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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슈퍼카 (3)
Supercar - [Answer] (2004)
만약 당신이 전작 [Highvision]의 몽환적인 세계를 기대하고 [Answer]를 집어들었다면,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첫 트랙 'Free Hand'의 짧지 않은 앰비언트 드론 사운드 위에 먼저 등장하는 것은 철컥거리는 퍼커션 소리와 강한 베이스이기 때문이다. 뒤이어 베이스가 이끄는 두번째 트랙 'Justice Black'을 지나 'Sunshine Fairyland'에 이르면 기타는 1960년대풍 사이키델릭 록 특유의 기타 리프를 삑삑거리는 펜더 로드 사운드와 함께 얹여놓는다. 이 곡에서 그들은 마리화나를 피우며 꽃을 꽃은채 라디오로 베트남전 소식을 듣는 일본 히피 같아 보인다. 너는 슈퍼카잖아? 슈게이징 기타 팝과 YMO와 ELO의 어딘가에서 들을법한 싼티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결합된 밴드잖아?

하지만 실망한다면 조금 기다려주기 바란다. [Answer]는 어찌보면 슈퍼카 최대이자 최후의 야심작이며, 그 야심을 모두 실현시킨 희귀한 앨범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앨범에는 전작을 사로잡았던 강한 훅의 멜로디는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 슈퍼카는 [Jump Up]부터 조심스럽게 시도한 음향 실험과 구조의 결합을 완연하게 꽃을 피운다. [Futurama]와 [Highvision]에서 음향 실험은 부유하는 기체와 단단한 기타 노이즈 간의 결합이었다. 두 앨범에서 기타 중심의 록밴드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어느 정도 구별되어 있었다.

[Answer]에서 그들은 록 편성의 악기와 목소리마저 하나의 음향처럼 다룬다. 심지어 그들은 멜로디라던가 곡의 구조를 최소화한 뒤, 청자들이 반복되는 음향과 구조에 빠져들기를 원한다. 전반적으로 [Answer]는 치밀한 리듬 위에 단단하게 잡힐것 같은 음향들이 정교하게 쌓여서 움직이는 앨범이다. 물안개처럼 퍼지는 앰비언트 신스 사이로 채워가는 퍼커션과 불길한 베이스, 나카무라 코지 특유의 나태한 보컬이 뭉쳐 천천히 움직이는 'Dischord'는 이 앨범의 변화를 함축한 곡이다. 뉴 오더나 프라이멀 스크림처럼 베이스 리듬과 퍼커션이 강조되는 것도 특기할만하다.

그럼에도 이 앨범을 슈퍼카의 앨범이라 부를 수 있다면, 슈게이징 특유의 내성적인 멜로디와 가사, 보컬로 전해지는 특유의 쿨하면서도 허무주의적인 서정이 여전히 중심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글로 발매한 'Wonder Word', ' Recreation', 'BGM'은 과거와 현재의 슈퍼카가 만나는 귀중한 곡들이다. 'Wonder Word'와 'Recreation'와 'Harmony'가 기타팝 시절 내성적인 슈퍼카의 모습을 클린 톤 기타를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닉을 통해 재해석하고 있는 곡들이라면, 'BGM'은 반대로 YMO 오마쥬를 담은 일렉트로닉 팝 속에 텔레비전를 연상케하는 임프로바이제이션 기타를 배치함으로써 LAMA나 iLL을 통해 이어질 나카무라 코지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앨범은 질주하는 에너지보다 독특한 정념 만들기에 집중했던 [Jump Up]와 색채가 유사하지만, 그 앨범보다 훨씬 노련하게 모든 요소들을 통제하고 배치하고 있다. [Futurama]와 [Highvision]를 거쳤기에 가능한 앨범이라고 할까.

다만 노련해졌다는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전까지 슈퍼카의 허무주의와 한 줌의 희망이 젊음에 기반하고 있었다는걸 생각하면, 밴드로써 정체성이 달라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작들보다 두드러지는 신시사이저와 드럼머신이 빚어내는 감정은 그 점에서 이질적이다. 이 앨범의 허무주의와 희망은 풋풋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깨달은 어른의 허무주의와 희망이다. 제목의 '대답'은 그 점에서 당시 슈퍼카가 직면했던 질문에 대한 마지막 '대답'이기도 하다. 유달리 후반부 트랙들이 슬픔으로 가득한 것도 끝을 예감했기에 만들어진 거 아닐까? 그들은 쿠루리처럼 변해버린 모습을 안고 밴드로 나아갈수도 있었다. 하지만 슈퍼카는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산을 선택했다. 그렇게 아오모리에서 온 소년소녀들은 어른이 된 채 한 시기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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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 Supercar - Sunday People


