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57

사냥꾼의 밤 [The Night of the Hunter] (1955)

배우인 찰스 로튼의 유일한 감독작 [사냥꾼의 밤]은 뭐라 말할수 없이 기이한 영화다. 데이비스 그럽이 실화를 바탕으로 (해리 파워스라는 살인마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쓴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의 줄거리 뼈대는 그렇게까지 특이하거나 독창적인 내용은 아니다. 여기 해리 파웰이라는 범죄자가 있다. 그는 감방 동기가 가지고 있던 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돈이 탐난 그는 곧 전도사 행세를 하며 감방 동기의 미망인 가족에게 접근한다. 미망인과 주변 사람들은 거기에 홀라당 속아넘아가지만 미망인의 아들 존은 거기에 속지 않고 곧 긴장 관계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그 뼈대를 괴상하게 비틀어버린다. 우선 로버트 미첨란 훌륭한 배우를 통해 육화된 해리라는 캐릭터는 정말이지 인상적인 악역이다. 그는 ..

피에타 [Pieta] (2012)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는 제목이 원래 가지고 있던 특정한 이미지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를 뜻하는 '피에타'는 예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막달라 마리아의 이미지를 품고 있는 예술적 주제다. 남을 위해 대신 자신을 희생한 '아들' 예수의 숭고함과 그걸 알고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 막달라 마리아의 비극적인 대비는 여러모로 예술가의 영감을 자극해왔다. 하지만 영화 [피에타]에는 얼핏 보면 그런 숭고함하고는 거리가 멀다. 사채업을 하면서 주인공 '아들' 이강도의 삶은 그야말로 암담하고 폭력이적이다. 그는 숭고함은 커녕 밑바닥에 끝없이 자신을 구르는 남자다. 영화의 초반부는 그 부분을 할애해서 보여준다. 이런 삶도 어머니를 자청하는 미선의 (..

표현고갈

(이 글은 [폭력의 역사] 리뷰 코멘트에 대한 일종의 답변격 되는 글입니다.) 제 리뷰에 대해 비판적인 코멘트가 하나 달렸습니다. 대략 요지는 글이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굉장히 난삽하다는 이야기인데.... 안 그래도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요즘 리뷰를 쓰면 쓸수록 명쾌해지기는 커녕 점점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비판의 대상이 된 [폭력의 역사] 리뷰 역시 쓰면서 '내가 뭘 이야기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건 제 잘못입니다. 솔직히 그동안 제가 영화 리뷰 쓴 게 나름 호평을 얻어서 좀 자만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전 소인에 불과한가 봅니다. 그런 칭찬을 들으면 제 자신을 채찍질을 해야 했는데, 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절차탁마 ..

펀치 드렁크 러브

1.2002년 한국은 노장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이 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매우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상식장, 임권택 옆에는 젊은 감독이 함께 서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폴 토마스 앤더슨입니다. 그리고 상을 받은 작품이 바로 이 영화입니다. 2.영화는 매우 이상하게 시작합니다. 아침, 창고처럼 생긴 회사에서 푸른 색의 옷을 입은 남자가 어디에다 마구 전화를 겁니다. 마일리지에 대해서 마구 질문하던 남자는 쉴려고 회사에서 나옵니다. 그때 차 사고가 나고 다음에 밴에서 사람들이 내려 풍금을 버리고 갑니다.다음 왠 여자가 찾아와 자동차를 수리 할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남자는 허락하고 여자는 그에게 열쇠를 맞깁니다. 그다음 그는 풍금을 들고 들어옵니다. 지금까지 본 오프닝 중에서 가장 이..

큐어

내용도쿄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납니다. 특이한 점은 피해자 목에는 X자가 그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범인들도 범행을 순순히 자백합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범인이 범행을 스스로 자백한다니... 이 사건을 의심한 다카베 형사,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스포일러가 수두룩 합니다.) 다카베가 지목한 범인은 바로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사라진 대학생 마미야입니다. 하지만 마미야는 멍한 표정과 모호한 말로 다카베의 속을 긁어 놓습니다. 하지만 다카베는 마미야의 어두운 모습에 점점 끌리기 시작하는데.. 마미야는 영화 내내 "당신은 누구야?","당신 이야기를 해달라"라고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름,직장,가족관계를 말합니다. 하지만 마미야는 그게 아니라고, 진짜 당신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합니다. 그..

회로 [回路/Kairo]

1. 내가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접한 것은 바로 4~5살 때였다. 당시 집에는 DOS가 깔린 486 컴퓨터가 있었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는 컴퓨터를 두려워 했던 것 같다. 컴퓨터를 하는 것을 나는 문 뒤에 숨어서 보곤 했다. 인터넷이라는 것을 제대로 써본 것은 4년전 일이다. 그전에도 접해 봤지만, 그때는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것을 만나고 난뒤에야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왜 인터넷을 하는가 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아마도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어서 라고 나는 대답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친구관계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에서는 나의 성격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하지만, 걱정도 ..

안녕, 용문객잔 [不見/Goodbye, Dragon Inn]

대중적이지 못한 영화를 보러 가면 편하게 볼수 있다. 아무도 부스럭 거리지 않고 떠들지 않는다. 다들 쥐 죽은듯이 영화에 집중한다. 극장 시설만 좋으면 발을 쭉 뻗고 영화를 볼수 있다.(광화문에 있는 시네큐브는 극장시설이 상당히 좋아서 편한 자세로 감상가능하다. 이렇게 적고 보니 광고문 같다.) 그러나 때로는 관객이 없는 참담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노 맨스 랜드]라는 영화를 볼때였다. 약간 늦게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글자 그대로. 나는 '적어도 20명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영화내내 들어온 관객수는 단 5명이였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많이 끈 영화를 보러 갈때는 완전히 다르다. 일단 들어올때부터 감각으로 느낄수 있다. 우선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 그리고 떠드는 소리,팝콘 씹는 소리,쑥떡대는 ..