 있다. 〈M〉이나 〈메트로폴리스〉로 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사실이 의외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시큰둥함을 단순히 독일 시절에 대한 환멸로 정리하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프리츠 랑은 미국으로 넘어가서 자신의 영화 작법을 완전히 바꾼 케이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우선 랑은 〈문플리트〉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메트로폴리스〉나 〈피곤한 죽음〉, 〈스파이더〉 같은 판타지나 모험 활극 같은 건 만들지 않았다. 랑이 할리우드에서 시작하기 위해 끌고온 자신의 유산은 〈M〉이나 〈마부제 박사의 유언〉 같은 범죄 영화에 가까웠다. 하지만 미국 시절 랑의 영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