아무리 들어도 슈퍼카는 진국이라 생각합니다. 슈퍼카는 진짜 쿨했고 지금도 쿨합니다. 사실 진짜배기는 역시 [Futurerama]와 [Highvision]으로 이어지는 연타지만 (미친 앨범들... 특히 하이비전엔 격하게 아끼는 'Storywriter'와 'Aoharu Youth'가 있어서 더 좋음!) 초창기의 슈퍼카도 굉장합니다. 경망 떨지 않는 댄서블 베이스/드럼 라인 위에 90년대 얼터너티브 밴드와 매드체스터의 가장 순수한 부분을 수혈한 순혈의 클린 전자 기타가 팝을 노래하는데 이건 거품을 안 물수 없습니다. 특히 연주를 늦추고 이시와타리 코우지가 쓸쓸하게 멜랑콜리를 씹는 구절은 그저 엉엉엉... 다소 어설픈 느낌의 뮤직 비디오도 귀엽고요. 역시 전 지금 영미 인디 록보다는 이런 쪽에 정이 갑니다.

사실 슈퍼카는 서니 데이 서비스 이전에 진지하게 일음을 살까 고민하게 한 밴드 중 하나였습니다. 너무 좋아서 말이죠. 물론 지금도 일음 중에서 서니 데이 서비스와 더불어 투탑으로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서니 데이 서비스가 좀 왜색 향취가 있다면, 이들은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글로벌한 감수성을 뽐낸다는 점에서 한때 제 음악적 롤모델이였습니다. 사실 하고 싶었던 음악도 이런 음악이였는데... 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이 곡이 수록된 [JUMP UP]도 상당히 좋은 기타 팝 앨범으로 알고 있고, 구하고 싶은데... 역시 전 돈이 없습니다. 안 될꺼에요. 그래도 슈퍼카도 전집 다 구하고 싶습니다. MP3로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왠지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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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극장판 '주머니가 무지개로 가득' 주제가 - Space Rock



Space Rock
劇場版 アニメ「交響詩篇エウレカセブン ポケットが虹でいっぱい」主題歌
극장판 애니메이션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주머니가 무지개로 가득」주제가

작사, 작곡, 편곡 iLL (中村弘二)
노래 iLL

해석 giantroot: polabear12@yahoo.co.kr
       100번째 창문: http://giantroot.pe.kr

가사 넘버링 #011

Come With Me  囁くの
Come With Me 속삭이는거야
不安から、言えずに
불안으로부터, 말하지 못하고
Come With Me  伝えるの
Come With Me 전하는거야
少しの力で
약한 힘으로

見上げて、リアリティ
올려다보니, 리얼리티

Come With Me  聴こえてる?
Come With Me 들리고 있니?
消えそうな細さで
사라질 것 같은 가느다란 두께 사이로
Come With Me 気づけそう?
Come With Me 눈치챘니?
今から近くに
지금부터 이 근처에

見上げて、リアリティ
올려다보니, 리얼리티

It's Coming To You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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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giantroot: polabear1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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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존 곡 번역하는군요. 2008년 8월에 나온 [Rock Album] 마지막 수록곡으로 실려있습니다. 검색하는데 살짝 애 먹었습니다.

iLL은 에우레카 세븐 삽입곡 'Storywriter'를 부른 슈퍼카 보컬리스트 나카무라 코지의 솔로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참고로 VIPPER'S CREED 오프닝 주제가도 불렀습니다.

솔직히 슈퍼카 시절 기대하고 들었는데, 몽환적이고 우울한 건 여전한데... 굉장히 익스페리멘탈해졌습니다. 캐치한 멜로디가 많이 제거되었다고 할까요? 전반적으로 [HIGHVISION]의 'NIJIIRO DARKNESS'를 탈수기에 넣고 돌린 듯한 인상의 포스트 록 넘버입니다.

가사는... 여전히 추상적이군요. 하지만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여튼 짧아서 좋았습니다. 반대로 곡 길이는 7분. ORZ

여튼 들으면서 극장판은 좀 더 다크해질려나...라는 근거 없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극장판은 일본 내에서는 4월 25일 개봉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개봉할수 있을련지 모르겠습니다. 개봉한다면 도쿄 마블 초콜릿 처럼 짤막하게 개봉할 듯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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